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전주 일가족 살해’ 보험금? 가정불화? 왜…
입력 2013.02.08 (08:35)
수정 2013.02.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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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30일 전주에서 20대 남성이 부모와 형을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사가 진행되면서 의문점이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네, 둘째 아들이 왜 예행연습까지 해가면서 부모와 형을 숨지게 했는지 이유가 궁금하고요.
이들 가족이 오래 전부터 들기 시작한 거액의 보험도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입니다.
네, 여기에 더해서 증거를 없애도록 도운 경찰 외삼촌은 또 어떻게 된 건지, 처벌되지는 않는지도 역시 궁금한데요.
김기흥 기자, 이런 의문점들이 좀 해결된 게 있습니까?
<기자 멘트>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처음에는 일가족 자살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사건 발생 4일만에 둘째 아들이 검거되면서 이 사건은 살해 사건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부모님이 숨지면 둘째 아들이 26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범행 동기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는가 싶었는데요.
하지만, 범죄심리분석가인 프로파일러의 입장은 좀 다른 듯 합니다.
살해 용의자가 붙잡힌 지 닷새가 지났지만 여전히 의문 투성인 이번 사건을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현장검증이 있었던 어제 오후, 범행을 저지른 25살 둘째 아들 박모 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저마다 탄식과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녹취> “마스크 좀 벗겨요!”
<녹취> “모자 좀 벗겨요!”
박 씨 가족을 곁에서 지켜봤던 이웃주민들은 아직도 박 씨의 범행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데요.
<인터뷰> 이웃주민(음성변조) : “상 당했을 때 갔다 왔는데 진짜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사진이 세 개가 쭉 영정이 걸려있기 때문에 나도 눈물을 흘리고 온 사람이에요.”
두 시간 동안 모든 범행과정을 태연히 재연한 박 씨는 후회를 한다며 현장을 떠났는데요.
<인터뷰> 박00(피의자 ) :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요. 그냥 다 힘들었어요. 죄송합니다. 많이 힘들었어요.”
사건은 지난달 30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온가족이 연탄가스를 마셔 쓰러져 있다는 한 남성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녹취> “위치가 어디에요?(송천동..)송천동이에요?(예)”
일가족 네 명이 연탄가스를 마시고 함께 자살을 하려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집에는 유서 한 장 발견되지 않았고 신고를 한 둘째 아들은 함께 연탄가스를 마셨다고 했지만 웬일인지 너무나 멀쩡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보통 사람 같았으면 상당히 힘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날 바로 퇴원해서 부모와 형 장례까지 이상 없이 치른 걸로 봐서는 상당히 저희가 봤을 때 의심스러운 그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하나 둘 드러난 사건의 전모.
놀랍게도 일가족 3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둘째아들 박 씨가 부모님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 했습니다. 형 역시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는데요.
<인터뷰> 박 씨에게 수면제 판매한 약사(음성변조) : “1월 18일날 오시고, 24일에 오시고 29일에 오시고. 이것 저것 물어보더라고, 그 약에 대해서 잠이 잘 오냐고.”
무려 세 번에 걸쳐 점점 약효가 강한 수면제를 사간 박 씨.
알고 보니 박 씨의 가족 살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약 1개월 전에 도시가스를 역류시켜서 부모를 살해하려고 시도를 한 번 했었고 그리고 거기에서 실패를 하자 다시 원룸을 얻어서 연탄과 화덕으로 모의실험을 하고 그리고 나서 범행을 실행했거든요? 상당히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범행을 한 것 같습니다.”
1차 범행 실패 후 치밀한 사전 연습까지.
무려 3차례의 범행시도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범행 이후에는 현직 경찰인 외삼촌의 도움을 받아 증거인멸까지 하며 완전범죄를 꿈꿨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현장에 남긴 물건들을 치우고 차량을 세차하라는 조언을 외삼촌이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외삼촌 입장에서는 형하고 같이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동생이 간곡하게 자기는 좀 무섭다, 난 살고 싶다 그런 얘기를 하니까 그러면 산 놈이라도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으로 도와줬다고 해요. ”
범행의 전모가 드러난 뒤에도 박 씨의 지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박씨의 이모(음성변조) : “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엄마 얼굴 볼 수 있냐고. 엄마하고 형하고는 어떻게 됐냐고 볼 수는 있냐고. 안 믿겨요 지금 봐도.”
<인터뷰> 피해자 가족의 지인(음성변조) : “큰아들은 성격이 좀 내성적이었어도 작은 아들은 어디에다 내놔도 아주 똘똘한 녀석이었다고. 그런데 왜 그랬는지는 다 알 수가 없대. ”
남들 눈에는 그저 화목하기만 했었던 박 씨 가족.
대체 박 씨는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걸까요?
경찰은 박 씨 가족 앞으로 남겨진 거액의 보험금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세 가족 앞으로 들어있는 게 총 32개 (보험)의 수령에 대한 (사망보험금) 26억 원 정도 있는 걸로 확인 됐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보험금의 존재도 몰랐다며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가정 불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부모와 본인, 부모와 형 사이도 안 좋았기 때문에 이렇게 불행하게 살 바에야 다 죽는 게 낫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시종일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저히 계획된 범행과 검거 이후에도 너무나 태연한 모습에 일각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인터뷰> 박주호(경사/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 “40점 만점 중에 24점이 넘어설 경우 사이코패스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 (검사를) 해보니까 24점이 되지 않았고 사이코패스로 추정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 자료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박 씨를 6시간 동안 면담하며 심리검사까지 한 프로파일러는 범행동기가 돈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놨습니다.
<인터뷰> 박주호(경사/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 “피의자 내면에 심리적 문제로 우울 성향이 약간 보이고요. 불안 증세도 보이고. 어렸을 때 마음의 상처, 즉 트라우마라고 하죠. 그런 상처가 내면에 나타나고요.”
유치장에서 웃고 떠들며 지냈던 모습 역시 사실은 불안감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일 수 있다는 건데요.
군인출신 아버지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모습과 큰 형에 비해 늘 홀대받는다는 느낌에 최근 깊어진 가족 간의 불화까지.
이 모든 게 박 씨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데요.
<녹취> 피의자 박 씨의 친구(음성변조) : “성격도 밝은 편이고요, 제가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친구가 워낙 내색을 안 하는 친구거든요. 우울하다 그런 거 내색을 전혀 안 하는 친구라서 몰랐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9일째.
돈을 노린 패륜범죄인지, 오랜 가정불화가 낳은 비극인지 아직 박 씨의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존속살인이라는 무거운 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지난달 30일 전주에서 20대 남성이 부모와 형을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사가 진행되면서 의문점이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네, 둘째 아들이 왜 예행연습까지 해가면서 부모와 형을 숨지게 했는지 이유가 궁금하고요.
이들 가족이 오래 전부터 들기 시작한 거액의 보험도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입니다.
네, 여기에 더해서 증거를 없애도록 도운 경찰 외삼촌은 또 어떻게 된 건지, 처벌되지는 않는지도 역시 궁금한데요.
김기흥 기자, 이런 의문점들이 좀 해결된 게 있습니까?
<기자 멘트>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처음에는 일가족 자살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사건 발생 4일만에 둘째 아들이 검거되면서 이 사건은 살해 사건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부모님이 숨지면 둘째 아들이 26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범행 동기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는가 싶었는데요.
하지만, 범죄심리분석가인 프로파일러의 입장은 좀 다른 듯 합니다.
살해 용의자가 붙잡힌 지 닷새가 지났지만 여전히 의문 투성인 이번 사건을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현장검증이 있었던 어제 오후, 범행을 저지른 25살 둘째 아들 박모 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저마다 탄식과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녹취> “마스크 좀 벗겨요!”
<녹취> “모자 좀 벗겨요!”
박 씨 가족을 곁에서 지켜봤던 이웃주민들은 아직도 박 씨의 범행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데요.
<인터뷰> 이웃주민(음성변조) : “상 당했을 때 갔다 왔는데 진짜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사진이 세 개가 쭉 영정이 걸려있기 때문에 나도 눈물을 흘리고 온 사람이에요.”
두 시간 동안 모든 범행과정을 태연히 재연한 박 씨는 후회를 한다며 현장을 떠났는데요.
<인터뷰> 박00(피의자 ) :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요. 그냥 다 힘들었어요. 죄송합니다. 많이 힘들었어요.”
사건은 지난달 30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온가족이 연탄가스를 마셔 쓰러져 있다는 한 남성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녹취> “위치가 어디에요?(송천동..)송천동이에요?(예)”
일가족 네 명이 연탄가스를 마시고 함께 자살을 하려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집에는 유서 한 장 발견되지 않았고 신고를 한 둘째 아들은 함께 연탄가스를 마셨다고 했지만 웬일인지 너무나 멀쩡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보통 사람 같았으면 상당히 힘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날 바로 퇴원해서 부모와 형 장례까지 이상 없이 치른 걸로 봐서는 상당히 저희가 봤을 때 의심스러운 그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하나 둘 드러난 사건의 전모.
놀랍게도 일가족 3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둘째아들 박 씨가 부모님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 했습니다. 형 역시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는데요.
<인터뷰> 박 씨에게 수면제 판매한 약사(음성변조) : “1월 18일날 오시고, 24일에 오시고 29일에 오시고. 이것 저것 물어보더라고, 그 약에 대해서 잠이 잘 오냐고.”
무려 세 번에 걸쳐 점점 약효가 강한 수면제를 사간 박 씨.
알고 보니 박 씨의 가족 살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약 1개월 전에 도시가스를 역류시켜서 부모를 살해하려고 시도를 한 번 했었고 그리고 거기에서 실패를 하자 다시 원룸을 얻어서 연탄과 화덕으로 모의실험을 하고 그리고 나서 범행을 실행했거든요? 상당히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범행을 한 것 같습니다.”
1차 범행 실패 후 치밀한 사전 연습까지.
무려 3차례의 범행시도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범행 이후에는 현직 경찰인 외삼촌의 도움을 받아 증거인멸까지 하며 완전범죄를 꿈꿨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현장에 남긴 물건들을 치우고 차량을 세차하라는 조언을 외삼촌이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외삼촌 입장에서는 형하고 같이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동생이 간곡하게 자기는 좀 무섭다, 난 살고 싶다 그런 얘기를 하니까 그러면 산 놈이라도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으로 도와줬다고 해요. ”
범행의 전모가 드러난 뒤에도 박 씨의 지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박씨의 이모(음성변조) : “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엄마 얼굴 볼 수 있냐고. 엄마하고 형하고는 어떻게 됐냐고 볼 수는 있냐고. 안 믿겨요 지금 봐도.”
<인터뷰> 피해자 가족의 지인(음성변조) : “큰아들은 성격이 좀 내성적이었어도 작은 아들은 어디에다 내놔도 아주 똘똘한 녀석이었다고. 그런데 왜 그랬는지는 다 알 수가 없대. ”
남들 눈에는 그저 화목하기만 했었던 박 씨 가족.
대체 박 씨는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걸까요?
경찰은 박 씨 가족 앞으로 남겨진 거액의 보험금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세 가족 앞으로 들어있는 게 총 32개 (보험)의 수령에 대한 (사망보험금) 26억 원 정도 있는 걸로 확인 됐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보험금의 존재도 몰랐다며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가정 불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부모와 본인, 부모와 형 사이도 안 좋았기 때문에 이렇게 불행하게 살 바에야 다 죽는 게 낫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시종일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저히 계획된 범행과 검거 이후에도 너무나 태연한 모습에 일각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인터뷰> 박주호(경사/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 “40점 만점 중에 24점이 넘어설 경우 사이코패스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 (검사를) 해보니까 24점이 되지 않았고 사이코패스로 추정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 자료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박 씨를 6시간 동안 면담하며 심리검사까지 한 프로파일러는 범행동기가 돈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놨습니다.
<인터뷰> 박주호(경사/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 “피의자 내면에 심리적 문제로 우울 성향이 약간 보이고요. 불안 증세도 보이고. 어렸을 때 마음의 상처, 즉 트라우마라고 하죠. 그런 상처가 내면에 나타나고요.”
유치장에서 웃고 떠들며 지냈던 모습 역시 사실은 불안감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일 수 있다는 건데요.
군인출신 아버지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모습과 큰 형에 비해 늘 홀대받는다는 느낌에 최근 깊어진 가족 간의 불화까지.
이 모든 게 박 씨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데요.
<녹취> 피의자 박 씨의 친구(음성변조) : “성격도 밝은 편이고요, 제가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친구가 워낙 내색을 안 하는 친구거든요. 우울하다 그런 거 내색을 전혀 안 하는 친구라서 몰랐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9일째.
돈을 노린 패륜범죄인지, 오랜 가정불화가 낳은 비극인지 아직 박 씨의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존속살인이라는 무거운 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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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전주 일가족 살해’ 보험금? 가정불화? 왜…
-
- 입력 2013-02-08 08:36:53
- 수정2013-02-08 09:28:54
<앵커 멘트>
지난달 30일 전주에서 20대 남성이 부모와 형을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사가 진행되면서 의문점이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네, 둘째 아들이 왜 예행연습까지 해가면서 부모와 형을 숨지게 했는지 이유가 궁금하고요.
이들 가족이 오래 전부터 들기 시작한 거액의 보험도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입니다.
네, 여기에 더해서 증거를 없애도록 도운 경찰 외삼촌은 또 어떻게 된 건지, 처벌되지는 않는지도 역시 궁금한데요.
김기흥 기자, 이런 의문점들이 좀 해결된 게 있습니까?
<기자 멘트>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처음에는 일가족 자살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사건 발생 4일만에 둘째 아들이 검거되면서 이 사건은 살해 사건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부모님이 숨지면 둘째 아들이 26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범행 동기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는가 싶었는데요.
하지만, 범죄심리분석가인 프로파일러의 입장은 좀 다른 듯 합니다.
살해 용의자가 붙잡힌 지 닷새가 지났지만 여전히 의문 투성인 이번 사건을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현장검증이 있었던 어제 오후, 범행을 저지른 25살 둘째 아들 박모 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저마다 탄식과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녹취> “마스크 좀 벗겨요!”
<녹취> “모자 좀 벗겨요!”
박 씨 가족을 곁에서 지켜봤던 이웃주민들은 아직도 박 씨의 범행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데요.
<인터뷰> 이웃주민(음성변조) : “상 당했을 때 갔다 왔는데 진짜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사진이 세 개가 쭉 영정이 걸려있기 때문에 나도 눈물을 흘리고 온 사람이에요.”
두 시간 동안 모든 범행과정을 태연히 재연한 박 씨는 후회를 한다며 현장을 떠났는데요.
<인터뷰> 박00(피의자 ) :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요. 그냥 다 힘들었어요. 죄송합니다. 많이 힘들었어요.”
사건은 지난달 30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온가족이 연탄가스를 마셔 쓰러져 있다는 한 남성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녹취> “위치가 어디에요?(송천동..)송천동이에요?(예)”
일가족 네 명이 연탄가스를 마시고 함께 자살을 하려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집에는 유서 한 장 발견되지 않았고 신고를 한 둘째 아들은 함께 연탄가스를 마셨다고 했지만 웬일인지 너무나 멀쩡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보통 사람 같았으면 상당히 힘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날 바로 퇴원해서 부모와 형 장례까지 이상 없이 치른 걸로 봐서는 상당히 저희가 봤을 때 의심스러운 그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하나 둘 드러난 사건의 전모.
놀랍게도 일가족 3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둘째아들 박 씨가 부모님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 했습니다. 형 역시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는데요.
<인터뷰> 박 씨에게 수면제 판매한 약사(음성변조) : “1월 18일날 오시고, 24일에 오시고 29일에 오시고. 이것 저것 물어보더라고, 그 약에 대해서 잠이 잘 오냐고.”
무려 세 번에 걸쳐 점점 약효가 강한 수면제를 사간 박 씨.
알고 보니 박 씨의 가족 살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약 1개월 전에 도시가스를 역류시켜서 부모를 살해하려고 시도를 한 번 했었고 그리고 거기에서 실패를 하자 다시 원룸을 얻어서 연탄과 화덕으로 모의실험을 하고 그리고 나서 범행을 실행했거든요? 상당히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범행을 한 것 같습니다.”
1차 범행 실패 후 치밀한 사전 연습까지.
무려 3차례의 범행시도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범행 이후에는 현직 경찰인 외삼촌의 도움을 받아 증거인멸까지 하며 완전범죄를 꿈꿨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현장에 남긴 물건들을 치우고 차량을 세차하라는 조언을 외삼촌이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외삼촌 입장에서는 형하고 같이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동생이 간곡하게 자기는 좀 무섭다, 난 살고 싶다 그런 얘기를 하니까 그러면 산 놈이라도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으로 도와줬다고 해요. ”
범행의 전모가 드러난 뒤에도 박 씨의 지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박씨의 이모(음성변조) : “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엄마 얼굴 볼 수 있냐고. 엄마하고 형하고는 어떻게 됐냐고 볼 수는 있냐고. 안 믿겨요 지금 봐도.”
<인터뷰> 피해자 가족의 지인(음성변조) : “큰아들은 성격이 좀 내성적이었어도 작은 아들은 어디에다 내놔도 아주 똘똘한 녀석이었다고. 그런데 왜 그랬는지는 다 알 수가 없대. ”
남들 눈에는 그저 화목하기만 했었던 박 씨 가족.
대체 박 씨는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걸까요?
경찰은 박 씨 가족 앞으로 남겨진 거액의 보험금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세 가족 앞으로 들어있는 게 총 32개 (보험)의 수령에 대한 (사망보험금) 26억 원 정도 있는 걸로 확인 됐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보험금의 존재도 몰랐다며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가정 불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인터뷰> 한달수(경정/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 : “부모와 본인, 부모와 형 사이도 안 좋았기 때문에 이렇게 불행하게 살 바에야 다 죽는 게 낫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시종일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저히 계획된 범행과 검거 이후에도 너무나 태연한 모습에 일각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인터뷰> 박주호(경사/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 “40점 만점 중에 24점이 넘어설 경우 사이코패스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 (검사를) 해보니까 24점이 되지 않았고 사이코패스로 추정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 자료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박 씨를 6시간 동안 면담하며 심리검사까지 한 프로파일러는 범행동기가 돈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놨습니다.
<인터뷰> 박주호(경사/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 “피의자 내면에 심리적 문제로 우울 성향이 약간 보이고요. 불안 증세도 보이고. 어렸을 때 마음의 상처, 즉 트라우마라고 하죠. 그런 상처가 내면에 나타나고요.”
유치장에서 웃고 떠들며 지냈던 모습 역시 사실은 불안감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일 수 있다는 건데요.
군인출신 아버지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모습과 큰 형에 비해 늘 홀대받는다는 느낌에 최근 깊어진 가족 간의 불화까지.
이 모든 게 박 씨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데요.
<녹취> 피의자 박 씨의 친구(음성변조) : “성격도 밝은 편이고요, 제가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친구가 워낙 내색을 안 하는 친구거든요. 우울하다 그런 거 내색을 전혀 안 하는 친구라서 몰랐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9일째.
돈을 노린 패륜범죄인지, 오랜 가정불화가 낳은 비극인지 아직 박 씨의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존속살인이라는 무거운 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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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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