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에 산재 은폐 강요

입력 2013.03.22 (23:22) 수정 2013.03.2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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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산재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산재 사망자는 월등하게 많습니다.

사망하지 않는다면 많은 산업재해가 은폐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대기업이 하청업체들에게 산재 은폐를 강요하고 부담까지 떠넘기는 실태를 김경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지하철 공사장에서 골조를 담당했던 하청업체에서는 2009년부터 3년 동안 근로자 아홉 명이 다쳤습니다.

하지만 산재로 신고된 사람은 3명, 6명은 은폐됐습니다.

하청업체측은 신고하지 말라는 원청업체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하청업체 관계자: "(원청에서) 가장 싫어하는 부분입니다. 무사고 몇 시간 이렇게 적어놓는 것 있지 않습니까. 과시용."

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2009년부터 3년 동안 한 하청업체 근로자 5명이 다쳤지만 한 명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산재가 많으면 정부공사 입찰에서 점수가 깎이기 때문에 원청사가 신고 대신 합의를 종용한 겁니다.

<인터뷰>하청업체 관계자 : "(신고)는 절대 안된다. 호반(원청업체)에서는 계속 공상(합의)쪽으로 밀어 붙이는 거고요."

원청업체들은 강요는 안했다고 주장하지만, 하청업체들은 신고를 못해 산재보험을 못 받았고 결국 치료비에 합의금까지 2중 부담을 져야 했습니다.

<인터뷰>하청업체 관계자: "너네 알아서 처리해라 그러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병원비라든지 모든 것을 우리가 알아서 하는 거죠."

최근 파산한 한 하청업체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작업장 사고를 분석해 봤습니다.

2006년부터 5년 동안 산업재해가 모두 105건, 이 가운데 확인 가능한 88건을 조사해 보니 13건만 신고돼, 산재 은폐율이 85%나 됐습니다.

KBS 뉴스 김경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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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청업체에 산재 은폐 강요
    • 입력 2013-03-22 23: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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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재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산재 사망자는 월등하게 많습니다.

사망하지 않는다면 많은 산업재해가 은폐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대기업이 하청업체들에게 산재 은폐를 강요하고 부담까지 떠넘기는 실태를 김경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지하철 공사장에서 골조를 담당했던 하청업체에서는 2009년부터 3년 동안 근로자 아홉 명이 다쳤습니다.

하지만 산재로 신고된 사람은 3명, 6명은 은폐됐습니다.

하청업체측은 신고하지 말라는 원청업체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하청업체 관계자: "(원청에서) 가장 싫어하는 부분입니다. 무사고 몇 시간 이렇게 적어놓는 것 있지 않습니까. 과시용."

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2009년부터 3년 동안 한 하청업체 근로자 5명이 다쳤지만 한 명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산재가 많으면 정부공사 입찰에서 점수가 깎이기 때문에 원청사가 신고 대신 합의를 종용한 겁니다.

<인터뷰>하청업체 관계자 : "(신고)는 절대 안된다. 호반(원청업체)에서는 계속 공상(합의)쪽으로 밀어 붙이는 거고요."

원청업체들은 강요는 안했다고 주장하지만, 하청업체들은 신고를 못해 산재보험을 못 받았고 결국 치료비에 합의금까지 2중 부담을 져야 했습니다.

<인터뷰>하청업체 관계자: "너네 알아서 처리해라 그러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병원비라든지 모든 것을 우리가 알아서 하는 거죠."

최근 파산한 한 하청업체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작업장 사고를 분석해 봤습니다.

2006년부터 5년 동안 산업재해가 모두 105건, 이 가운데 확인 가능한 88건을 조사해 보니 13건만 신고돼, 산재 은폐율이 85%나 됐습니다.

KBS 뉴스 김경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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