[화제포착] 부산 달동네, 국제 명소로 변신

입력 2013.01.28 (08:45) 수정 2013.01.2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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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멋을 아는 여행자들은 잘 알려진 관광지보다 구석구석 독특한 멋이 살아있는 작은 마을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고 그 지역만의 전통과 매력을 맛볼 수 있어서라는데요.

그런 마을 중 최근에,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네, 높은 언덕을 따라서 알록달록한 벽화들이 펼쳐진 그림 같은 마을이라는데요.

양영은 기자, 이 감천문화마을이라는 곳이 원래는 달동네였다고 하죠?

<기자 멘트>

네, 두 분 앵커는 달동네라고 하면 어떤 인상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그렇죠. 아마 그런 인상 때문에, 혹은 실제 그런 모습 때문에 달동네는 대부분 재개발을 통해서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이곳은 좀 남다릅니다.

얼핏 보면 남미 어딘가의 해안가 마을 같기도 하고요.

오늘처럼 햇빛이 나는 날이면 알록달록 색감이 스페인의 어느 마을 같기도 한데요.

달동네가 새 옷을 입고 예술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현장으로 지금부터 안내합니다.

<리포트>

관광객 수가 동네 주민수의 10배에 달하는 마을이 있습니다.

그냥 마을도 아니고, 달동네라 불리던 곳인데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지난 주말에도 관광객들로 떠들썩했습니다.

형형색색의 조형물들이 참 아름답죠?

<녹취> 용금란(강원도 춘천시) : "색깔이 예뻐요. 집에 색을 칠해놔서 예쁘고 밝고 볼 것도 많아요."

현재 9천600여 주민들의 귀중한 삶터이자 외국인들도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지만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빈집만 줄줄이 늘어가던 대책 없는 달동네였다면 믿겨지시나요?

<녹취> 여(관광객) : "건물들의 색깔이 다채롭고 볼거리도 많아요."

<녹취> 남(관광객) : "따뜻하고 마음이 좀 편안한 기분입니다."

<녹취> 남(관광객) : "어릴 때 추억이 생각나서 좋아요."

감천2동의 변신은 지난 2009년 시작됐습니다.

부산 사하구청과 지역 예술가들이 정부의 '마을미술공모전'에 당선되면서부터인데요.

지금은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옵니다.

<녹취> 홍주섭(경기도 수원시) : "아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저희는 이런 걸 보면서 옛날에 못살던 걸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데 아이들은 상당히 좋아합니다.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이런 데 와서 보니 상당히 좋아하네요."

<녹취> 남자어린이(관광객) : "마을이 아주 아기자기한 것 같아요."

부산 사하구와 주민들은 무조건 재개발을 택하기보다 보존과 재생을 선택했고 이런 판단은 '감천문화마을'이라는 고유 브랜드로 거듭났습니다.

<녹취> 이창호(부산광역시 감천2동) : "문화마을로 바뀌고 나서 외지사람들이 와서 마을이 아름답다, 참 보기 좋다고 하니까 어디 가서 문화마을에 산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고 뿌듯하지요."

<녹취> 장태옥(부산광역시 감천2동) :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좋아요). 다들 예쁘다고 해요. 내가 봐도 예뻐요. 전에는 예쁜 줄 모르고 살았는데."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생긴 감천동.

꼭대기까지 향하는 높은 계단이 당시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부산의 관광명소!

구석구석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달동네를 잘 모를 법한 젊은이들도 많이 보이는군요.

<녹취> "길 찾기가 많이 어려우신가 봐요?"

<녹취> 남(관광객) : "네."

<녹취> "어디서 오셨어요?"

<녹취> 남(관광객) : "서울에서 왔습니다."

<녹취> "서울에도 달동네가 많잖아요. 서울과 비교하면 여긴 어떤가요?"

<녹취> 남(관광객) : "여기가 더 품격이 있어요."

<녹취> 여(관광객) : "여기가 더 아기자기하고 볼 것도 많고 좋아요. 서울도 좀 꾸미면 좋겠어요."

해발 120m의 아미산 중턱을 오르는 긴 계단은 연인들에겐 또 다른 추억을 선사합니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겠죠?

<녹취> 여(관광객) : "여기 골목 계단이 너무 높아서 어릴 때 했던 놀이를(남자친구와) 같이 했어요."

<녹취> "해보니까 어때요?"

<녹취> 여(관광객) : "재밌어요."

밀어버리기식 재개발이 아니라 동네 특색을 살려가며 예술을 덧입힌 결과입니다.

<녹취> 여(관광객) : "굉장히 낭만적인데 남자가 좀 아닌 것 같아요."

<녹취> "커플 아니에요?"

<녹취> 여(관광객) : "맞는데……"

<녹취> 남(관광객) : "여자가 걸어오기에는 조금 힘든 듯하네요. 꼭 운동화를 착용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녹취> "구두를 신고 오셨구나! 남자친구랑 같이 오니까 어떠세요?"

<녹취> 여(관광객) : "굉장히 좋아요."

<녹취> 남(관광객) : "마을 자체가 이렇게 돼 있다는 게 마냥 신기해요."

어두웠던 골목길엔 알록달록 조형물이 들어서고 빈집들은 카페나 갤러리로 변신하면서 감천문화마을엔 지난 해 9만8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외국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녹취> 말로(남아프리카공화국) : "정말 좋아요. 거리미술을 즐길 수 있어서 좋고요. 부산의 또 다른 문화를 볼 수 있었어요. 창의적인 활동을 통한 표현들을 만날 수 있어 좋네요."

<녹취> 죠이준(대만) : "아주 아름다운 곳이고요. 많은 색깔이 칠해져 다채롭고 아름다워요."

<녹취> 여(대만) : "감천마을 정말 좋아요!"

<인터뷰> 김재영(단장/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 봉사단) : "우리 마을은 영원히 변함없이 달동네로 남아야 합니다. 사는 이 모습을 이렇게 잘 가꾸면 얼마든지 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겠다는 자긍심이 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살던 곳을 떠나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갖게 돼 좋고, 관광객들은 눈이 즐거워 행복한 감천문화마을, 지금까지 달동네가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마을로 거듭나는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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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부산 달동네, 국제 명소로 변신
    • 입력 2013-01-28 08:46:55
    • 수정2013-01-28 13: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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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멋을 아는 여행자들은 잘 알려진 관광지보다 구석구석 독특한 멋이 살아있는 작은 마을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고 그 지역만의 전통과 매력을 맛볼 수 있어서라는데요. 그런 마을 중 최근에,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네, 높은 언덕을 따라서 알록달록한 벽화들이 펼쳐진 그림 같은 마을이라는데요. 양영은 기자, 이 감천문화마을이라는 곳이 원래는 달동네였다고 하죠? <기자 멘트> 네, 두 분 앵커는 달동네라고 하면 어떤 인상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그렇죠. 아마 그런 인상 때문에, 혹은 실제 그런 모습 때문에 달동네는 대부분 재개발을 통해서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이곳은 좀 남다릅니다. 얼핏 보면 남미 어딘가의 해안가 마을 같기도 하고요. 오늘처럼 햇빛이 나는 날이면 알록달록 색감이 스페인의 어느 마을 같기도 한데요. 달동네가 새 옷을 입고 예술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현장으로 지금부터 안내합니다. <리포트> 관광객 수가 동네 주민수의 10배에 달하는 마을이 있습니다. 그냥 마을도 아니고, 달동네라 불리던 곳인데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지난 주말에도 관광객들로 떠들썩했습니다. 형형색색의 조형물들이 참 아름답죠? <녹취> 용금란(강원도 춘천시) : "색깔이 예뻐요. 집에 색을 칠해놔서 예쁘고 밝고 볼 것도 많아요." 현재 9천600여 주민들의 귀중한 삶터이자 외국인들도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지만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빈집만 줄줄이 늘어가던 대책 없는 달동네였다면 믿겨지시나요? <녹취> 여(관광객) : "건물들의 색깔이 다채롭고 볼거리도 많아요." <녹취> 남(관광객) : "따뜻하고 마음이 좀 편안한 기분입니다." <녹취> 남(관광객) : "어릴 때 추억이 생각나서 좋아요." 감천2동의 변신은 지난 2009년 시작됐습니다. 부산 사하구청과 지역 예술가들이 정부의 '마을미술공모전'에 당선되면서부터인데요. 지금은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옵니다. <녹취> 홍주섭(경기도 수원시) : "아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저희는 이런 걸 보면서 옛날에 못살던 걸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데 아이들은 상당히 좋아합니다.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이런 데 와서 보니 상당히 좋아하네요." <녹취> 남자어린이(관광객) : "마을이 아주 아기자기한 것 같아요." 부산 사하구와 주민들은 무조건 재개발을 택하기보다 보존과 재생을 선택했고 이런 판단은 '감천문화마을'이라는 고유 브랜드로 거듭났습니다. <녹취> 이창호(부산광역시 감천2동) : "문화마을로 바뀌고 나서 외지사람들이 와서 마을이 아름답다, 참 보기 좋다고 하니까 어디 가서 문화마을에 산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고 뿌듯하지요." <녹취> 장태옥(부산광역시 감천2동) :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좋아요). 다들 예쁘다고 해요. 내가 봐도 예뻐요. 전에는 예쁜 줄 모르고 살았는데."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생긴 감천동. 꼭대기까지 향하는 높은 계단이 당시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부산의 관광명소! 구석구석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달동네를 잘 모를 법한 젊은이들도 많이 보이는군요. <녹취> "길 찾기가 많이 어려우신가 봐요?" <녹취> 남(관광객) : "네." <녹취> "어디서 오셨어요?" <녹취> 남(관광객) : "서울에서 왔습니다." <녹취> "서울에도 달동네가 많잖아요. 서울과 비교하면 여긴 어떤가요?" <녹취> 남(관광객) : "여기가 더 품격이 있어요." <녹취> 여(관광객) : "여기가 더 아기자기하고 볼 것도 많고 좋아요. 서울도 좀 꾸미면 좋겠어요." 해발 120m의 아미산 중턱을 오르는 긴 계단은 연인들에겐 또 다른 추억을 선사합니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겠죠? <녹취> 여(관광객) : "여기 골목 계단이 너무 높아서 어릴 때 했던 놀이를(남자친구와) 같이 했어요." <녹취> "해보니까 어때요?" <녹취> 여(관광객) : "재밌어요." 밀어버리기식 재개발이 아니라 동네 특색을 살려가며 예술을 덧입힌 결과입니다. <녹취> 여(관광객) : "굉장히 낭만적인데 남자가 좀 아닌 것 같아요." <녹취> "커플 아니에요?" <녹취> 여(관광객) : "맞는데……" <녹취> 남(관광객) : "여자가 걸어오기에는 조금 힘든 듯하네요. 꼭 운동화를 착용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녹취> "구두를 신고 오셨구나! 남자친구랑 같이 오니까 어떠세요?" <녹취> 여(관광객) : "굉장히 좋아요." <녹취> 남(관광객) : "마을 자체가 이렇게 돼 있다는 게 마냥 신기해요." 어두웠던 골목길엔 알록달록 조형물이 들어서고 빈집들은 카페나 갤러리로 변신하면서 감천문화마을엔 지난 해 9만8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외국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녹취> 말로(남아프리카공화국) : "정말 좋아요. 거리미술을 즐길 수 있어서 좋고요. 부산의 또 다른 문화를 볼 수 있었어요. 창의적인 활동을 통한 표현들을 만날 수 있어 좋네요." <녹취> 죠이준(대만) : "아주 아름다운 곳이고요. 많은 색깔이 칠해져 다채롭고 아름다워요." <녹취> 여(대만) : "감천마을 정말 좋아요!" <인터뷰> 김재영(단장/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 봉사단) : "우리 마을은 영원히 변함없이 달동네로 남아야 합니다. 사는 이 모습을 이렇게 잘 가꾸면 얼마든지 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겠다는 자긍심이 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살던 곳을 떠나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갖게 돼 좋고, 관광객들은 눈이 즐거워 행복한 감천문화마을, 지금까지 달동네가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마을로 거듭나는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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