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부모 역할도 연애도 ‘과외’ 받는 시대

입력 2013.03.26 (08:46) 수정 2013.03.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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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를 일컫는 별칭이 하나 있죠, 사교육 공화국...

심지어 유학생들도 방학하면 학원 다니러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 학교는 졸업해도 학원은 졸업하지 못 하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학원 숫자가 워낙 늘다 보니 독특한 곳들도 많아졌다죠?

배우는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또 나이에 따라 맞춤형으로 가르치는 별의별 학원들 구경해보시죠.

양영은 기자, 이런 것도 가르치나 싶은 데도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오늘은 평생 과외를 받는 시대.

또는 학원을 다니는 세태에 대해 이야기해볼 텐데요.

이런 건 학생들에게만 해당 되는 건 줄 알았더니 어른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라는 데서 10년 후 우리 사회에서 각광받을 직업들을 발표했는데요.

이 중에 '개인 여가 컨설턴트'라는 게 있습니다.

개인 여가 컨설턴트...

이제는 공부나 일 뿐만 아니라 쉬는 방법도 일종의 과외를 받게 될 거란 전망인데요.

지식의 전수와 공유라는 측면에서 좋게 봐야 할까요?

아니면 이런 것까지도 남에게 의존하게 되어서 안 좋다고 봐야 될까요?

화면 함께 보시죠~

<리포트>

어떤 강의인데 남자들만 있을까요?

<녹취> "미안한데, 내일 못 만날 거 같아."

<녹취> "왜? 됐어. 진짜...넌 매일 이런 식이야."

<녹취> "매일 이런 식은 아니니까 다음부터 열심히 할게."

<녹취> "싫어"

남자라면 다들 쉽게 공감하는 것 같은데요.

<녹취> "지금 상황극 하시는 건가요?"

<녹취> 조기원(연애 컨설턴트) : 연애에 관련한 강의를 하는 건데요, 오늘의 주제인 '여자의 언어'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녹취> "예를 들어서 차를 한 잔 마시러 갔어요. 여자의 말은 이거에요. 아무거나 시키되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을 센스 있게 시켜...이 말이에요."

강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칠세라 열심히 필기까지 하는 학생들...

<녹취> 변재솔(인천광역시 연수동) : "연애도 배우고 인간관계도 배울 수 있어요. (같이 배우는) 형들도 제 인간관계의 한 부분이 되니까 좋습니다."

<녹취> 명재윤(안양시 비산동) : 실제로 여자친구가 예전에는 화를 아주 많이 냈거든요, 그런데 배운 것을 잘 이해해서 써보니까 (요즘엔) 즐겁게 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또 이성에게 돋보이기 위한 옷차림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이성을 대하는 태도부터 말씨, 외모까지 세세하고 치밀하게 가르치고 있는 건데요.

학원측이 젊은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오승우(학원 실장) : "대학교를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네가 원하는 배우자와 좋은 여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많이 말씀하세요.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보니까 이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려서 이런 분들이 행복하게 즐거운 연애를 하시고 즐거운 결혼에 성공할 수 있게 이끌어주기 위해서..."

학원에 다니는 건 젊은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닌데요.

요리하는 재료를 들고, 빠른 발걸음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남성분들, 이곳은 40대 이상의 아버지들이 모여 요리를 배우는 곳입니다.

<녹취> 이종훈(52세/서울시 대치동) :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요리를 배웁니다."

<녹취>장용인(62세/서울시 양재동) :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할 것 같고 나이가 들다 보니까 자꾸 욕심이 생겨요. 요리도 배우고 음악도 배우고 다른 운동들도 배우고 그래야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삶에 새로운 활력소를얻는다고 말하는 아버지들...

직장 일도 바쁠텐데 학원까지 찾은 이유가 궁금한데요.

<녹취> 정지영(43세/서울시 방배동) : "맛있는데요. 저희 아버님 세대는 이런 경험 거의 없으셨을 것 같고요. 저도 이런 게 어색하긴 한데 아이들한테 요리를 해주면서 가족이 느끼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조사.발표한 데 따르면 지난 해 이처럼 평생 학습에 참여한 사람이 재작년 대비 3.2%나 늘었습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기존의 어학 강좌는 물론이고, 취미, 요즘엔 매력적인 표정 연출법까지 생각도 못 했던 별의별 강의가 많습니다.

<녹취> 홍민지(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 "회사에 다니다 보니까 무언가를 배우지 않으면 점점 도태되는 느낌이 있어서 그래서 뭔가 자꾸 배울 것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을 위한 학원의 경우에도 선생님이 없는, 독학하는 방법을 지도해주는 학원이 등장했는데요, 학원이라는 개념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겁니다.

<녹취> 장현만(독학 학원 원장) : "교재 선정이 되고 나서 일정표를 짜야 하고요. 과목별로 진도 계획표도 짜주고요. 공부하는 방법을 저희가 지도해주는 거죠."

그야말로 학원 아닌 학원인데요.

<녹취> 이병훈(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아버지로서 부모님으로서 또 이성 교제의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고, 자기의 사회적 위치에서 생활을 잘 꾸려가기 위해서 교육기관에 자문하는 것은 발전적인 사회 변화로 볼 수도 있겠죠."

갈수록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는 각종 학원과 과외,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교육은 배우려는 사람을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혹시 더 의존적으로 만드는 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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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부모 역할도 연애도 ‘과외’ 받는 시대
    • 입력 2013-03-26 09:53:23
    • 수정2013-03-26 10: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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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일컫는 별칭이 하나 있죠, 사교육 공화국...

심지어 유학생들도 방학하면 학원 다니러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 학교는 졸업해도 학원은 졸업하지 못 하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학원 숫자가 워낙 늘다 보니 독특한 곳들도 많아졌다죠?

배우는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또 나이에 따라 맞춤형으로 가르치는 별의별 학원들 구경해보시죠.

양영은 기자, 이런 것도 가르치나 싶은 데도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오늘은 평생 과외를 받는 시대.

또는 학원을 다니는 세태에 대해 이야기해볼 텐데요.

이런 건 학생들에게만 해당 되는 건 줄 알았더니 어른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라는 데서 10년 후 우리 사회에서 각광받을 직업들을 발표했는데요.

이 중에 '개인 여가 컨설턴트'라는 게 있습니다.

개인 여가 컨설턴트...

이제는 공부나 일 뿐만 아니라 쉬는 방법도 일종의 과외를 받게 될 거란 전망인데요.

지식의 전수와 공유라는 측면에서 좋게 봐야 할까요?

아니면 이런 것까지도 남에게 의존하게 되어서 안 좋다고 봐야 될까요?

화면 함께 보시죠~

<리포트>

어떤 강의인데 남자들만 있을까요?

<녹취> "미안한데, 내일 못 만날 거 같아."

<녹취> "왜? 됐어. 진짜...넌 매일 이런 식이야."

<녹취> "매일 이런 식은 아니니까 다음부터 열심히 할게."

<녹취> "싫어"

남자라면 다들 쉽게 공감하는 것 같은데요.

<녹취> "지금 상황극 하시는 건가요?"

<녹취> 조기원(연애 컨설턴트) : 연애에 관련한 강의를 하는 건데요, 오늘의 주제인 '여자의 언어'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녹취> "예를 들어서 차를 한 잔 마시러 갔어요. 여자의 말은 이거에요. 아무거나 시키되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을 센스 있게 시켜...이 말이에요."

강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칠세라 열심히 필기까지 하는 학생들...

<녹취> 변재솔(인천광역시 연수동) : "연애도 배우고 인간관계도 배울 수 있어요. (같이 배우는) 형들도 제 인간관계의 한 부분이 되니까 좋습니다."

<녹취> 명재윤(안양시 비산동) : 실제로 여자친구가 예전에는 화를 아주 많이 냈거든요, 그런데 배운 것을 잘 이해해서 써보니까 (요즘엔) 즐겁게 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또 이성에게 돋보이기 위한 옷차림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이성을 대하는 태도부터 말씨, 외모까지 세세하고 치밀하게 가르치고 있는 건데요.

학원측이 젊은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오승우(학원 실장) : "대학교를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네가 원하는 배우자와 좋은 여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많이 말씀하세요.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보니까 이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려서 이런 분들이 행복하게 즐거운 연애를 하시고 즐거운 결혼에 성공할 수 있게 이끌어주기 위해서..."

학원에 다니는 건 젊은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닌데요.

요리하는 재료를 들고, 빠른 발걸음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남성분들, 이곳은 40대 이상의 아버지들이 모여 요리를 배우는 곳입니다.

<녹취> 이종훈(52세/서울시 대치동) :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요리를 배웁니다."

<녹취>장용인(62세/서울시 양재동) :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할 것 같고 나이가 들다 보니까 자꾸 욕심이 생겨요. 요리도 배우고 음악도 배우고 다른 운동들도 배우고 그래야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삶에 새로운 활력소를얻는다고 말하는 아버지들...

직장 일도 바쁠텐데 학원까지 찾은 이유가 궁금한데요.

<녹취> 정지영(43세/서울시 방배동) : "맛있는데요. 저희 아버님 세대는 이런 경험 거의 없으셨을 것 같고요. 저도 이런 게 어색하긴 한데 아이들한테 요리를 해주면서 가족이 느끼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조사.발표한 데 따르면 지난 해 이처럼 평생 학습에 참여한 사람이 재작년 대비 3.2%나 늘었습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기존의 어학 강좌는 물론이고, 취미, 요즘엔 매력적인 표정 연출법까지 생각도 못 했던 별의별 강의가 많습니다.

<녹취> 홍민지(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 "회사에 다니다 보니까 무언가를 배우지 않으면 점점 도태되는 느낌이 있어서 그래서 뭔가 자꾸 배울 것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을 위한 학원의 경우에도 선생님이 없는, 독학하는 방법을 지도해주는 학원이 등장했는데요, 학원이라는 개념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겁니다.

<녹취> 장현만(독학 학원 원장) : "교재 선정이 되고 나서 일정표를 짜야 하고요. 과목별로 진도 계획표도 짜주고요. 공부하는 방법을 저희가 지도해주는 거죠."

그야말로 학원 아닌 학원인데요.

<녹취> 이병훈(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아버지로서 부모님으로서 또 이성 교제의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고, 자기의 사회적 위치에서 생활을 잘 꾸려가기 위해서 교육기관에 자문하는 것은 발전적인 사회 변화로 볼 수도 있겠죠."

갈수록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는 각종 학원과 과외,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교육은 배우려는 사람을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혹시 더 의존적으로 만드는 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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