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종교시설 경매 급증

입력 2013.02.02 (06:36) 수정 2013.02.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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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교회나 사찰 같은 종교 시설도 부채를 갚지 못하면 경매에 부쳐집니다.

종교시설 경매 건수는 최근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유가 무엇인지, 조태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내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교회입니다.

문은 굳게 닫혀있고 지하 2층, 지상 4층의 건물 어디서도 인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교회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 문을 닫은 겁니다.

<녹취>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무리하게 땅을 매입했고, 성전 건축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갔단 말이에요."

5년 전 세워진 이 사찰은 건축비의 절반가량인 30여억 원을 갚지 못해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녹취> 사찰 관계자(음성변조) : "윗선에서 큰 스님이 하시는 거고. 조만간 해결될 거니까."

지난 2008년 180여 건이던 종교시설 경매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에는 3백 건을 넘어섰습니다.

대부분 건물 신·증축 때 생긴 빚이 주요 원인입니다.

건축 비용을 대출금으로 먼저 충당하고 신도들의 헌금과 시주 등으로 갚아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경기 침체로 신도들의 기부가 줄어들고 대출금 회수 압박이 심해지면서 경매로까지 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성국(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 : "땅만 갖고 건축을 하거든요. 건축을 하게 되면 당연히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성도가 줄어들고 헌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갚지 못하게 되면…"

신도 수에 맞지 않게 일단 크게 짓자는 일부의 인식도 나중에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종보(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연구원) : "부동산 활황기에는 종교계에서는 종교시설을 신축, 증축하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의 신도 확보라던가 그런 유리한 면이 있었기 때문에…"

종교 시설이 경매에 부쳐지면 신도들의 헌금을 허공에 날리게 될 뿐 아니라 실제로 낙찰되는 경우 또한 15%에 불과해 손해를 보는 채권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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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침체로 종교시설 경매 급증
    • 입력 2013-02-02 09:47:14
    • 수정2013-02-02 10:20:1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교회나 사찰 같은 종교 시설도 부채를 갚지 못하면 경매에 부쳐집니다. 종교시설 경매 건수는 최근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유가 무엇인지, 조태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내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교회입니다. 문은 굳게 닫혀있고 지하 2층, 지상 4층의 건물 어디서도 인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교회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 문을 닫은 겁니다. <녹취>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무리하게 땅을 매입했고, 성전 건축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갔단 말이에요." 5년 전 세워진 이 사찰은 건축비의 절반가량인 30여억 원을 갚지 못해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녹취> 사찰 관계자(음성변조) : "윗선에서 큰 스님이 하시는 거고. 조만간 해결될 거니까." 지난 2008년 180여 건이던 종교시설 경매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에는 3백 건을 넘어섰습니다. 대부분 건물 신·증축 때 생긴 빚이 주요 원인입니다. 건축 비용을 대출금으로 먼저 충당하고 신도들의 헌금과 시주 등으로 갚아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경기 침체로 신도들의 기부가 줄어들고 대출금 회수 압박이 심해지면서 경매로까지 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성국(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 : "땅만 갖고 건축을 하거든요. 건축을 하게 되면 당연히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성도가 줄어들고 헌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갚지 못하게 되면…" 신도 수에 맞지 않게 일단 크게 짓자는 일부의 인식도 나중에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종보(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연구원) : "부동산 활황기에는 종교계에서는 종교시설을 신축, 증축하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의 신도 확보라던가 그런 유리한 면이 있었기 때문에…" 종교 시설이 경매에 부쳐지면 신도들의 헌금을 허공에 날리게 될 뿐 아니라 실제로 낙찰되는 경우 또한 15%에 불과해 손해를 보는 채권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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