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종목과 비종목 차이는 ‘하늘과 땅’

입력 2013.02.12 (16:16) 수정 2013.02.12 (20: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런던올림픽 26개 종목 가운데 레슬링을 제외한 25개 종목을 '핵심 종목'으로 선정, 발표하면서 비올림픽종목이 된 레슬링의 운명에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라는게 해당 종목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올림픽 종목에 포함될 경우 해당 종목의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된다.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노리는 대한스쿼시연맹 최인수 사무국장은 "현재 국내 선수 수가 500명 정도에 불과하고 대학팀에서도 비올림픽 종목이라는 이유로 정원을 적게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종목의 비전이 왔다갔다하는 문제기 때문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 학교 팀의 정원이 늘어나면서 저변 확대가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해당 경기단체의 수입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먼저 IOC는 올림픽 종목을 5개 그룹으로 나눠 해당 경기단체에 TV방영권 수익금을 분배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최하위 그룹이었던 태권도의 세계태권도연맹이 600만 달러(약 65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에서 퇴출당한 레슬링은 2020년 대회부터 TV방영권 수익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국내 경기단체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한체육회에서는 가맹 경기단체에 경기력 향상 지원비를 연간 단위로 지급하는데 여기에 올림픽 종목과 비올림픽 종목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가맹 경기단체를 전체 8등급으로 나눠 가장 높은 등급인 '직전 올림픽 금메달 획득 종목'에는 연간 지원비 2억4천800만원이 지급되지만 가장 아래 등급인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 비메달 종목과 기타 단체'에는 1억300만원만 준다.

체육회로부터 받는 돈이 연간 1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체육회가 운영하는 선수촌 사용 지원도 올림픽 종목일수록 더 많이 받게 된다.

또 선수들이 연금 포인트를 쌓는 것 역시 올림픽 종목이 훨씬 유리하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연금 점수 90점을 주지만 같은 4년 주기의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1위를 차지하더라도 연금 점수가 45점밖에 안 나온다. 세계선수권이 해마다 열리는 종목이라면 금메달을 따더라도 20점에 불과하다.

스폰서의 증가도 올림픽 종목이 되면 예상할 수 있는 기대 효과다.

스쿼시연맹 최 국장은 "국제 대회 유치 제안서를 기업들에 내더라도 올림픽 종목이 아니면 큰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테니스의 세부 종목으로 하계올림픽 진출을 바라보는 대한정구협회 김태주 사무국장 역시 "평소에는 같은 비인기 종목이었다가도 올림픽 때만 되면 후원사들이 많이 생기는 종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정구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올림픽 종목만 되면 금메달 효자 종목으로 발돋움하면서 선수들이 갖는 자긍심이나 주위의 관심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올림픽에서 퇴출이 결정된 레슬링은 앞으로 저변의 축소와 수입원 감소 등으로 인해 커다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올림픽종목과 비종목 차이는 ‘하늘과 땅’
    • 입력 2013-02-12 16:16:54
    • 수정2013-02-12 20:51:24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런던올림픽 26개 종목 가운데 레슬링을 제외한 25개 종목을 '핵심 종목'으로 선정, 발표하면서 비올림픽종목이 된 레슬링의 운명에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라는게 해당 종목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올림픽 종목에 포함될 경우 해당 종목의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된다.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노리는 대한스쿼시연맹 최인수 사무국장은 "현재 국내 선수 수가 500명 정도에 불과하고 대학팀에서도 비올림픽 종목이라는 이유로 정원을 적게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종목의 비전이 왔다갔다하는 문제기 때문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 학교 팀의 정원이 늘어나면서 저변 확대가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해당 경기단체의 수입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먼저 IOC는 올림픽 종목을 5개 그룹으로 나눠 해당 경기단체에 TV방영권 수익금을 분배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최하위 그룹이었던 태권도의 세계태권도연맹이 600만 달러(약 65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에서 퇴출당한 레슬링은 2020년 대회부터 TV방영권 수익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국내 경기단체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한체육회에서는 가맹 경기단체에 경기력 향상 지원비를 연간 단위로 지급하는데 여기에 올림픽 종목과 비올림픽 종목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가맹 경기단체를 전체 8등급으로 나눠 가장 높은 등급인 '직전 올림픽 금메달 획득 종목'에는 연간 지원비 2억4천800만원이 지급되지만 가장 아래 등급인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 비메달 종목과 기타 단체'에는 1억300만원만 준다. 체육회로부터 받는 돈이 연간 1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체육회가 운영하는 선수촌 사용 지원도 올림픽 종목일수록 더 많이 받게 된다. 또 선수들이 연금 포인트를 쌓는 것 역시 올림픽 종목이 훨씬 유리하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연금 점수 90점을 주지만 같은 4년 주기의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1위를 차지하더라도 연금 점수가 45점밖에 안 나온다. 세계선수권이 해마다 열리는 종목이라면 금메달을 따더라도 20점에 불과하다. 스폰서의 증가도 올림픽 종목이 되면 예상할 수 있는 기대 효과다. 스쿼시연맹 최 국장은 "국제 대회 유치 제안서를 기업들에 내더라도 올림픽 종목이 아니면 큰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테니스의 세부 종목으로 하계올림픽 진출을 바라보는 대한정구협회 김태주 사무국장 역시 "평소에는 같은 비인기 종목이었다가도 올림픽 때만 되면 후원사들이 많이 생기는 종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정구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올림픽 종목만 되면 금메달 효자 종목으로 발돋움하면서 선수들이 갖는 자긍심이나 주위의 관심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올림픽에서 퇴출이 결정된 레슬링은 앞으로 저변의 축소와 수입원 감소 등으로 인해 커다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