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살핀 ‘한국 여 축구 발전 방향은’

입력 2013.02.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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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자 축구는 몇 년 전까지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것 없이 비인기 종목이었다. 그러나 일본 여자 축구는 지금 자국내 인기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여자 축구 인기몰이의 선봉에는 '강호' 고베 아이낙이 있다.

2011년 일본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것을 고베 아이낙은 놓치지 않고 흥행 발판으로 삼았다.

당시 대표팀 선수 가운데 7명이 이 팀 소속이었다.

대회 득점왕을 차지한 사와 호마레(35) 역시 고베 아이낙의 간판스타다.

나데시코(여자 축구 대표팀 애칭)는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면서 단숨에 스타로 발돋움했다.

TV와 신문에서 선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자 고베 아이낙은 중요 뉴스나 신문 주요 지면이 아니면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강수를 두는 전략을 썼다.

선수들의 인터뷰가 주요 뉴스로 취급되자 대회 후에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다. 이것이 국내리그까지 관심이 번져 팀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

이뿐만 아니다. 지역 상권과 접촉해 고베 아이낙이 이기면 할인 이벤트를 열게 하는 등 지역 연고 제도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고베 아이낙 경기와 선수들에 관한 TV 프로그램인 아이낙 TV가 만들어졌다. 클럽 하우스를 완성하는 등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었다.

효과는 눈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전 유료 관중은 1천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후에는 정규리그 경기마다 1만 4천여 명의 팬이 운집했다.

비시즌에 치르는 연습경기에도 100~200명의 팬이 참가할 정도다.

고베 아이낙이 팬 끌어 모으기에 성공하면서 전체 리그에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가져왔다.

고베 아이낙의 상대로 맞붙는 팀 경기에도 자연스럽게 관중이 늘어나면서 리그 시장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전폭적인 지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구단 실무자들이 리그 운영위원회를 꾸린 덕분이기도 하다.

한국여자축구 WK리그에도 리그 운영위원회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위원들 대부분이 연맹 직원으로 구성돼 있어 구단들이 리그 운영에 참여하는 기회가 제한돼 있다.

문홍선 고베 아이낙 회장은 "한 팀이 발전하면 전체 리그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며 "한국 축구에서도 꾸준한 관심과 투자가 뒷받침되면 이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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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서 살핀 ‘한국 여 축구 발전 방향은’
    • 입력 2013-02-28 09:34:35
    연합뉴스
일본 여자 축구는 몇 년 전까지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것 없이 비인기 종목이었다. 그러나 일본 여자 축구는 지금 자국내 인기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여자 축구 인기몰이의 선봉에는 '강호' 고베 아이낙이 있다. 2011년 일본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것을 고베 아이낙은 놓치지 않고 흥행 발판으로 삼았다. 당시 대표팀 선수 가운데 7명이 이 팀 소속이었다. 대회 득점왕을 차지한 사와 호마레(35) 역시 고베 아이낙의 간판스타다. 나데시코(여자 축구 대표팀 애칭)는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면서 단숨에 스타로 발돋움했다. TV와 신문에서 선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자 고베 아이낙은 중요 뉴스나 신문 주요 지면이 아니면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강수를 두는 전략을 썼다. 선수들의 인터뷰가 주요 뉴스로 취급되자 대회 후에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다. 이것이 국내리그까지 관심이 번져 팀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 이뿐만 아니다. 지역 상권과 접촉해 고베 아이낙이 이기면 할인 이벤트를 열게 하는 등 지역 연고 제도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고베 아이낙 경기와 선수들에 관한 TV 프로그램인 아이낙 TV가 만들어졌다. 클럽 하우스를 완성하는 등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었다. 효과는 눈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전 유료 관중은 1천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후에는 정규리그 경기마다 1만 4천여 명의 팬이 운집했다. 비시즌에 치르는 연습경기에도 100~200명의 팬이 참가할 정도다. 고베 아이낙이 팬 끌어 모으기에 성공하면서 전체 리그에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가져왔다. 고베 아이낙의 상대로 맞붙는 팀 경기에도 자연스럽게 관중이 늘어나면서 리그 시장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전폭적인 지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구단 실무자들이 리그 운영위원회를 꾸린 덕분이기도 하다. 한국여자축구 WK리그에도 리그 운영위원회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위원들 대부분이 연맹 직원으로 구성돼 있어 구단들이 리그 운영에 참여하는 기회가 제한돼 있다. 문홍선 고베 아이낙 회장은 "한 팀이 발전하면 전체 리그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며 "한국 축구에서도 꾸준한 관심과 투자가 뒷받침되면 이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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