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풍요속 빈곤’…류현진 입지 강화

입력 2013.03.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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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괴물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주가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다저스 선발 8인방 가운데 류현진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제외하고는 선발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투수들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서부지역의 명문 구단인 다저스는 막강한 투수력으로 지금까지 월드시리즈에서 6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사이영상 수상자만 8명을 배출했다.

지난해에는 팀 평균자책점 3.34(리그 전체 3위)에 10승 이상을 올린 투수만 해도 4명이나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류현진과 잭 그레인키까지 가세했다. 총 계약규모 3억 달러(약 3천300억원)가 넘는 선발진이 구축됐다.

아무리 한국 리그의 지배자였던 류현진이라고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투수 왕국'인 다저스에서 선발 자리를 꿰찬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로 여겨졌다.

우선 다저스는 커쇼와 그레인키가 '좌우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고 실력뿐만 아니라 경험도 풍부한 조시 베켓이 3선발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류현진으로서는 2003년부터 다저스에서 뛴 프랜차이즈 스타 채드 빌링슬리, 테드 릴리, 애런 허랭, 크리스 카푸아노 등과 마지막 2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했다.

류현진이 시범경기 초반 구속을 끌어올리지 못하자 여지없이 불펜설이 흘러나왔다.

류현진이 아니어도 다저스에는 선발로 뛸 투수가 많은데 굳이 메이저리그 초보 선수를 처음부터 선발로 쓸 필요가 있느냐는 투였다.

하지만 요즘 다저스의 선발진 상황을 지켜보면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개막전 선발로 일찌감치 확정된 커쇼가 2승2패에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그나마 이름값을 했을 뿐 나머지 선발 자원들은 하나같이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다저스가 올 시즌 공들여 영입한 그레인키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정규시즌 초반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그레인키는 2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 복귀전에서 3이닝 동안 안타 6개 볼넷 3개 5실점으로 부진해 돈 매팅리 감독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빌링슬리는 손가락을 다쳤다. 시범경기 성적은 1패에 평균자책점은 7.04다.

베켓 역시 시범경기 초반에는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절정의 기량을 자랑했으나 정규시즌 개막이 다가올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2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6안타와 볼넷 3개로 7실점하고 무너졌다.

릴리(2패·평균자책점 9.45), 허랭(1승1패·평균자책점 8.10), 카푸아노(1승1패·평균자책점 7.20)는 이미 매팅리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이에 반해 류현진은 시범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적인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5차례 선발 포함 시범경기 6경기에 등판해 1선발 커쇼(25이닝) 다음으로 많은 23⅓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커쇼 다음으로 좋다.

특히 류현진은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안타를 단 1개만 내주고 탈삼진 5개를 곁들여 2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다저스 투수 중 최장 이닝을 던지며 '이닝 이터'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매팅리 감독은 "빌링슬리가 커브를 제대로 던지게 되면 2선발을 맡길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류현진보다 지난 수년간 검증된 투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러나 8명에 달하던 다저스 선발진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하나 둘 무너지면서 류현진의 팀내 입지가 자연스럽게 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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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저스 ‘풍요속 빈곤’…류현진 입지 강화
    • 입력 2013-03-26 14:30:31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괴물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주가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다저스 선발 8인방 가운데 류현진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제외하고는 선발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투수들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서부지역의 명문 구단인 다저스는 막강한 투수력으로 지금까지 월드시리즈에서 6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사이영상 수상자만 8명을 배출했다. 지난해에는 팀 평균자책점 3.34(리그 전체 3위)에 10승 이상을 올린 투수만 해도 4명이나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류현진과 잭 그레인키까지 가세했다. 총 계약규모 3억 달러(약 3천300억원)가 넘는 선발진이 구축됐다. 아무리 한국 리그의 지배자였던 류현진이라고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투수 왕국'인 다저스에서 선발 자리를 꿰찬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로 여겨졌다. 우선 다저스는 커쇼와 그레인키가 '좌우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고 실력뿐만 아니라 경험도 풍부한 조시 베켓이 3선발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류현진으로서는 2003년부터 다저스에서 뛴 프랜차이즈 스타 채드 빌링슬리, 테드 릴리, 애런 허랭, 크리스 카푸아노 등과 마지막 2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했다. 류현진이 시범경기 초반 구속을 끌어올리지 못하자 여지없이 불펜설이 흘러나왔다. 류현진이 아니어도 다저스에는 선발로 뛸 투수가 많은데 굳이 메이저리그 초보 선수를 처음부터 선발로 쓸 필요가 있느냐는 투였다. 하지만 요즘 다저스의 선발진 상황을 지켜보면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개막전 선발로 일찌감치 확정된 커쇼가 2승2패에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그나마 이름값을 했을 뿐 나머지 선발 자원들은 하나같이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다저스가 올 시즌 공들여 영입한 그레인키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정규시즌 초반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그레인키는 2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 복귀전에서 3이닝 동안 안타 6개 볼넷 3개 5실점으로 부진해 돈 매팅리 감독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빌링슬리는 손가락을 다쳤다. 시범경기 성적은 1패에 평균자책점은 7.04다. 베켓 역시 시범경기 초반에는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절정의 기량을 자랑했으나 정규시즌 개막이 다가올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2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6안타와 볼넷 3개로 7실점하고 무너졌다. 릴리(2패·평균자책점 9.45), 허랭(1승1패·평균자책점 8.10), 카푸아노(1승1패·평균자책점 7.20)는 이미 매팅리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이에 반해 류현진은 시범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적인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5차례 선발 포함 시범경기 6경기에 등판해 1선발 커쇼(25이닝) 다음으로 많은 23⅓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커쇼 다음으로 좋다. 특히 류현진은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안타를 단 1개만 내주고 탈삼진 5개를 곁들여 2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다저스 투수 중 최장 이닝을 던지며 '이닝 이터'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매팅리 감독은 "빌링슬리가 커브를 제대로 던지게 되면 2선발을 맡길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류현진보다 지난 수년간 검증된 투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러나 8명에 달하던 다저스 선발진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하나 둘 무너지면서 류현진의 팀내 입지가 자연스럽게 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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