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멀다’ 미국 정치권 이민개혁 험로 예고

입력 2013.04.01 (07:58) 수정 2013.04.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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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의 이민법 개혁 작업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으나 세부 방안을 둘러싼 민주ㆍ공화 양당의 이견으로 최종 결론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 취업비자 발급 문제에 대한 재계와 노동계의 이견이 해소됐지만 이번 작업을 주도하는 양당 상원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른바 '초당적 이민개혁 8인그룹'에 포함된 마르코 루비오(공화ㆍ플로리다) 상원의원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8인그룹이 이민법 개정안에 합의했다는 보도는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명의 상원의원은 붕괴된 이민시스템을 고치기 위한 논의의 출발점에서 이 법안을 다루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종 법안에 도달하려면 나머지 (상원의원) 92명을 통해 법안이 제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성공을 위해서는 절차를 서둘러서는 안 되고 비밀리에 진행돼서도 안 된다"면서 백악관이 요청한 '4월초 입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났다.

재계와 노동계의 최근 협상에 중재역할을 한 찰스 슈머(민주ㆍ뉴욕) 의원도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재계와 노동계의 합의로 아주 커다란 장애물이 극복된 셈"이라면서도 "법안의 세부조항이 작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4월에 법사위, 5월에 상원 전체회의에서 법안에 대해 심의ㆍ표결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 플레이크(공화ㆍ애리조나)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협상은 아직 종료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5~2007년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인 2010년에도 이민법 개혁이 추진됐으나 무위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며 '초당적 합의'에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원은 공화당이, 상원은 민주당이 각각 다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 농업 분야 종사자에 대한 새 비자 등의 쟁점을 놓고 양당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피터 킹(공화ㆍ뉴욕) 하원의원은 이날 "8명만의 논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법안 처리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친이민 단체인 '이미그레이션워크스 USA'의 태머 재커비 대표도 "재계와 노동계의 이른바 `W비자' 합의는 이민법 개정을 위한 길고 험난한 길에서 첫걸음을 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ㆍ공화 양당이 모두 '정치적 셈법'에 따라 결국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라틴계 유권자로부터 무려 71%의 지지를 받은 게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기 때문에 내년 말 총선, 나아가 2016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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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길 멀다’ 미국 정치권 이민개혁 험로 예고
    • 입력 2013-04-01 07:58:37
    • 수정2013-04-01 16:26:29
    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의 이민법 개혁 작업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으나 세부 방안을 둘러싼 민주ㆍ공화 양당의 이견으로 최종 결론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 취업비자 발급 문제에 대한 재계와 노동계의 이견이 해소됐지만 이번 작업을 주도하는 양당 상원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른바 '초당적 이민개혁 8인그룹'에 포함된 마르코 루비오(공화ㆍ플로리다) 상원의원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8인그룹이 이민법 개정안에 합의했다는 보도는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명의 상원의원은 붕괴된 이민시스템을 고치기 위한 논의의 출발점에서 이 법안을 다루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종 법안에 도달하려면 나머지 (상원의원) 92명을 통해 법안이 제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성공을 위해서는 절차를 서둘러서는 안 되고 비밀리에 진행돼서도 안 된다"면서 백악관이 요청한 '4월초 입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났다.

재계와 노동계의 최근 협상에 중재역할을 한 찰스 슈머(민주ㆍ뉴욕) 의원도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재계와 노동계의 합의로 아주 커다란 장애물이 극복된 셈"이라면서도 "법안의 세부조항이 작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4월에 법사위, 5월에 상원 전체회의에서 법안에 대해 심의ㆍ표결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 플레이크(공화ㆍ애리조나)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협상은 아직 종료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5~2007년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인 2010년에도 이민법 개혁이 추진됐으나 무위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며 '초당적 합의'에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원은 공화당이, 상원은 민주당이 각각 다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 농업 분야 종사자에 대한 새 비자 등의 쟁점을 놓고 양당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피터 킹(공화ㆍ뉴욕) 하원의원은 이날 "8명만의 논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법안 처리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친이민 단체인 '이미그레이션워크스 USA'의 태머 재커비 대표도 "재계와 노동계의 이른바 `W비자' 합의는 이민법 개정을 위한 길고 험난한 길에서 첫걸음을 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ㆍ공화 양당이 모두 '정치적 셈법'에 따라 결국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라틴계 유권자로부터 무려 71%의 지지를 받은 게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기 때문에 내년 말 총선, 나아가 2016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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