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선언’보다 ‘실천’

입력 2013.02.06 (07:35) 수정 2013.02.0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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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헌 해설위원]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값에 의사와 제약회사간의 검은 돈이 숨어있었습니다. 약품 처방과 관련한 금품이나 향응 제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약회사가 제공한 카드를 자신의 카드처럼 마음대로 쓰면서 자녀학원비에 해외여행비용까지 지불한 사례가 일부 부도덕한 의사들에게 만연해 있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대형 제약회사와 수백여 명의 의사가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돼 조사를 받으면서 사회적인 파장이 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니 약 효과가 제대로 나겠냐는 분통과 함께 부적절한 접대비를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목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식품 의약품안전청에서는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에 판매 정지처분을 내렸습니다. 의료계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처음으로 자정을 선언했습니다. 대한 의사협회와 대한 의학회가 공동으로 처방을 대가로 의사 개인이 직간접으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한 것입니다. 나아가 의료계, 제약업계, 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리베이트 관행이 병원 운영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잘못된 오랜 관행을 끊어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윤리규정을 만들고 준수해서 묵묵히 의료 활동에 전념하는 다수의 의사들을 보호하면서 검은 유혹에 물든 의사들을 퇴출시키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정부 또한 솜방망이 처벌을 넘어 활개 치는 관행에 철퇴를 가하는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쌍벌죄의 원칙에 따라 준 쪽은 물론 받은 쪽에도 더욱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합니다. 나아가 이해당사자간에 미봉책으로 사태를 매듭지으려는 구조적인 한계를 벗어나 보다 객관적으로 의료 문제를 진단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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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2-06 0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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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헌 해설위원]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값에 의사와 제약회사간의 검은 돈이 숨어있었습니다. 약품 처방과 관련한 금품이나 향응 제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약회사가 제공한 카드를 자신의 카드처럼 마음대로 쓰면서 자녀학원비에 해외여행비용까지 지불한 사례가 일부 부도덕한 의사들에게 만연해 있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대형 제약회사와 수백여 명의 의사가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돼 조사를 받으면서 사회적인 파장이 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니 약 효과가 제대로 나겠냐는 분통과 함께 부적절한 접대비를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목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식품 의약품안전청에서는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에 판매 정지처분을 내렸습니다. 의료계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처음으로 자정을 선언했습니다. 대한 의사협회와 대한 의학회가 공동으로 처방을 대가로 의사 개인이 직간접으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한 것입니다. 나아가 의료계, 제약업계, 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리베이트 관행이 병원 운영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잘못된 오랜 관행을 끊어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윤리규정을 만들고 준수해서 묵묵히 의료 활동에 전념하는 다수의 의사들을 보호하면서 검은 유혹에 물든 의사들을 퇴출시키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정부 또한 솜방망이 처벌을 넘어 활개 치는 관행에 철퇴를 가하는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쌍벌죄의 원칙에 따라 준 쪽은 물론 받은 쪽에도 더욱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합니다. 나아가 이해당사자간에 미봉책으로 사태를 매듭지으려는 구조적인 한계를 벗어나 보다 객관적으로 의료 문제를 진단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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