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원조 음식점 모방 상호 “안 돼”

입력 2013.02.05 (21:41) 수정 2013.02.0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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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마다 자기 가게가 원조 식당이라고 내건 간판들 보시고 혼란스러우신 적 있을겁니다.

법원이 실제 원조 식당의 가치를 인정해 모방 상호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송형국 기자입니다.

<리포트>

너도 나도 원조임을 주장하는 식당 간판들.

소비자들은 헷갈립니다.

<인터뷰> 김선종(인천시 산곡동) : "사람들이 처음 가보면 모르잖아요. 원조가 어딘지. 줄 서 있는 것 보고 가니까..."

78살 허기숙 할머니는 지난 1968년부터 '오뎅식당'이란 상호로 영업을 해왔습니다.

한 미군부대 군무원의 부탁으로 식사를 준비해 준 것이 부대찌개의 시초였습니다.

<인터뷰> 허기숙('오뎅 식당' 운영) : "보급창고에 계신 분인가봐요.부대에서 고기를 갖다준다고, 얼떨떨했어요 나도..."

그런데 지난해 70m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식당이 '원조 오뎅식당'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간판을 내걸었습니다.

허 할머니 측은 법원에 상호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상대편 식당은 미리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해놓고 서비스표침해금지 가처분신청으로 맞섰습니다.

법원은 "소비자가 혼동을 일으키게 해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상표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그 자체로 부정경쟁행위"라며 진짜 원조집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인터뷰> 김대현(의정부지방법원 공보관) : "상표법을 악용하기 위해 등록받은 서비스표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상표를 법적으로 선점한 것보다 실제 원조 업체의 권리를 우선시한 겁니다.

<인터뷰> 박찬훈(변호사) : "상표권을 남용하는 경우에 있어서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판결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해에도 '프로 간장 게장' 이란 상호를 놓고 두 자매가 벌인 소송에서 법원은 먼저 상호를 쓴 동생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원조 상호와 관련된 잇단 판결로 원조 음식점의 유명세를 좇아 비슷한 이름의 간판을 내거는 행위에 대해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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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원조 음식점 모방 상호 “안 돼”
    • 입력 2013-02-05 21:42:41
    • 수정2013-02-05 22: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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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마다 자기 가게가 원조 식당이라고 내건 간판들 보시고 혼란스러우신 적 있을겁니다. 법원이 실제 원조 식당의 가치를 인정해 모방 상호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송형국 기자입니다. <리포트> 너도 나도 원조임을 주장하는 식당 간판들. 소비자들은 헷갈립니다. <인터뷰> 김선종(인천시 산곡동) : "사람들이 처음 가보면 모르잖아요. 원조가 어딘지. 줄 서 있는 것 보고 가니까..." 78살 허기숙 할머니는 지난 1968년부터 '오뎅식당'이란 상호로 영업을 해왔습니다. 한 미군부대 군무원의 부탁으로 식사를 준비해 준 것이 부대찌개의 시초였습니다. <인터뷰> 허기숙('오뎅 식당' 운영) : "보급창고에 계신 분인가봐요.부대에서 고기를 갖다준다고, 얼떨떨했어요 나도..." 그런데 지난해 70m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식당이 '원조 오뎅식당'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간판을 내걸었습니다. 허 할머니 측은 법원에 상호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상대편 식당은 미리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해놓고 서비스표침해금지 가처분신청으로 맞섰습니다. 법원은 "소비자가 혼동을 일으키게 해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상표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그 자체로 부정경쟁행위"라며 진짜 원조집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인터뷰> 김대현(의정부지방법원 공보관) : "상표법을 악용하기 위해 등록받은 서비스표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상표를 법적으로 선점한 것보다 실제 원조 업체의 권리를 우선시한 겁니다. <인터뷰> 박찬훈(변호사) : "상표권을 남용하는 경우에 있어서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판결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해에도 '프로 간장 게장' 이란 상호를 놓고 두 자매가 벌인 소송에서 법원은 먼저 상호를 쓴 동생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원조 상호와 관련된 잇단 판결로 원조 음식점의 유명세를 좇아 비슷한 이름의 간판을 내거는 행위에 대해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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