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제약사 리베이트…결국 집단소송 불러

입력 2013.01.28 (21:33) 수정 2013.01.2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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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의약품 리베이트'는 제약사들이 자신들의 약을 환자들에게 처방해 달라며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돈이나 향응을 말합니다.

최근 5년간 이런 리베이트 관행이 끊이지 않으면서 제약사 3백41곳이 적발됐고 제공된 금품이 무려 1조 천4백여억 원이 넘습니다.

문제는 리베이트 비용이 약값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건데요.

참다못한 환자들이 집단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형제약사 영업사원들은 2년 전 회사의 지시로 거래병원 의사들의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15분짜리 강의 한 건에 240만 원, 이 병원 한 곳에만 십 억대의 강의료가 지급됐습니다.

돈을 직접 건네던 과거의 리베이트 수법이 신종 수법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환자와 소비자들이 제약사를 상대로 첫 리베이트 환급 소송을 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제약사 매출액의 20%는 리베이트로 되돌려지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녹취> 집단소송 참여 환자 : "속는 느낌? 제가 만약에 80원 만 내도 되는데 100원을 내면 일부러 제가 돈을 더 내야되는 거잖아요."

최근 5년 동안의 제약사 리베이트 규모는 검·경 등이 적발한 것만 1조 1400여 억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녹취> 이은우(변호사/집단소송 변호인) : "(공정위에 따르면) 1년에 2조 1000억 정도씩 제약회사와 병의원한테 국민의 돈으로부터 도둑질 당해서 그쪽으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제약사의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건, 주로 처방권을 쥔 의사와 제약사 간의 전형적인 갑을관계 때문입니다.

<녹취> 제약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리베이트를 안 줄 경우에 그 약을 판매를 할 수가 없겠죠. (아, 어떤 이유에서?) 리베이트를 받지 않으니까 그 약을 안 쓰고 다른 약을 쓰겠죠."

또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도 처벌받게 돼 있지만 실제론 5%만 처벌된 느슨한 처벌관행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남은경(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 : "쌍벌제라는 게 결국 받은 사람도 처벌하게 되어 있는 건데, 처벌 기준이 너무 낮은 문제가 있는 것이 거든요."

환자 단체는 대형 제약사 5개를 시작으로, 앞으로 리베이트 환급 소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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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제약사 리베이트…결국 집단소송 불러
    • 입력 2013-01-28 21:33:46
    • 수정2013-01-28 22: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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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의약품 리베이트'는 제약사들이 자신들의 약을 환자들에게 처방해 달라며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돈이나 향응을 말합니다. 최근 5년간 이런 리베이트 관행이 끊이지 않으면서 제약사 3백41곳이 적발됐고 제공된 금품이 무려 1조 천4백여억 원이 넘습니다. 문제는 리베이트 비용이 약값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건데요. 참다못한 환자들이 집단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형제약사 영업사원들은 2년 전 회사의 지시로 거래병원 의사들의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15분짜리 강의 한 건에 240만 원, 이 병원 한 곳에만 십 억대의 강의료가 지급됐습니다. 돈을 직접 건네던 과거의 리베이트 수법이 신종 수법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환자와 소비자들이 제약사를 상대로 첫 리베이트 환급 소송을 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제약사 매출액의 20%는 리베이트로 되돌려지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녹취> 집단소송 참여 환자 : "속는 느낌? 제가 만약에 80원 만 내도 되는데 100원을 내면 일부러 제가 돈을 더 내야되는 거잖아요." 최근 5년 동안의 제약사 리베이트 규모는 검·경 등이 적발한 것만 1조 1400여 억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녹취> 이은우(변호사/집단소송 변호인) : "(공정위에 따르면) 1년에 2조 1000억 정도씩 제약회사와 병의원한테 국민의 돈으로부터 도둑질 당해서 그쪽으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제약사의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건, 주로 처방권을 쥔 의사와 제약사 간의 전형적인 갑을관계 때문입니다. <녹취> 제약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리베이트를 안 줄 경우에 그 약을 판매를 할 수가 없겠죠. (아, 어떤 이유에서?) 리베이트를 받지 않으니까 그 약을 안 쓰고 다른 약을 쓰겠죠." 또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도 처벌받게 돼 있지만 실제론 5%만 처벌된 느슨한 처벌관행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남은경(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 : "쌍벌제라는 게 결국 받은 사람도 처벌하게 되어 있는 건데, 처벌 기준이 너무 낮은 문제가 있는 것이 거든요." 환자 단체는 대형 제약사 5개를 시작으로, 앞으로 리베이트 환급 소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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