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김기리 “‘안 웃겨야지’ 하는 마음으로 연기”
입력 2013.02.12 (08:48) 수정 2013.02.12 (20:10) 연합뉴스
'개그콘서트'에서 개그맨 김기리(28)는 진중한 연기로 웃음을 선사한다.

코너 '불편한 진실'에서 연인에게 진지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그를 보면 웬만한 로맨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못지않다.

'생활의 발견'의 능청스런 종업원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새 코너 '전국구'에서 숨겨왔던 랩 실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진지함 만은 여전하다.

최근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만난 김기리는 "그나마 진지한 연기를 잘하는데 그걸로라도 웃겨서 다행"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그는 "내 단점이 과한 캐릭터 연기를 못 하는 것인데 진지한 연기 자체가 캐릭터처럼 보이니 운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그가 '불편한 진실'과 '생활의 발견'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는 과장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코미디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다.

이런 이유로 그는 "'웃겨야지' 하는 연기보다 '최대한 안 웃겨야지' 하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한다"며 "여기에 웃음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라고 풀이했다.

스스로 캐릭터 연기에 자신이 없다고 하지만 그는 현재 3개의 코너에서 활약하고 있다. '개그콘서트' 경력이 3년에 불과한 그다.

비결을 물으니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러나 이내 "욕심을 좀 내기도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욕심을 내는 사람들은 뭔가 더 하려다 보니 선배들 눈에 좀 더 띄는 것 같아요. 신인은 원래 자기가 주인공인 코너를 잘 안 짜오는데 저는 '한번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른 막내 기수랑 코너를 만들곤 했어요. 그런 걸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불편한 진실' 속 로맨스 연기는 서태훈과 함께 짠 '리얼리티' 코너에서 발전한 것이었다.

그는 "드라마 속 뻔한 연기가 있다"며 "놀라는 표정이나 갑자기 고정하는 시선 등 전형적인 연기 패턴을 개그에 녹여 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진지한 연기를 할 때는 말투도 달라진다.

"원래 좀 어리바리한 말투인데 연기할 때는 좀 힘을 주게 돼요. 무대에서는 나름 복식호흡이나 발성에 신경을 씁니다. 그런데 잘하는 건지 잘 못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불편한 진실'의 상대역 김지민과 호흡에 대해서는 "잘 맞는 것 같지만 이성적인 감정은 없다"고 밝혔다.

진지한 연기를 주로 하다 보니 KBS '사랑과 전쟁'에서 출연 제의가 오기도 했단다.

김기리는 "'개그콘서트' 일정과 많이 겹쳐서 할 수 없었다"며 "정극 연기는 나중에 좀 더 배우고 준비한 후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전국구'는 노래방에서 김기리의 랩 실력을 눈여겨본 선배 개그맨 이종훈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됐다. '전국구'의 메인 타이틀곡은 작곡가로 활동 중인 김기리의 친구가 만들어줬다.

김기리는 "'전국구' 무대에서는 웃겨야 한다는 부담보다 노래를 틀려서는 안 된다는 부담이 크다"며 "원래 객석의 반응을 보면서 연기하는 편인데 '전국구'에서는 그럴 틈이 없다"고 전했다.

김기리는 어릴 때부터 개그맨을 꿈꿔왔다. 웃기는 것 말고는 딱히 잘하는 게 없어 '개그맨이 안 되면 뭐하지'란 생각조차 안 해봤다고 했다.

동아방송예술대에 들어가서는 개그 동아리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지금 '개그콘서트' 선배인 박성광과 박영진을 만났다.

대학로 공연장 무대에도 섰던 그는 방송 관계자의 눈에 띄어 2006년 SBS 개그 프로그램 '개그 1'으로 방송계에 발을 들였다.

군 제대 후 2010년 KBS 공채 25기로 '개그콘서트'와 인연을 맺었다.

김기리는 "처음에 KBS에 들어왔을 때는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가 많이 죽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그는 데뷔 2년 만인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코미디 부문 남자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결과였다.

김기리는 "상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부담은 어느 정도 된다"고 털어놓았다.

"'다음에 뭘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은 있어요. 그리고 지금 상황이 좀 부풀려졌어요. 기획사에 들어가고 때마침 신인상도 받고 코너도 연달아 3개 하게 됐는데 이러다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개그콘서트'의 대표 '훈남'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훈남 정도는 받아들이겠는데 미남 개그맨은 부담스럽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독특한 이름도 그를 알리는 데 한몫했다.

김기리란 이름은 '마을에 터를 잡는다'는 뜻의 본명이다.

친척 어른이 정성껏 지어주신 이름이지만 어렸을 때는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기도 했단다.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린 지금 그의 꿈은 즐겁게 개그를 하는 것이다.

"이 정도 이름을 알렸으면 '괜찮구나' 싶어요. 크게 성공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재미있게 개그를 하고 싶습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하잖아요. 앞으로 다양하고 실험적인 개그를 보여주고 싶어요."
  • 김기리 “‘안 웃겨야지’ 하는 마음으로 연기”
    • 입력 2013-02-12 08:48:52
    • 수정2013-02-12 20:10:31
    연합뉴스
'개그콘서트'에서 개그맨 김기리(28)는 진중한 연기로 웃음을 선사한다.

코너 '불편한 진실'에서 연인에게 진지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그를 보면 웬만한 로맨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못지않다.

'생활의 발견'의 능청스런 종업원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새 코너 '전국구'에서 숨겨왔던 랩 실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진지함 만은 여전하다.

최근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만난 김기리는 "그나마 진지한 연기를 잘하는데 그걸로라도 웃겨서 다행"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그는 "내 단점이 과한 캐릭터 연기를 못 하는 것인데 진지한 연기 자체가 캐릭터처럼 보이니 운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그가 '불편한 진실'과 '생활의 발견'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는 과장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코미디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다.

이런 이유로 그는 "'웃겨야지' 하는 연기보다 '최대한 안 웃겨야지' 하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한다"며 "여기에 웃음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라고 풀이했다.

스스로 캐릭터 연기에 자신이 없다고 하지만 그는 현재 3개의 코너에서 활약하고 있다. '개그콘서트' 경력이 3년에 불과한 그다.

비결을 물으니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러나 이내 "욕심을 좀 내기도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욕심을 내는 사람들은 뭔가 더 하려다 보니 선배들 눈에 좀 더 띄는 것 같아요. 신인은 원래 자기가 주인공인 코너를 잘 안 짜오는데 저는 '한번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른 막내 기수랑 코너를 만들곤 했어요. 그런 걸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불편한 진실' 속 로맨스 연기는 서태훈과 함께 짠 '리얼리티' 코너에서 발전한 것이었다.

그는 "드라마 속 뻔한 연기가 있다"며 "놀라는 표정이나 갑자기 고정하는 시선 등 전형적인 연기 패턴을 개그에 녹여 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진지한 연기를 할 때는 말투도 달라진다.

"원래 좀 어리바리한 말투인데 연기할 때는 좀 힘을 주게 돼요. 무대에서는 나름 복식호흡이나 발성에 신경을 씁니다. 그런데 잘하는 건지 잘 못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불편한 진실'의 상대역 김지민과 호흡에 대해서는 "잘 맞는 것 같지만 이성적인 감정은 없다"고 밝혔다.

진지한 연기를 주로 하다 보니 KBS '사랑과 전쟁'에서 출연 제의가 오기도 했단다.

김기리는 "'개그콘서트' 일정과 많이 겹쳐서 할 수 없었다"며 "정극 연기는 나중에 좀 더 배우고 준비한 후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전국구'는 노래방에서 김기리의 랩 실력을 눈여겨본 선배 개그맨 이종훈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됐다. '전국구'의 메인 타이틀곡은 작곡가로 활동 중인 김기리의 친구가 만들어줬다.

김기리는 "'전국구' 무대에서는 웃겨야 한다는 부담보다 노래를 틀려서는 안 된다는 부담이 크다"며 "원래 객석의 반응을 보면서 연기하는 편인데 '전국구'에서는 그럴 틈이 없다"고 전했다.

김기리는 어릴 때부터 개그맨을 꿈꿔왔다. 웃기는 것 말고는 딱히 잘하는 게 없어 '개그맨이 안 되면 뭐하지'란 생각조차 안 해봤다고 했다.

동아방송예술대에 들어가서는 개그 동아리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지금 '개그콘서트' 선배인 박성광과 박영진을 만났다.

대학로 공연장 무대에도 섰던 그는 방송 관계자의 눈에 띄어 2006년 SBS 개그 프로그램 '개그 1'으로 방송계에 발을 들였다.

군 제대 후 2010년 KBS 공채 25기로 '개그콘서트'와 인연을 맺었다.

김기리는 "처음에 KBS에 들어왔을 때는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가 많이 죽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그는 데뷔 2년 만인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코미디 부문 남자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결과였다.

김기리는 "상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부담은 어느 정도 된다"고 털어놓았다.

"'다음에 뭘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은 있어요. 그리고 지금 상황이 좀 부풀려졌어요. 기획사에 들어가고 때마침 신인상도 받고 코너도 연달아 3개 하게 됐는데 이러다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개그콘서트'의 대표 '훈남'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훈남 정도는 받아들이겠는데 미남 개그맨은 부담스럽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독특한 이름도 그를 알리는 데 한몫했다.

김기리란 이름은 '마을에 터를 잡는다'는 뜻의 본명이다.

친척 어른이 정성껏 지어주신 이름이지만 어렸을 때는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기도 했단다.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린 지금 그의 꿈은 즐겁게 개그를 하는 것이다.

"이 정도 이름을 알렸으면 '괜찮구나' 싶어요. 크게 성공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재미있게 개그를 하고 싶습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하잖아요. 앞으로 다양하고 실험적인 개그를 보여주고 싶어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