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금’ 양정모 “후배들아, 실망하지마”

입력 2013.02.13 (14:52) 수정 2013.02.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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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의 뿌리'인 양정모(60) 희망나무커뮤니티 이사장은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 탈락으로 실의에 빠진 후배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려 애썼다.

양 이사장은 1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후배들에게 "레슬링은 절대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테니 실망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양 이사장은 레슬링 한 종목을 넘어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체육의 '전설'이다.

그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2㎏급에서 우승, 조국에 건국 이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금의환향한 양 이사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건의하면서 숱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한국 체육의 요람' 한국체대가 개교했다.

한국체대는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선 한국 체육의 기틀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고된 훈련을 이겨내는 자부심의 뿌리가 양 이사장의 활약에서 시작된 셈이다.

선수들은 양 이사장에서 시작된 선배들의 화려한 계보를 바라보면서 자신도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서겠다는 꿈을 품고 뛴다.

양 이사장은 "고대 올림픽에서부터 치러진 레슬링을 올림픽에서 아예 제외한다는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국제레슬링연맹(FILA)이 잘 대응한다면 체급 수 등이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사라질 위기는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그는 "올해에도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많은 국제대회가 열린다"면서 "후배들은 의욕을 잃지 않고 열심히 운동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레슬링인들이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단합한다면 레슬링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스스로 "뼛속까지 레슬러"라고 말할 정도로 종목에 강한 애정을 가진 양 이사장도 레슬링이 핵심종목에서 탈락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양정모 이사장은 "가뜩이나 선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인데 이런 소식이 들리면 전 세계적으로도 모든 레슬러가 의기소침해지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FILA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양 이사장은 "내가 선수로 뛸 때에는 종합점수제로 경기가 진행됐는데, 세트제로 바뀌면서 선수들이 한 점이라도 더 내려고 하기보다는 세트의 승리를 지키는 데 급급했다"면서 "자연히 큰 기술은 없어지고 레슬링이 지루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전문가들도 승자를 쉽게 판별하지 못할 만큼 알쏭달쏭한 경기가 나올 정도"라고 한탄했다.

이어 "심판 출신인 현 FILA 회장이 독단적으로 연맹을 운영하면서 심판들까지 눈치를 보는 지경이 돼 공정성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양 이사장은 "레슬링다운 레슬링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FILA가 IOC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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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금’ 양정모 “후배들아, 실망하지마”
    • 입력 2013-02-13 14:52:56
    • 수정2013-02-13 14:58:01
    연합뉴스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의 뿌리'인 양정모(60) 희망나무커뮤니티 이사장은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 탈락으로 실의에 빠진 후배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려 애썼다. 양 이사장은 1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후배들에게 "레슬링은 절대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테니 실망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양 이사장은 레슬링 한 종목을 넘어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체육의 '전설'이다. 그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2㎏급에서 우승, 조국에 건국 이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금의환향한 양 이사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건의하면서 숱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한국 체육의 요람' 한국체대가 개교했다. 한국체대는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선 한국 체육의 기틀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고된 훈련을 이겨내는 자부심의 뿌리가 양 이사장의 활약에서 시작된 셈이다. 선수들은 양 이사장에서 시작된 선배들의 화려한 계보를 바라보면서 자신도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서겠다는 꿈을 품고 뛴다. 양 이사장은 "고대 올림픽에서부터 치러진 레슬링을 올림픽에서 아예 제외한다는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국제레슬링연맹(FILA)이 잘 대응한다면 체급 수 등이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사라질 위기는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그는 "올해에도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많은 국제대회가 열린다"면서 "후배들은 의욕을 잃지 않고 열심히 운동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레슬링인들이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단합한다면 레슬링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스스로 "뼛속까지 레슬러"라고 말할 정도로 종목에 강한 애정을 가진 양 이사장도 레슬링이 핵심종목에서 탈락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양정모 이사장은 "가뜩이나 선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인데 이런 소식이 들리면 전 세계적으로도 모든 레슬러가 의기소침해지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FILA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양 이사장은 "내가 선수로 뛸 때에는 종합점수제로 경기가 진행됐는데, 세트제로 바뀌면서 선수들이 한 점이라도 더 내려고 하기보다는 세트의 승리를 지키는 데 급급했다"면서 "자연히 큰 기술은 없어지고 레슬링이 지루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전문가들도 승자를 쉽게 판별하지 못할 만큼 알쏭달쏭한 경기가 나올 정도"라고 한탄했다. 이어 "심판 출신인 현 FILA 회장이 독단적으로 연맹을 운영하면서 심판들까지 눈치를 보는 지경이 돼 공정성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양 이사장은 "레슬링다운 레슬링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FILA가 IOC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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