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도박 변질’ 인터넷게임…부작용 속출

입력 2013.02.11 (21:28) 수정 2013.02.1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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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6년 불법 게임인 `바다이야기' 사태 때, 신용불량과 가정파탄이 속출해 큰 사회 문제가 됐었죠.

최근에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인터넷 도박 게임이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낳을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1분 정도 걸리는 인터넷 도박 게임 한판에 걸린 돈이 평균 7만 원 정도로 조사됐는데요, 한 시간 동안 게임을 한다면 4백만 원이 넘는 셈입니다.

이러다 보니, 인터넷 도박 게임을 하다 수억 원씩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황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43살 김 모씨, 재미삼아 시작한 인터넷 도박 게임에 중독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게임을 하면서 지금까지 잃은 돈만 6억여 원,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습니다.

<녹취> 김 모씨(인터넷 도박게임 중독자) : "컴퓨터도 한 번 박살을 내 보고...더 이상 할 돈이 없을 정도가 돼야 손을 놓는데 또 돈이 생기잖아요. 또 하고 싶은 거예요. 그만큼 중독이 심한 거예요."

직장까지 그만둔 김씨는 이제 쪽방 고시원에서 힘겨운 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최근 김 씨처럼 인터넷 도박 게임에 빠져 직장을 잃고 가정 파탄에 이르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악성 프로그램으로 상대방 패를 보는 사기 도박단까지 등장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인터넷 도박게임 중독자 : "여유 돈 가지고 하다가 대출받고 하다가 주위 지인들에게 빌려서 하다가 결론은 신용불량자 되고 범죄자 되고 남자같은 경우는 자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신용 불량과 빚더미, 가정 파탄, 합법적인 인터넷 도박 게임이 도박의 온갖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사이버 게임장에서 도박장 뺨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재미삼아 즐기라고 만든 합법적인 게임이 어쩌다 이렇게 변질 된 걸까요?

그 원인을 김성주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동네 PC방에 가면 인터넷 도박게임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게임 중독자로 만든 걸까요?

한 중독자의 인터넷 게임 방을 살펴봤습니다.

이처럼 크기도 모양도 비슷한 `아바타'를 천 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게입 업체에 천 만원을 주고 구입한 건데 이런 아바타를 살 때 끼워주는 게임 머니로 합법적인 도박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게임 머니는 사고파는 게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환전상들을 통해 얼마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전화나 채팅 등으로 환전상과 연락한 뒤 통장으로 돈이 입금되면 게임에 져주는 방식으로 환전이 이뤄집니다.

이렇게 쉽게 환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 머니를 따서 돈을 벌려는 도박중독자들이 양산되는 겁니다.

이런 불법 환전상들의 매출은 연간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도박게임 환전상 "애들 서너 명 놓고 하는 곳은 대략 한 달 평균 8천~1억 정도 됩니다. 수익이...규모는 정선 카지노보다 더 크죠"

<기자 멘트>

이처럼 인터넷 도박 게임 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규제를 더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리포트>

정부가 새로 마련한 규제안은 한 달에 현금으로 살 수 있는 게임 머니를 30만 원어치로 엄격히 제한하고 게임 한 판에 최대 만원 어치의 게임 머니만 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10만 원 어치의 게임 머니를 잃으면 게임 이용이 이틀 동안 정지됩니다.

하지만, 상당수 게임 중독자들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아이디를 수십 개씩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인터뷰> 이창근(인터넷도박방지위원회 위원장) : "아이디를 접속했을 때 그게 본인인지 확실하게 확인하는 방법을 조금 더 강력하게...."

도박 게임 중독자에 대한 실태 파악이나 재활 방안이 없어서 근본적 해결책이 빠졌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조현섭(한국중독전문가협회 회장) : "정보가 없으면 내가 어느 상태인지 알 수 없으니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도 모르는 것이고. 어디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또, 해외에 서버를 둔 게임업체들은 아예 규제조차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국내 규제 강화와 함께, 미국 등 인터넷 게임 강국들과 국제적인 공동 규제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성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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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2-11 21:28:13
    • 수정2013-02-11 22: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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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불법 게임인 `바다이야기' 사태 때, 신용불량과 가정파탄이 속출해 큰 사회 문제가 됐었죠.

최근에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인터넷 도박 게임이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낳을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1분 정도 걸리는 인터넷 도박 게임 한판에 걸린 돈이 평균 7만 원 정도로 조사됐는데요, 한 시간 동안 게임을 한다면 4백만 원이 넘는 셈입니다.

이러다 보니, 인터넷 도박 게임을 하다 수억 원씩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황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43살 김 모씨, 재미삼아 시작한 인터넷 도박 게임에 중독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게임을 하면서 지금까지 잃은 돈만 6억여 원,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습니다.

<녹취> 김 모씨(인터넷 도박게임 중독자) : "컴퓨터도 한 번 박살을 내 보고...더 이상 할 돈이 없을 정도가 돼야 손을 놓는데 또 돈이 생기잖아요. 또 하고 싶은 거예요. 그만큼 중독이 심한 거예요."

직장까지 그만둔 김씨는 이제 쪽방 고시원에서 힘겨운 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최근 김 씨처럼 인터넷 도박 게임에 빠져 직장을 잃고 가정 파탄에 이르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악성 프로그램으로 상대방 패를 보는 사기 도박단까지 등장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인터넷 도박게임 중독자 : "여유 돈 가지고 하다가 대출받고 하다가 주위 지인들에게 빌려서 하다가 결론은 신용불량자 되고 범죄자 되고 남자같은 경우는 자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신용 불량과 빚더미, 가정 파탄, 합법적인 인터넷 도박 게임이 도박의 온갖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사이버 게임장에서 도박장 뺨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재미삼아 즐기라고 만든 합법적인 게임이 어쩌다 이렇게 변질 된 걸까요?

그 원인을 김성주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동네 PC방에 가면 인터넷 도박게임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게임 중독자로 만든 걸까요?

한 중독자의 인터넷 게임 방을 살펴봤습니다.

이처럼 크기도 모양도 비슷한 `아바타'를 천 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게입 업체에 천 만원을 주고 구입한 건데 이런 아바타를 살 때 끼워주는 게임 머니로 합법적인 도박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게임 머니는 사고파는 게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환전상들을 통해 얼마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전화나 채팅 등으로 환전상과 연락한 뒤 통장으로 돈이 입금되면 게임에 져주는 방식으로 환전이 이뤄집니다.

이렇게 쉽게 환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 머니를 따서 돈을 벌려는 도박중독자들이 양산되는 겁니다.

이런 불법 환전상들의 매출은 연간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도박게임 환전상 "애들 서너 명 놓고 하는 곳은 대략 한 달 평균 8천~1억 정도 됩니다. 수익이...규모는 정선 카지노보다 더 크죠"

<기자 멘트>

이처럼 인터넷 도박 게임 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규제를 더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리포트>

정부가 새로 마련한 규제안은 한 달에 현금으로 살 수 있는 게임 머니를 30만 원어치로 엄격히 제한하고 게임 한 판에 최대 만원 어치의 게임 머니만 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10만 원 어치의 게임 머니를 잃으면 게임 이용이 이틀 동안 정지됩니다.

하지만, 상당수 게임 중독자들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아이디를 수십 개씩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인터뷰> 이창근(인터넷도박방지위원회 위원장) : "아이디를 접속했을 때 그게 본인인지 확실하게 확인하는 방법을 조금 더 강력하게...."

도박 게임 중독자에 대한 실태 파악이나 재활 방안이 없어서 근본적 해결책이 빠졌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조현섭(한국중독전문가협회 회장) : "정보가 없으면 내가 어느 상태인지 알 수 없으니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도 모르는 것이고. 어디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또, 해외에 서버를 둔 게임업체들은 아예 규제조차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국내 규제 강화와 함께, 미국 등 인터넷 게임 강국들과 국제적인 공동 규제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성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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