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로 상품권 싸게 사려다가 ‘낭패’

입력 2013.03.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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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할인가에 월 단위 분할배송 약속 뒤 '먹튀'


직장인 김모(36)씨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솔깃한 광고를 봤다.

유명 백화점 상품권을 30% 싸게 판다는 내용이었다.

호기심에 광고에 링크된 '투게더'라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들어간 김씨는 다양한 할인 상품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5만원권 4장 묶음(시가 20만원)인 A 세트는 16만원, 6장 묶음(30만원) B 세트는 22만8천원, 8장 묶음(40만원) C 세트는 28만원, 15장 묶음(75만원) D 세트는 57만원, 21장 묶음(105만원) E 세트는 75만6천원에 판매됐다.

단 하나 단점은 한달에 한장 또는 세장씩 분할 배송된다는 것이었다.

백화점 상품권은 현금이나 다름없이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앉아서 돈을 버는 셈이니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할 만했다.

이 사이트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사업자 정보를 조회하라', '에스크로에 가입했는지 확인하라'며 주문 전 체크사항까지 안내해 더 믿음이 갔다.

그러나 5만원권 상품권 8장을 주문하고 28만원을 결제한 김씨가 받은 상품권은 두장 뿐이었다. 운영자는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20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김씨가 이런 방식으로 접수한 주문량은 현재 확인된 것만 626명, 11억 4천800만원 규모다.

이 가운데 8억여원어치는 실제 소비자들에게 지급됐다.

부산에 사는 자영업자는 12차례에 걸쳐 5천700만원어치를 주문했으며 경기 평택에 사는 주부는 사이트 폐쇄 전날인 지난해 11월 20일 4천700여만원 어치를 주문했다.

박씨는 포털 사이트에 '상품권' 등 검색어를 치면 자신의 사이트가 화면 상단에 나타나도록 하는 '오버추어 광고'를 활용해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전자상거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에스크로(Escrow)'도 악용됐다.

에스크로는 거래대금을 제삼자에게 맡긴 뒤 물품 배송을 확인하고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박씨는 초기 몇 달간 상품권을 배송해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구매 후 7일이 지나 구매가 확정되면 나머지 상품을 받지 못해도 주문을 취소하지 못하는 점을 노렸다.

박씨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회원은 1천200여명에 달했으며 피해자들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회원도 390여명이나 됐다.

국승인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유명 상품권의 할인율은 기껏해야 5% 미만"이라며 "터무니없이 싼 값에 상품권이 판매된다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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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셜커머스로 상품권 싸게 사려다가 ‘낭패’
    • 입력 2013-03-20 11:20:12
    연합뉴스
30% 할인가에 월 단위 분할배송 약속 뒤 '먹튀' 직장인 김모(36)씨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솔깃한 광고를 봤다. 유명 백화점 상품권을 30% 싸게 판다는 내용이었다. 호기심에 광고에 링크된 '투게더'라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들어간 김씨는 다양한 할인 상품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5만원권 4장 묶음(시가 20만원)인 A 세트는 16만원, 6장 묶음(30만원) B 세트는 22만8천원, 8장 묶음(40만원) C 세트는 28만원, 15장 묶음(75만원) D 세트는 57만원, 21장 묶음(105만원) E 세트는 75만6천원에 판매됐다. 단 하나 단점은 한달에 한장 또는 세장씩 분할 배송된다는 것이었다. 백화점 상품권은 현금이나 다름없이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앉아서 돈을 버는 셈이니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할 만했다. 이 사이트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사업자 정보를 조회하라', '에스크로에 가입했는지 확인하라'며 주문 전 체크사항까지 안내해 더 믿음이 갔다. 그러나 5만원권 상품권 8장을 주문하고 28만원을 결제한 김씨가 받은 상품권은 두장 뿐이었다. 운영자는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20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김씨가 이런 방식으로 접수한 주문량은 현재 확인된 것만 626명, 11억 4천800만원 규모다. 이 가운데 8억여원어치는 실제 소비자들에게 지급됐다. 부산에 사는 자영업자는 12차례에 걸쳐 5천700만원어치를 주문했으며 경기 평택에 사는 주부는 사이트 폐쇄 전날인 지난해 11월 20일 4천700여만원 어치를 주문했다. 박씨는 포털 사이트에 '상품권' 등 검색어를 치면 자신의 사이트가 화면 상단에 나타나도록 하는 '오버추어 광고'를 활용해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전자상거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에스크로(Escrow)'도 악용됐다. 에스크로는 거래대금을 제삼자에게 맡긴 뒤 물품 배송을 확인하고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박씨는 초기 몇 달간 상품권을 배송해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구매 후 7일이 지나 구매가 확정되면 나머지 상품을 받지 못해도 주문을 취소하지 못하는 점을 노렸다. 박씨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회원은 1천200여명에 달했으며 피해자들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회원도 390여명이나 됐다. 국승인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유명 상품권의 할인율은 기껏해야 5% 미만"이라며 "터무니없이 싼 값에 상품권이 판매된다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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