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류중일호, 비장한 ‘마지막 조율’

입력 2013.03.03 (19:05) 수정 2013.03.0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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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판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 야구 대표팀이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류중일(삼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타이완 타이중의 타이중 구장에서 훈련했다.

전날 주자와 충돌해 종아리 근육이 아픈 포수 강민호(롯데)만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을 뿐, 모든 선수가 야구장에 모여 전날 패배의 아픔을 씻어내려 애썼다.

마침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네덜란드와 타이완의 2차전이 벌어지는 중이라 경기 상황에 따라 대표팀 스태프들의 표정이 시시각각 달라지기도 했다.

초반 네덜란드가 먼저 3점을 뽑아내 3-0으로 앞서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훈련을 돕는 트레이너들 사이에서 "좋아"라는 반응과 함께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타이완이 추격을 시작한 이후로는 다들 경기 소식을 공유하기보다는 훈련 자체에 집중하려 애썼다.

네덜란드에 지면서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되는 상황이라 선수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농담이나 가벼운 장난도 자제한 채 묵묵히 몸을 움직이는 선수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나머지 경기에서 승리해 2라운드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은 잃지 않으려 애썼다.

전날 선발 등판해 패전투수가 된 윤석민(KIA)은 "괜찮다"면서 "국민들이 한국팀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던데, 그렇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마운드에서 중책을 맡을 투수 송승준(롯데)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용덕 투수코치도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겠지만 아직 두 경기가 남아 있지 않으냐"라며 그렇다고 크게 가라앉은 분위기도 아니라고 전했다.

류중일 감독도 아쉬운 마음은 여전했지만 어느 정도 미소를 되찾고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훈련에 앞서 외야에 선수들을 둥글게 모아놓고 5분 가까이 미팅을 한 류 감독은 "잘 되는 경기에서는 배우는 것이 없어도 실패에서는 배우는 것이 많고,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공부가 될 것이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류 감독은 4일 열리는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라인업을 약간 조정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타격감이 좋지 않던 최정(SK)이 어제 좋은 안타를 때린 만큼 타순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승엽(삼성)을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이승엽이 출전한다면 1루 수비를 맡길 생각"이라고 구상을 전했다.

류 감독은 "호주의 선발 투수가 나오면 타순을 정할 것"이라며 "호주 선수들의 경기 비디오는 다 봤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으로 출발하기 30분 전에 다시 투수와 타자를 나눠 상대할 선수들을 거듭 분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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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류중일호, 비장한 ‘마지막 조율’
    • 입력 2013-03-03 19:05:23
    • 수정2013-03-03 19:24:51
    연합뉴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판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 야구 대표팀이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류중일(삼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타이완 타이중의 타이중 구장에서 훈련했다. 전날 주자와 충돌해 종아리 근육이 아픈 포수 강민호(롯데)만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을 뿐, 모든 선수가 야구장에 모여 전날 패배의 아픔을 씻어내려 애썼다. 마침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네덜란드와 타이완의 2차전이 벌어지는 중이라 경기 상황에 따라 대표팀 스태프들의 표정이 시시각각 달라지기도 했다. 초반 네덜란드가 먼저 3점을 뽑아내 3-0으로 앞서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훈련을 돕는 트레이너들 사이에서 "좋아"라는 반응과 함께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타이완이 추격을 시작한 이후로는 다들 경기 소식을 공유하기보다는 훈련 자체에 집중하려 애썼다. 네덜란드에 지면서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되는 상황이라 선수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농담이나 가벼운 장난도 자제한 채 묵묵히 몸을 움직이는 선수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나머지 경기에서 승리해 2라운드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은 잃지 않으려 애썼다. 전날 선발 등판해 패전투수가 된 윤석민(KIA)은 "괜찮다"면서 "국민들이 한국팀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던데, 그렇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마운드에서 중책을 맡을 투수 송승준(롯데)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용덕 투수코치도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겠지만 아직 두 경기가 남아 있지 않으냐"라며 그렇다고 크게 가라앉은 분위기도 아니라고 전했다. 류중일 감독도 아쉬운 마음은 여전했지만 어느 정도 미소를 되찾고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훈련에 앞서 외야에 선수들을 둥글게 모아놓고 5분 가까이 미팅을 한 류 감독은 "잘 되는 경기에서는 배우는 것이 없어도 실패에서는 배우는 것이 많고,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공부가 될 것이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류 감독은 4일 열리는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라인업을 약간 조정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타격감이 좋지 않던 최정(SK)이 어제 좋은 안타를 때린 만큼 타순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승엽(삼성)을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이승엽이 출전한다면 1루 수비를 맡길 생각"이라고 구상을 전했다. 류 감독은 "호주의 선발 투수가 나오면 타순을 정할 것"이라며 "호주 선수들의 경기 비디오는 다 봤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으로 출발하기 30분 전에 다시 투수와 타자를 나눠 상대할 선수들을 거듭 분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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