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삼성家 상속소송의 기록 ‘치열했던 1년’

입력 2013.02.01 (17:32) 수정 2013.02.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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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변호인단·첨단그래픽 PT 등 '불꽃'…양측 감정싸움도 심각
재판장 "형제간 화합 바라는 마음으로 판결했다"

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승소로 일단락된 삼성가(家) 상속소송은 소송가액 4조원대의 천문학적 규모로 법조계와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맹희씨 등 원고 측 청구액이 4조849억원에 달한 이번 소송은 '단군 이래 최대 소송'으로 불렸던 지난 2005년 삼성자동차 채권단의 이건희 회장 상대 소송(소가 4조7천억원) 이후 최고액 소송으로 기록됐다.

특히 청구취지가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을 건드리는 내용이어서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동안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

지난해 2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 측의 소장 접수로 시작된 이번 소송에서는 같은 해 5월 첫 변론을 시작으로 지난 연말 결심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불꽃 튀는 공방이 펼쳐졌다.

애초 이 회장에게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 배당금 1억원 등을 청구했던 이씨는 공판 때마다 청구 취지를 확장해 소가를 늘렸다. 또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씨와 차남 고(故) 이창희씨 유족도 원고 대열에 합류했다.

초대형 소송답게 원·피고 양측은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원고 측은 법무법인 화우를, 피고 측은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원 등으로 구성된 연합팀을 앞세워 1년 가까이 한 치 양보없는 공방을 벌여왔다.

변호인들은 재판부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법정에 첨단 그래픽 장비를 동원해 '프레젠테이션 경쟁'을 펼쳤고, 재판 직후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각자 주장을 취재진에 거듭 설명했다.

장외에서는 상속소송이 심각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도 있었다. 이씨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이라는 점 때문에 소송이 삼성그룹과 CJ그룹 간의 대리전으로 비치기도 했다.

CJ그룹측은 이재현 회장을 삼성그룹 직원이 미행했다면서 2월25일 중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는 형제간 분쟁이 삼성그룹과 CJ그룹간 감정싸움으로 번진 결과였다.

이맹희씨 측이 '한 푼도 안 준다는 탐욕이 소송을 초래했다'고 말하자, 이 회장 측에서는 이씨에 대해 '퇴출당한 양반'이라고 응수하는 등 격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4월 17일 출근길에 "한푼도 줄 수 없다"고 한 데 이어 같은달 24일 출근길에서는 "이맹희 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할 상대가 아냐,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라면서 형을 격하했다.

이 회장은 5월 2일 유럽으로 출국하면서 "국민께 죄송하다. 경영에 전념하겠다"면서 감정을 다스리기도 했다.

11월 19일 고 이병철 창업주의 추모식에서도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선영의 정문통과문제와 한옥사용문제로 감정싸움을 이어가기도 했다. 결국 이건희 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시간대를 달리해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양측의 날카로운 신경전을 염두에 둔 듯 재판부는 이날 판결을 선고하기에 앞서 형제자매 간의 화합을 주문하는 발언을 했다.

재판장인 서창원 부장판사는 "사건을 심리하면서 선대 회장의 유지를 떠올렸다"며 "선대 회장은 일가가 화합해서 화목하게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이어 "원고와 피고 일가가 모두 화합해서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판결을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판결 선고 직후 이맹희씨 측 대리인이 재판부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창업주 2세들의 법정다툼은 2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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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2-01 17:32:18
    • 수정2013-02-01 17:32:32
    연합뉴스
초호화 변호인단·첨단그래픽 PT 등 '불꽃'…양측 감정싸움도 심각 재판장 "형제간 화합 바라는 마음으로 판결했다" 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승소로 일단락된 삼성가(家) 상속소송은 소송가액 4조원대의 천문학적 규모로 법조계와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맹희씨 등 원고 측 청구액이 4조849억원에 달한 이번 소송은 '단군 이래 최대 소송'으로 불렸던 지난 2005년 삼성자동차 채권단의 이건희 회장 상대 소송(소가 4조7천억원) 이후 최고액 소송으로 기록됐다. 특히 청구취지가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을 건드리는 내용이어서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동안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 지난해 2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 측의 소장 접수로 시작된 이번 소송에서는 같은 해 5월 첫 변론을 시작으로 지난 연말 결심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불꽃 튀는 공방이 펼쳐졌다. 애초 이 회장에게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 배당금 1억원 등을 청구했던 이씨는 공판 때마다 청구 취지를 확장해 소가를 늘렸다. 또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씨와 차남 고(故) 이창희씨 유족도 원고 대열에 합류했다. 초대형 소송답게 원·피고 양측은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원고 측은 법무법인 화우를, 피고 측은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원 등으로 구성된 연합팀을 앞세워 1년 가까이 한 치 양보없는 공방을 벌여왔다. 변호인들은 재판부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법정에 첨단 그래픽 장비를 동원해 '프레젠테이션 경쟁'을 펼쳤고, 재판 직후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각자 주장을 취재진에 거듭 설명했다. 장외에서는 상속소송이 심각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도 있었다. 이씨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이라는 점 때문에 소송이 삼성그룹과 CJ그룹 간의 대리전으로 비치기도 했다. CJ그룹측은 이재현 회장을 삼성그룹 직원이 미행했다면서 2월25일 중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는 형제간 분쟁이 삼성그룹과 CJ그룹간 감정싸움으로 번진 결과였다. 이맹희씨 측이 '한 푼도 안 준다는 탐욕이 소송을 초래했다'고 말하자, 이 회장 측에서는 이씨에 대해 '퇴출당한 양반'이라고 응수하는 등 격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4월 17일 출근길에 "한푼도 줄 수 없다"고 한 데 이어 같은달 24일 출근길에서는 "이맹희 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할 상대가 아냐,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라면서 형을 격하했다. 이 회장은 5월 2일 유럽으로 출국하면서 "국민께 죄송하다. 경영에 전념하겠다"면서 감정을 다스리기도 했다. 11월 19일 고 이병철 창업주의 추모식에서도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선영의 정문통과문제와 한옥사용문제로 감정싸움을 이어가기도 했다. 결국 이건희 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시간대를 달리해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양측의 날카로운 신경전을 염두에 둔 듯 재판부는 이날 판결을 선고하기에 앞서 형제자매 간의 화합을 주문하는 발언을 했다. 재판장인 서창원 부장판사는 "사건을 심리하면서 선대 회장의 유지를 떠올렸다"며 "선대 회장은 일가가 화합해서 화목하게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이어 "원고와 피고 일가가 모두 화합해서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판결을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판결 선고 직후 이맹희씨 측 대리인이 재판부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창업주 2세들의 법정다툼은 2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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