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家, 체육 단체장 선거서 약진

입력 2013.01.28 (16:47) 수정 2013.01.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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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뽑히면서 올해 체육단체장에 도전한 '범 현대가(家)' 수장들이 모두 당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8일 대한축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2차 결선 투표까지 간 끝에 축구인 출신 기업가인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을 제치고 4년 임기의 '축구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정 회장은 울산 현대(1994-1996년)와 전북 현대 다이노스(1997-1999년)를 거쳐 2000년 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로 일해온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이번에 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면서 2011년 1월부터 맡아온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직은 내려놓았다.

정몽규 회장의 당선으로 축구협회는 4년 만에 다시 현대가 수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대한축구협회장은 정몽규 회장의 사촌형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993년부터 2009년 1월까지 무려 16년 동안이나 맡았던 자리다.

현재 축구협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정 의원과의 이러한 관계 때문에 '현대 가문이 축구계 요직을 세습하려 한다'는 비판이 이번 선거 기간 내내 정몽규 회장에게 향했다. 특히 재정이 열악해 지원이 절실한 비인기 종목과는 달리 1년 예산이 1천억 원이 넘는 축구협회 수장자리에 재벌 회장이 도전한 것에 축구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결국 치열하게 진행된 경선 끝에 협회장 자리에 올랐다.

새해 들어 치러진 경기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정몽규 회장뿐이 아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이미 지난 25일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선출됐다.

정몽준 의원과는 사촌지간은 정몽원 회장은 1994년 만도 위니아 아이스하키단(현 안양 한라)을 창단한 뒤 20년 가까이 팀을 운영해 왔다.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에 집중하고자 한라 구단주 자리를 내놓기도 했지만 이번에 신임 협회장으로 뽑혀 얼음판으로 다시 돌아왔다.

현대자동차 부회장인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은 같은 날 3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005년 제9대 협회장에 올라 8년째 한국 양궁을 이끌어 왔다.

정 회장의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도 1985년에서 1997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1997년부터 협회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그동안 양궁 저변 확대,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에 이르기까지 3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대한체육회장(1982∼1984)을 지내는 등 범 현대 가문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지만 한꺼번에 세 명이 경기단체장을 맡은 것은 드문 일이다.

여기에 정몽준 의원이 다음 달 치러질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재계 수장들이 직접 경기단체장 선거에 도전하는 것은 체육 발전 및 저변 확대를 위한 지원이라는 명분과 함께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업인들이 비인기 종목의 경기단체장을 맡는 동안 이뤄진 투자는 한국스포츠 균형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고 평가받는다.

올해 경기단체장 선거에서도 기업 수장들의 당선 소식이 줄을 이었다.

대한사이클연맹을 이끌어온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대한탁구협회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미 연임을 확정짓고 4년 더 경기단체장직을 맡게 됐다.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도 대한빙상연맹 회장 선거에 홀로 입후보, 29일 열릴 총회에서 연임을 바라보고 있다.

SK텔레콤 명예회장인 손길승 대한펜싱협회 회장도 차기 협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연임이 유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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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현대家, 체육 단체장 선거서 약진
    • 입력 2013-01-28 16:47:08
    • 수정2013-01-28 16:47:31
    연합뉴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뽑히면서 올해 체육단체장에 도전한 '범 현대가(家)' 수장들이 모두 당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8일 대한축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2차 결선 투표까지 간 끝에 축구인 출신 기업가인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을 제치고 4년 임기의 '축구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정 회장은 울산 현대(1994-1996년)와 전북 현대 다이노스(1997-1999년)를 거쳐 2000년 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로 일해온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이번에 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면서 2011년 1월부터 맡아온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직은 내려놓았다. 정몽규 회장의 당선으로 축구협회는 4년 만에 다시 현대가 수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대한축구협회장은 정몽규 회장의 사촌형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993년부터 2009년 1월까지 무려 16년 동안이나 맡았던 자리다. 현재 축구협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정 의원과의 이러한 관계 때문에 '현대 가문이 축구계 요직을 세습하려 한다'는 비판이 이번 선거 기간 내내 정몽규 회장에게 향했다. 특히 재정이 열악해 지원이 절실한 비인기 종목과는 달리 1년 예산이 1천억 원이 넘는 축구협회 수장자리에 재벌 회장이 도전한 것에 축구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결국 치열하게 진행된 경선 끝에 협회장 자리에 올랐다. 새해 들어 치러진 경기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정몽규 회장뿐이 아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이미 지난 25일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선출됐다. 정몽준 의원과는 사촌지간은 정몽원 회장은 1994년 만도 위니아 아이스하키단(현 안양 한라)을 창단한 뒤 20년 가까이 팀을 운영해 왔다.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에 집중하고자 한라 구단주 자리를 내놓기도 했지만 이번에 신임 협회장으로 뽑혀 얼음판으로 다시 돌아왔다. 현대자동차 부회장인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은 같은 날 3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005년 제9대 협회장에 올라 8년째 한국 양궁을 이끌어 왔다. 정 회장의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도 1985년에서 1997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1997년부터 협회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그동안 양궁 저변 확대,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에 이르기까지 3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대한체육회장(1982∼1984)을 지내는 등 범 현대 가문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지만 한꺼번에 세 명이 경기단체장을 맡은 것은 드문 일이다. 여기에 정몽준 의원이 다음 달 치러질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재계 수장들이 직접 경기단체장 선거에 도전하는 것은 체육 발전 및 저변 확대를 위한 지원이라는 명분과 함께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업인들이 비인기 종목의 경기단체장을 맡는 동안 이뤄진 투자는 한국스포츠 균형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고 평가받는다. 올해 경기단체장 선거에서도 기업 수장들의 당선 소식이 줄을 이었다. 대한사이클연맹을 이끌어온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대한탁구협회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미 연임을 확정짓고 4년 더 경기단체장직을 맡게 됐다.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도 대한빙상연맹 회장 선거에 홀로 입후보, 29일 열릴 총회에서 연임을 바라보고 있다. SK텔레콤 명예회장인 손길승 대한펜싱협회 회장도 차기 협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연임이 유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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