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임현규, ‘감량 실패’ 설움 날린 니킥

입력 2013.03.03 (15:53) 수정 2013.03.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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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규(28·코리안탑팀)는 3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펼쳐진 UFC 데뷔전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캔버스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에겐 승리의 감격과 함께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을 터였다.

임현규는 이날 데뷔전을 치렀으나 애초 그의 UFC 첫 경기는 지난해 11월 마카오 대회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임현규는 대회 이틀을 남기고 현지에서 감량 도중 쓰러져 UFC 무대인 옥타곤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귀국해야 했다.

임현규가 격투기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군 제대 직후인 2005년 11월이다.

임현규는 무려 7년 만에 그토록 꿈에 그리던 무대에 진출할 기회를 얻었으나 자기 관리에 실패해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그는 이후 한 달 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자책과 후회로 말미암아 잠 못 드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체념하던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고 이번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임현규는 우선 무리하게 감량을 시도하다 실패한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기간을 길게 두고 체계적으로 감량했다.

성공적인 감량으로 대회 이틀 전에는 웰터급(77㎏) 한계 체중까지 1.6㎏만을 남겨놓은 임현규는 결국 전날 시행된 계체를 무난하게 통과했다.

임현규는 자신감과 힘이 넘쳤다. 그를 지도하는 전찬열 코리안탑팀 대표는 임현규가 1라운드 초반에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장담했다.

신장 191㎝의 임현규는 두 팔을 쫙 벌렸을 때 길이가 200㎝에 달할 정도로 긴 팔을 자랑한다.

웰터급 선수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하드웨어를 갖춘 셈이다.

여기에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준급의 레슬링 실력까지 갖춰 '한국의 존 존스'로 불리는 임현규였기에 승리는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임현규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다.

임현규는 자신보다 8㎝나 작은 마르셀로 구에마레스(30·브라질)와 거리를 유지하며 스트레이트 펀치를 계속 날렸으나 정타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타격에 치중하다 하반신 방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래플링이 장점인 구에마레스에게 1, 2라운드에서 연달아 테이크다운을 허용, 수세에 몰렸다.

임현규의 얼굴은 2라운드 중반에 이미 피로 붉게 물들어 갔다.

하지만 패색이 짙어가던 그때 임현규의 강력한 한 방이 터져 나왔다.

임현규는 2라운드 종료 1분을 남겨놓고 구에마레스의 얼굴에 왼발 니킥을 꽂아넣었다. 구에마레스는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임현규가 만약 이날 경기에서 패했다면 이미 한 차례 데뷔전을 연기한 그를 위한 자리는 UFC에서 더는 없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임현규는 기적같은 니킥 한방으로 화끈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더 큰 도전을 향한 추동력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탁월한 신체능력을 갖춘 임현규가 UFC에서 단기간 내에 10위권 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운 임현규가 그의 능력을 어디까지 발휘할 수 있을지 이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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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FC 임현규, ‘감량 실패’ 설움 날린 니킥
    • 입력 2013-03-03 15:53:03
    • 수정2013-03-03 16:41:01
    연합뉴스
임현규(28·코리안탑팀)는 3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펼쳐진 UFC 데뷔전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캔버스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에겐 승리의 감격과 함께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을 터였다. 임현규는 이날 데뷔전을 치렀으나 애초 그의 UFC 첫 경기는 지난해 11월 마카오 대회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임현규는 대회 이틀을 남기고 현지에서 감량 도중 쓰러져 UFC 무대인 옥타곤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귀국해야 했다. 임현규가 격투기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군 제대 직후인 2005년 11월이다. 임현규는 무려 7년 만에 그토록 꿈에 그리던 무대에 진출할 기회를 얻었으나 자기 관리에 실패해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그는 이후 한 달 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자책과 후회로 말미암아 잠 못 드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체념하던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고 이번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임현규는 우선 무리하게 감량을 시도하다 실패한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기간을 길게 두고 체계적으로 감량했다. 성공적인 감량으로 대회 이틀 전에는 웰터급(77㎏) 한계 체중까지 1.6㎏만을 남겨놓은 임현규는 결국 전날 시행된 계체를 무난하게 통과했다. 임현규는 자신감과 힘이 넘쳤다. 그를 지도하는 전찬열 코리안탑팀 대표는 임현규가 1라운드 초반에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장담했다. 신장 191㎝의 임현규는 두 팔을 쫙 벌렸을 때 길이가 200㎝에 달할 정도로 긴 팔을 자랑한다. 웰터급 선수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하드웨어를 갖춘 셈이다. 여기에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준급의 레슬링 실력까지 갖춰 '한국의 존 존스'로 불리는 임현규였기에 승리는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임현규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다. 임현규는 자신보다 8㎝나 작은 마르셀로 구에마레스(30·브라질)와 거리를 유지하며 스트레이트 펀치를 계속 날렸으나 정타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타격에 치중하다 하반신 방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래플링이 장점인 구에마레스에게 1, 2라운드에서 연달아 테이크다운을 허용, 수세에 몰렸다. 임현규의 얼굴은 2라운드 중반에 이미 피로 붉게 물들어 갔다. 하지만 패색이 짙어가던 그때 임현규의 강력한 한 방이 터져 나왔다. 임현규는 2라운드 종료 1분을 남겨놓고 구에마레스의 얼굴에 왼발 니킥을 꽂아넣었다. 구에마레스는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임현규가 만약 이날 경기에서 패했다면 이미 한 차례 데뷔전을 연기한 그를 위한 자리는 UFC에서 더는 없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임현규는 기적같은 니킥 한방으로 화끈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더 큰 도전을 향한 추동력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탁월한 신체능력을 갖춘 임현규가 UFC에서 단기간 내에 10위권 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운 임현규가 그의 능력을 어디까지 발휘할 수 있을지 이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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