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부작용 없는 식욕억제제 개발”

입력 2013.03.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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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는 식욕억제제가 영국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 의과대학의 스티븐 블룸 박사는 체내에서 혈당조절에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췌장의 두 가지 호르몬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부작용 없는 식욕억제제를 개발했다고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이 식욕억제제는 동물실험을 거쳐 실시된 최초의 임상시험에서 칼로리 섭취량을 13%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 박사는 밝혔다.

이 식욕억제제는 혈당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글루카곤과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등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두 가지 호르몬을 혼합한 것이다.

췌장의 알파세포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과는 반대의 기능을 수행한다. 글루카곤은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졌을 때 지방조직과 간의 포도당 저장을 막아 혈당을 상승시킨다.

GLP-1은 올라간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뇌에도 작용해 식욕을 억제한다.

블룸 박사는 이 두 가지 호르몬을 섞어 투여하면 식욕이 억제된다는 사실이 쥐실험에서 밝혀지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원자 16명을 대상으로 예비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의 연구팀은 이들에게 3일 간격으로 ▲글루카곤 ▲GLP-1 ▲글루카곤 + GLP-1 ▲식염수를 링거 드립으로 2시간에 걸쳐 투여하면서 주사 시작 90분 후 식사를 제공하고 칼로리 섭취량을 측정했다.

이 실험은 참가자와 연구자들이 4가지 링거액 중 어느 것이 투여되는지를 모르게 하는 이중맹(double blind)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글루카곤과 GLP-1의 혼합액이 투여됐을 때만 식염수가 투여됐을 때보다 칼로리 섭취량이 13% 줄었다. 글루카곤이나 GLP-1이 단독으로 투여됐을 때는 칼로리 섭취량의 변화가 없었다.

식사량이 13% 줄었다는 것은 결코 적은 양이 아니라고 블룸 박사는 강조했다.

부작용은 없었다. 이는 체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사용에 약간 변화를 준 것뿐이기 때문에 예상됐던 일이었다.

임상시험에서는 링거 드립으로 2시간에 걸쳐 투여했지만 1주일에 한 번 간단한 주사로 맞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블룸 박사는 인간은 원래 여름에 많이 먹어 겨울의 기근에 대비하도록 프로그램이 입력돼 있는데 지금은 1년 내내 많이 먹고 있다면서 따라서 식욕조절 시스템을 다시 세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해러게이트에서 열린 영국내분비학회(Society for Endocrin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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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연구팀, 부작용 없는 식욕억제제 개발”
    • 입력 2013-03-20 11:14:14
    연합뉴스
칼로리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는 식욕억제제가 영국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 의과대학의 스티븐 블룸 박사는 체내에서 혈당조절에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췌장의 두 가지 호르몬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부작용 없는 식욕억제제를 개발했다고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이 식욕억제제는 동물실험을 거쳐 실시된 최초의 임상시험에서 칼로리 섭취량을 13%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 박사는 밝혔다. 이 식욕억제제는 혈당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글루카곤과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등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두 가지 호르몬을 혼합한 것이다. 췌장의 알파세포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과는 반대의 기능을 수행한다. 글루카곤은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졌을 때 지방조직과 간의 포도당 저장을 막아 혈당을 상승시킨다. GLP-1은 올라간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뇌에도 작용해 식욕을 억제한다. 블룸 박사는 이 두 가지 호르몬을 섞어 투여하면 식욕이 억제된다는 사실이 쥐실험에서 밝혀지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원자 16명을 대상으로 예비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의 연구팀은 이들에게 3일 간격으로 ▲글루카곤 ▲GLP-1 ▲글루카곤 + GLP-1 ▲식염수를 링거 드립으로 2시간에 걸쳐 투여하면서 주사 시작 90분 후 식사를 제공하고 칼로리 섭취량을 측정했다. 이 실험은 참가자와 연구자들이 4가지 링거액 중 어느 것이 투여되는지를 모르게 하는 이중맹(double blind)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글루카곤과 GLP-1의 혼합액이 투여됐을 때만 식염수가 투여됐을 때보다 칼로리 섭취량이 13% 줄었다. 글루카곤이나 GLP-1이 단독으로 투여됐을 때는 칼로리 섭취량의 변화가 없었다. 식사량이 13% 줄었다는 것은 결코 적은 양이 아니라고 블룸 박사는 강조했다. 부작용은 없었다. 이는 체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사용에 약간 변화를 준 것뿐이기 때문에 예상됐던 일이었다. 임상시험에서는 링거 드립으로 2시간에 걸쳐 투여했지만 1주일에 한 번 간단한 주사로 맞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블룸 박사는 인간은 원래 여름에 많이 먹어 겨울의 기근에 대비하도록 프로그램이 입력돼 있는데 지금은 1년 내내 많이 먹고 있다면서 따라서 식욕조절 시스템을 다시 세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해러게이트에서 열린 영국내분비학회(Society for Endocrin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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