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지?’ 예상밖 새 교황 탄생에 어리둥절

입력 2013.03.14 (06:31) 수정 2013.03.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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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 순식간에 군중으로 가득 메워져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을 주시하던 군중 속에서 "연기가 나온다"는 소리가 나왔다. 웅성거림은 잠시 뒤에 비로소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하얀 연기인지 검은 연기인지 분간이 안 돼 머뭇거렸던 성 베드로 광장의 신자들은 교황 탄생에 대한 확신이 들고 난 뒤에야 비로소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일부 신자는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7시를 넘긴 시각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소집된지 이틀만에 12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 새 교황을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새 교황 선출 소식을 알리는 하얀 연기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나올 때에는 수천 명 정도만이 성 베드로 광장을 지켰다.

바티칸시티 일원에 온종일 비가 내린 탓도 있었지만, 콘클라베 결과가 나오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오늘은 아니겠지"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굴뚝의 하얀 연기에 이어 성당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자동차 경적 소리까지 더해지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나와 성 베드로 대성당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좀 더 가까이에서 새 교황을 맞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새 교황이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는 10만-15만명이 들어설 수 있는 광장이 인파로 가득 메워졌다.

발표를 맡은 장-루이 토랑 프랑스 추기경이 베드로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등장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을 거명하자 군중은 일시에 조용해졌다.

가톨릭 교회 전통에 따라 그가 라틴어로 새 교황의 이름을 말해 대부분이 누가 선출됐는지 알지 못하는 듯 갸우뚱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어 조금 뒤 새 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손을 흔들자 그제서야 환호가 나왔다.

프란치스코 1세는 축복을 전하는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바티칸시와 전 세계에게)'를 통해 "좋은 저녁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합니다"라고 기다려준 신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신자들은 새 교황의 탄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대학생인 독일인 우베 쿠젤(25)씨는 "처음 듣는 이름이어서 의외지만 전 세계 가톨릭 교회를 잘 이끄실 분일 것으로 믿는다"면서 "역사적인 현장에 와있다는 것이 놀랍고 기쁘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로지스 오둠 신부는 "새 교황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훌륭한 분일 것"이라면서 "유럽 외부에서 교황이 나왔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유럽권 신자들은 비유럽권 교황 탄생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아쉬움을 나타냈다.

성 베드로 광장 인근 콜럼부스 호텔 지배인인 알렉산드라씨는 "유럽 가톨릭의 부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여서 이탈리아 스콜라 추기경이 교황이 되시길 바랐다"면서 "그러나 교황은 전 세계의 교황이기에 아쉬움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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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분이지?’ 예상밖 새 교황 탄생에 어리둥절
    • 입력 2013-03-14 06:31:41
    • 수정2013-03-14 10:00:41
    연합뉴스
성 베드로 성당 순식간에 군중으로 가득 메워져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을 주시하던 군중 속에서 "연기가 나온다"는 소리가 나왔다. 웅성거림은 잠시 뒤에 비로소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하얀 연기인지 검은 연기인지 분간이 안 돼 머뭇거렸던 성 베드로 광장의 신자들은 교황 탄생에 대한 확신이 들고 난 뒤에야 비로소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일부 신자는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7시를 넘긴 시각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소집된지 이틀만에 12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 새 교황을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새 교황 선출 소식을 알리는 하얀 연기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나올 때에는 수천 명 정도만이 성 베드로 광장을 지켰다. 바티칸시티 일원에 온종일 비가 내린 탓도 있었지만, 콘클라베 결과가 나오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오늘은 아니겠지"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굴뚝의 하얀 연기에 이어 성당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자동차 경적 소리까지 더해지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나와 성 베드로 대성당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좀 더 가까이에서 새 교황을 맞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새 교황이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는 10만-15만명이 들어설 수 있는 광장이 인파로 가득 메워졌다. 발표를 맡은 장-루이 토랑 프랑스 추기경이 베드로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등장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을 거명하자 군중은 일시에 조용해졌다. 가톨릭 교회 전통에 따라 그가 라틴어로 새 교황의 이름을 말해 대부분이 누가 선출됐는지 알지 못하는 듯 갸우뚱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어 조금 뒤 새 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손을 흔들자 그제서야 환호가 나왔다. 프란치스코 1세는 축복을 전하는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바티칸시와 전 세계에게)'를 통해 "좋은 저녁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합니다"라고 기다려준 신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신자들은 새 교황의 탄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대학생인 독일인 우베 쿠젤(25)씨는 "처음 듣는 이름이어서 의외지만 전 세계 가톨릭 교회를 잘 이끄실 분일 것으로 믿는다"면서 "역사적인 현장에 와있다는 것이 놀랍고 기쁘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로지스 오둠 신부는 "새 교황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훌륭한 분일 것"이라면서 "유럽 외부에서 교황이 나왔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유럽권 신자들은 비유럽권 교황 탄생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아쉬움을 나타냈다. 성 베드로 광장 인근 콜럼부스 호텔 지배인인 알렉산드라씨는 "유럽 가톨릭의 부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여서 이탈리아 스콜라 추기경이 교황이 되시길 바랐다"면서 "그러나 교황은 전 세계의 교황이기에 아쉬움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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