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렁물렁한 외계인, 물렁곈의 첫 솔로앨범입니다”

입력 2013.02.2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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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톱밴드' 준우승 포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름은 물렁곈. '물렁물렁한 외계인'이라는 뜻이다.

나이는 27세.

"저는 제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중학교 때부터 애들이 저더러 '외계인'이라고 했어요. 특이하다는 거죠. 그런데 외계인이라고 하면 좀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이왕 외계인이라면 ET처럼 귀엽고 순수한 느낌의 외계인으로 불러달라는 의미에서 '물렁곈'이라는 별명을 제 스스로 지었어요. '물렁물렁한 외계인'이라는 뜻이죠. 그때부턴 다들 저를 '물렁곈'이라고 불렀어요."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말이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사회에서 물렁곈은 2011년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2006학번.

심리학과에 들어간 이유가 특이하다. 음악을 하기 위해서다.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것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심리학을 배우는 게 필요할 것 같았어요. 인문학과로 진학해야 음악을 하게 해주겠다는 부모님의 뜻도 조금은 작용했고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위로가 많이 됐어요. 내가 그렇게 이상한 애가 아니구나 알게 된 거죠.(웃음) 사람을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마음이 많이 편해졌죠."

물렁곈은 대학을 졸업한 그해 10월 KBS 2TV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톱밴드'에 '포(POE)'라는 이름의 밴드로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 후로 1년 4개월이 흘렀다. 물렁곈은 28일 첫 솔로앨범 '싸이키델릭'을 발표하고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다.

작사, 작곡, 연주, 기본 편곡, 사운드디자인까지 모두 소화해냈다. 타이틀곡 '이상한 토끼를 위한 왈츠'를 비롯해 총 10곡이 담겼다.

이중 타이틀곡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은 스타 발레리나 김주원이 참여하는 미디어아트공연 '레플리카' 1부의 무용음악으로 선곡됐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앨범 제목처럼 몽환적인 느낌의 사이키델릭 음악이다. 듣고 있으면 꿈을 꾸는 듯 몽롱해진다. 참고로 그는 술, 담배를 못한다고 밝혔다.

"제가 자면서 꿈을 참 많이 꿔요. 가만히 있다가 어떤 한가지 생각에 푹 빠져버리기도 하고요. 그렇게 얻은 생각과 이야기들을 남들에게 전하고 싶은데 말재주가 없어요. 제 말을 사람들이 잘 못 알아들어요.(웃음) 그 답답함을 노래로 풀어내고 싶어 음악을 하게 됐어요. 음악을 통해 제 생각을 전달하고 남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물렁곈은 "나한테는 음악이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음악을 통해 남들과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며 씩 웃었다.

노래에서는 중저음의 허스키 보이스를 자랑하는 그는 평상시에는 10대 소녀처럼 앳된 보이스다.

그 간극이 너무 커서 처음에는 같은 사람인가 의심스러울 정도. 그의 머리는 샛노랗다.

학창시절부터 보라색, 와인색, 회색 등으로 염색을 해왔다는 그는 여러 가지로 '물렁곈'스러웠다.

그런 그를 발탁하고 키운 이는 인기 드러머이자 프로듀서인 남궁연. 둘은 '톱밴드' 때 심사위원과 참가자로 인연을 맺었다. 이번 앨범에도 남궁연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남궁연 선생님을 만난 건 완전한 행운이죠. 제게 전혀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고, 늘 제게 현실에 한 발은 붙이고 있으라고 충고해주세요. 그간 제가 너무 제 안에 갇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소통의 방법을 가르쳐준 분입니다."

물렁곈은 "세상과의 소통을 엄청나게 원하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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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렁물렁한 외계인, 물렁곈의 첫 솔로앨범입니다”
    • 입력 2013-02-28 08:21:42
    연합뉴스
KBS '톱밴드' 준우승 포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름은 물렁곈. '물렁물렁한 외계인'이라는 뜻이다.

나이는 27세.

"저는 제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중학교 때부터 애들이 저더러 '외계인'이라고 했어요. 특이하다는 거죠. 그런데 외계인이라고 하면 좀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이왕 외계인이라면 ET처럼 귀엽고 순수한 느낌의 외계인으로 불러달라는 의미에서 '물렁곈'이라는 별명을 제 스스로 지었어요. '물렁물렁한 외계인'이라는 뜻이죠. 그때부턴 다들 저를 '물렁곈'이라고 불렀어요."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말이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사회에서 물렁곈은 2011년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2006학번.

심리학과에 들어간 이유가 특이하다. 음악을 하기 위해서다.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것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심리학을 배우는 게 필요할 것 같았어요. 인문학과로 진학해야 음악을 하게 해주겠다는 부모님의 뜻도 조금은 작용했고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위로가 많이 됐어요. 내가 그렇게 이상한 애가 아니구나 알게 된 거죠.(웃음) 사람을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마음이 많이 편해졌죠."

물렁곈은 대학을 졸업한 그해 10월 KBS 2TV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톱밴드'에 '포(POE)'라는 이름의 밴드로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 후로 1년 4개월이 흘렀다. 물렁곈은 28일 첫 솔로앨범 '싸이키델릭'을 발표하고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다.

작사, 작곡, 연주, 기본 편곡, 사운드디자인까지 모두 소화해냈다. 타이틀곡 '이상한 토끼를 위한 왈츠'를 비롯해 총 10곡이 담겼다.

이중 타이틀곡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은 스타 발레리나 김주원이 참여하는 미디어아트공연 '레플리카' 1부의 무용음악으로 선곡됐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앨범 제목처럼 몽환적인 느낌의 사이키델릭 음악이다. 듣고 있으면 꿈을 꾸는 듯 몽롱해진다. 참고로 그는 술, 담배를 못한다고 밝혔다.

"제가 자면서 꿈을 참 많이 꿔요. 가만히 있다가 어떤 한가지 생각에 푹 빠져버리기도 하고요. 그렇게 얻은 생각과 이야기들을 남들에게 전하고 싶은데 말재주가 없어요. 제 말을 사람들이 잘 못 알아들어요.(웃음) 그 답답함을 노래로 풀어내고 싶어 음악을 하게 됐어요. 음악을 통해 제 생각을 전달하고 남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물렁곈은 "나한테는 음악이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음악을 통해 남들과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며 씩 웃었다.

노래에서는 중저음의 허스키 보이스를 자랑하는 그는 평상시에는 10대 소녀처럼 앳된 보이스다.

그 간극이 너무 커서 처음에는 같은 사람인가 의심스러울 정도. 그의 머리는 샛노랗다.

학창시절부터 보라색, 와인색, 회색 등으로 염색을 해왔다는 그는 여러 가지로 '물렁곈'스러웠다.

그런 그를 발탁하고 키운 이는 인기 드러머이자 프로듀서인 남궁연. 둘은 '톱밴드' 때 심사위원과 참가자로 인연을 맺었다. 이번 앨범에도 남궁연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남궁연 선생님을 만난 건 완전한 행운이죠. 제게 전혀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고, 늘 제게 현실에 한 발은 붙이고 있으라고 충고해주세요. 그간 제가 너무 제 안에 갇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소통의 방법을 가르쳐준 분입니다."

물렁곈은 "세상과의 소통을 엄청나게 원하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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