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음 무시한 경비업체…뻥 뚫린 당진 농협

입력 2013.03.24 (16: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업체 측 "오작동으로 보고 출동했다 되돌아 와"

경비업체의 안일한 상황 대처에 농협에 보관돼 있던 현금 9천만원이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다.

경비업체는 '침입 신호를 오작동으로 인지하고 출동했다가 되돌아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충남 당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 15분께 당진시 우강면 한 농협에 괴한이 침입했다.

괴한은 농협 건물의 방범 창문 쇠창살을 공구로 자르고 안에 들어가 현금 보관실 안에 있던 소형 금고(1m 크기)를 열고 9천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에는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피해 사실은 이로부터 7시간이 넘게 흐른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출근 당직자에 의해 발견됐다.

영업소 관리는 사설 경비 전문업체가 맡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침입 당시 경보 신호가 경비업체에 접수됐으나 누구도 현장에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비업체 측은 "경보음을 접수한 직원이 출동했다가 오작동으로 여겨 돌아왔다"고 경찰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경보 체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업체 측에서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농협도 당시 경보 체계가 곧바로 정상 상태로 돌아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경비는 방어 체계가 이중삼중으로 철저하다.

열선, 적외선, 소리, 충격 등 외부 침입을 인지하는 감지기만도 사업장에 따라 많게는 수십 개에 이른다.

경보음이 접수되면 경비대원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이상 유무를 파악하고 상황을 관제센터에 보고해야 한다.

당진 농협을 맡은 경비대원은 그러나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비업체에 근무한 적 있다는 박모(31)씨는 "출동을 했는데도 현장에 가지 않았다는 설명은 절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열선 감지기가 오작동이 심한 편이긴 하나 그렇다고 금융권에서 발생한 경보음을 무시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씨는 "설령 오작동이라 하더라도 일단 현장에 나가 외부 순찰이라도 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런 과정이 없다면) 경비를 허투루 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범행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농협과 경비업체 직원 등을 상대로 조사하는 한편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보음 무시한 경비업체…뻥 뚫린 당진 농협
    • 입력 2013-03-24 16:22:49
    연합뉴스
업체 측 "오작동으로 보고 출동했다 되돌아 와" 경비업체의 안일한 상황 대처에 농협에 보관돼 있던 현금 9천만원이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다. 경비업체는 '침입 신호를 오작동으로 인지하고 출동했다가 되돌아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충남 당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 15분께 당진시 우강면 한 농협에 괴한이 침입했다. 괴한은 농협 건물의 방범 창문 쇠창살을 공구로 자르고 안에 들어가 현금 보관실 안에 있던 소형 금고(1m 크기)를 열고 9천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에는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피해 사실은 이로부터 7시간이 넘게 흐른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출근 당직자에 의해 발견됐다. 영업소 관리는 사설 경비 전문업체가 맡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침입 당시 경보 신호가 경비업체에 접수됐으나 누구도 현장에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비업체 측은 "경보음을 접수한 직원이 출동했다가 오작동으로 여겨 돌아왔다"고 경찰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경보 체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업체 측에서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농협도 당시 경보 체계가 곧바로 정상 상태로 돌아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경비는 방어 체계가 이중삼중으로 철저하다. 열선, 적외선, 소리, 충격 등 외부 침입을 인지하는 감지기만도 사업장에 따라 많게는 수십 개에 이른다. 경보음이 접수되면 경비대원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이상 유무를 파악하고 상황을 관제센터에 보고해야 한다. 당진 농협을 맡은 경비대원은 그러나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비업체에 근무한 적 있다는 박모(31)씨는 "출동을 했는데도 현장에 가지 않았다는 설명은 절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열선 감지기가 오작동이 심한 편이긴 하나 그렇다고 금융권에서 발생한 경보음을 무시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씨는 "설령 오작동이라 하더라도 일단 현장에 나가 외부 순찰이라도 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런 과정이 없다면) 경비를 허투루 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범행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농협과 경비업체 직원 등을 상대로 조사하는 한편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