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기업 일감 몰아주기…‘계열분리’ 꼼수

<앵커 멘트>

대기업 계열사끼리 지나치게 거래를 많이하면 엄한 처벌을 받는데요,

어찌된 일이지, 일감을 독식하다시피하는 총수의 친족 기업들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계열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인데요.

현 실태와 문제점을 정윤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휴대전화 이어폰 업체는 8년전 삼성에서 계열 분리했지만 거래의 99%가 삼성전자 납품입니다.

액수도 계열분리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회사의 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의 세째 누나와 조카들.

<녹취>영보엔지니어링 관계자: (삼성전자와의 거래는 계속 했던건가요?) 거래는 뭐 계속 거래를 해왔던거는 맞고요."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돼 공정위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무혐의였습니다.

계열 분리를 했고 부당한 거래행위가 없었다는 겁니다.

허창수 GS 회장 5촌 조카인 허자홍씨가 운영하는 주유시설 정화업체도

내부 자료를 확인했더니, 2011년 현재 맡은 공사 85건중 61건, 70% 이상이 GS 계열사 것입니다.

그것도 대부분 수의 계약입니다.

역시 8년전에 계열 분리했는데,

계열분리 한달 전, 2대 주주로 GS와 특수관계에 있는 형 세홍씨가 지분을 15%에서 9.9%로 낮췄습니다.

법적 요건인 10%미만에 맞춘 겁니다.

때문에 계열 분리는 일감 몰아 주기 논란에 면죄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내부 거래 공시의무조차 없어 파악도 어렵습니다.

<인터뷰>정선섭(재벌닷컴 대표): "실제로 거래관계가 노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재산이 넘겨지고 지원이 이뤄지는 지 우리가 알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거죠."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조카 기업인 현대BS&C와 구본무 LG회장의 동생 기업인 희성전자 등도 비슷한 형태의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감 몰아 주기 처벌 강화를 앞두고 계열 분리가 일감 몰아주기 묘수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비계열사의 내부거래 공시 의무화와 부당 거래 처벌 가능성등을 따져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