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년 행방묘연 문화재 시민 제보로 찾아

입력 2013.03.26 (07:53) 수정 2013.03.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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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도심의 한 화단에 있던 받침돌이 알고 보니 백여년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문화재였음이 확인됐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세운 것으로 알려진 '연복사탑중창비'로 일제강점기 제 자리를 잃고 이전됐던 건데요,

그 행방을 찾은 것은 바로 한 시민의 제보였습니다.

이효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용산의 철도회관 화단.

거북 모양의 넓적한 받침돌에... 오각형의 비석 머리 부분은 여러 마리의 용이 휘감고 있습니다.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외형이지만 설치된 것은 철제 울타리 뿐, 몸체 부분은 망실되기까지 했습니다.

이 비석의 가치가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1394년 개성 연복사의 오층불탑을 다시 세우며 그 건립 내용을 남긴 '연복사탑중창비'.

중국 명대 양식을 새롭게 수용한 조선 초기 석조물입니다.

<인터뷰> 오문선(서울시 역사문화재과 학예연구사) : "이수(비석 머리) 부분에 오각형 모양의 제액(비석명을 새긴 부분)이라든가 귀부(받침돌) 부분의 이 문양에서 중국 석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비석은 1900년대 초 경의선 건설 과정에서 용산 일대로 옮겨진 뒤 사진 몇장을 남긴 채 100여년동안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한 시민이 우연히 발견한 뒤 한 문화재 연구가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존재가 확인됐습니다.

결정적 단서는 바로 비석의 문구 '연복사탑 중창지비' 였습니다.

<인터뷰> 김석중(최초 발견 시민) : "여기 지나가다 특이한 석조물이 있어서 이게 뭔가 해서 들어왔습니다. 왔더니 연복사탑이라고 돼 있어서, 이건 중요한 거다 해서..."

서울시는 한 시민의 힘으로 되찾은 이 비석을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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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여년 행방묘연 문화재 시민 제보로 찾아
    • 입력 2013-03-26 08:37:48
    • 수정2013-03-26 0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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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도심의 한 화단에 있던 받침돌이 알고 보니 백여년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문화재였음이 확인됐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세운 것으로 알려진 '연복사탑중창비'로 일제강점기 제 자리를 잃고 이전됐던 건데요,

그 행방을 찾은 것은 바로 한 시민의 제보였습니다.

이효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용산의 철도회관 화단.

거북 모양의 넓적한 받침돌에... 오각형의 비석 머리 부분은 여러 마리의 용이 휘감고 있습니다.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외형이지만 설치된 것은 철제 울타리 뿐, 몸체 부분은 망실되기까지 했습니다.

이 비석의 가치가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1394년 개성 연복사의 오층불탑을 다시 세우며 그 건립 내용을 남긴 '연복사탑중창비'.

중국 명대 양식을 새롭게 수용한 조선 초기 석조물입니다.

<인터뷰> 오문선(서울시 역사문화재과 학예연구사) : "이수(비석 머리) 부분에 오각형 모양의 제액(비석명을 새긴 부분)이라든가 귀부(받침돌) 부분의 이 문양에서 중국 석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비석은 1900년대 초 경의선 건설 과정에서 용산 일대로 옮겨진 뒤 사진 몇장을 남긴 채 100여년동안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한 시민이 우연히 발견한 뒤 한 문화재 연구가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존재가 확인됐습니다.

결정적 단서는 바로 비석의 문구 '연복사탑 중창지비' 였습니다.

<인터뷰> 김석중(최초 발견 시민) : "여기 지나가다 특이한 석조물이 있어서 이게 뭔가 해서 들어왔습니다. 왔더니 연복사탑이라고 돼 있어서, 이건 중요한 거다 해서..."

서울시는 한 시민의 힘으로 되찾은 이 비석을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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