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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 증축’ 문 열려
입력 2013.04.01 (18:41) 수정 2013.04.01 (19:16) 연합뉴스
정부가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방침을 밝혔다.

MB정부가 2011년 전문가 20명이 참여한 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를 꾸려 5개월간 논의한 끝에 공동주택 수직증축과 가구수 증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린 지 2년도 못 돼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수직증축 허용

정부는 4.1부동산대책에서 리모델링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내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의 1층을 필로티로 전환할 경우 1개층을 증축하는 것을 제외하면 수직증축이 불가능하다. 가구수는 수평·별도증축을 통해 전체 가구수의 10% 내에서만 늘릴 수 있다.

정부는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2개월내 몇층까지 수직증축을 허용할 것인지 정하고 전문기관의 구조안전성 검토·건축심의 의무화 등 안전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지방자치단체별로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국토교통부장관 승인을 받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국토부 "새로 짓기보다 헌집을 고쳐쓰는 게 바람직"

국토부는 2011년 세대수 증가를 동반한 전면 리모델링을 불허했을 당시 "자원낭비가 심해 리모델링의 도입 취지와 맞지 않고 용적률이 과도하게 높아져 도시과밀화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수직증축시 구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고 재건축과의 형평성 문제가 커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년이 채 못된 상황에서 정부 입장이 완전 뒤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박선호 주택정책관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재건축을 해도 사업비를 뽑고 남을 만큼 차익을 남길 수 없다"면서 "앞으로는 기존 집을 잘 고쳐 오래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수직증축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증축 허용범위를 정하고 개별 사업별로 구조안정성 검토를 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중앙도시계획위원회와 국토부가 관리에 나서 동시다발적인 리모델링 추진을 막는다면 과밀화·전세난 등의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부 박승기 주택정비과장도 "최근 가구당 인원수가 감소하는 추세라 리모델링으로 가구수가 좀 늘어난다고 과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리모델링은 평형 제한 등 제약이 많아 재건축 수요가 리모델링으로 쏠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재건축과의 형평성 부분도 TF에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1기 신도시 '숙원' 풀리나, 안전성 문제 다시 대두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경기도 등지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아파트는 41개 단지, 2만8천91가구에 달한다.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도 23개로 56%를 차지했다.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정란 교수는 "1기 신도시는 20층 이상 고층아파트가 대다수로 이미 용적률이 꽉 차서 재건축도 쉽지 않다"면서 "이 지역의 노후주택을 유지·관리할 방법은 수직증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조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축사 대신 구조기술사가 설계를 맡고 안전 관련 최종 책임을 지도록 하면 안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1기 신도시를 이대로 방치하면 연간 40만∼50만가구씩 노후주택이 쏟아질 것"이라면서 "나중에 한꺼번에 해결하려면 오히려 집값상승·전세대란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수직증축을 허용하면 주택을 정리하려는 베이비부머가 줄어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 부담도 가벼워질 전망이다.

국민은행 WM사업부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자들이 1기 신도시를 외면해 안 팔리는 매물만 쌓인다"면서 "수직증축으로 주거 환경이 개선되면 매물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어 시장이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수직증축 허용에 따른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전망이다.

한 민간 연구소의 연구위원은 "국토부는 2년 전까지 분당·일산 등 시범지구의 경우 바닷모래를 사용해 수직증축을 허용하면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고 하더니 이제와서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지주택연구원 윤영호 박사는 "과거 1기 신도시의 경우 건물 도면·이력·유지관리 기록이 잘 안돼 있어 구조 성능파악에 문제가 있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리모델링 추진에 따른 집값과 전셋값 상승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분당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기다려왔던 집주인들이 수직증축 호재로 가격을 올리지 않겠느냐"며 "특히 리모델링 가구가 한꺼번에 이주할 경우 인근 지역의 전월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의 혼란도 예상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지금도 면적 증가 등 헤택이 많았는데 이번 수직증축 허용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가 리모델링으로 사업변경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재건축 사업이 더 어렵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 증축’ 문 열려
    • 입력 2013-04-01 18:41:34
    • 수정2013-04-01 19:16:45
    연합뉴스
정부가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방침을 밝혔다.

MB정부가 2011년 전문가 20명이 참여한 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를 꾸려 5개월간 논의한 끝에 공동주택 수직증축과 가구수 증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린 지 2년도 못 돼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수직증축 허용

정부는 4.1부동산대책에서 리모델링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내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의 1층을 필로티로 전환할 경우 1개층을 증축하는 것을 제외하면 수직증축이 불가능하다. 가구수는 수평·별도증축을 통해 전체 가구수의 10% 내에서만 늘릴 수 있다.

정부는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2개월내 몇층까지 수직증축을 허용할 것인지 정하고 전문기관의 구조안전성 검토·건축심의 의무화 등 안전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지방자치단체별로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국토교통부장관 승인을 받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국토부 "새로 짓기보다 헌집을 고쳐쓰는 게 바람직"

국토부는 2011년 세대수 증가를 동반한 전면 리모델링을 불허했을 당시 "자원낭비가 심해 리모델링의 도입 취지와 맞지 않고 용적률이 과도하게 높아져 도시과밀화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수직증축시 구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고 재건축과의 형평성 문제가 커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년이 채 못된 상황에서 정부 입장이 완전 뒤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박선호 주택정책관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재건축을 해도 사업비를 뽑고 남을 만큼 차익을 남길 수 없다"면서 "앞으로는 기존 집을 잘 고쳐 오래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수직증축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증축 허용범위를 정하고 개별 사업별로 구조안정성 검토를 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중앙도시계획위원회와 국토부가 관리에 나서 동시다발적인 리모델링 추진을 막는다면 과밀화·전세난 등의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부 박승기 주택정비과장도 "최근 가구당 인원수가 감소하는 추세라 리모델링으로 가구수가 좀 늘어난다고 과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리모델링은 평형 제한 등 제약이 많아 재건축 수요가 리모델링으로 쏠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재건축과의 형평성 부분도 TF에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1기 신도시 '숙원' 풀리나, 안전성 문제 다시 대두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경기도 등지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아파트는 41개 단지, 2만8천91가구에 달한다.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도 23개로 56%를 차지했다.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정란 교수는 "1기 신도시는 20층 이상 고층아파트가 대다수로 이미 용적률이 꽉 차서 재건축도 쉽지 않다"면서 "이 지역의 노후주택을 유지·관리할 방법은 수직증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조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축사 대신 구조기술사가 설계를 맡고 안전 관련 최종 책임을 지도록 하면 안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1기 신도시를 이대로 방치하면 연간 40만∼50만가구씩 노후주택이 쏟아질 것"이라면서 "나중에 한꺼번에 해결하려면 오히려 집값상승·전세대란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수직증축을 허용하면 주택을 정리하려는 베이비부머가 줄어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 부담도 가벼워질 전망이다.

국민은행 WM사업부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자들이 1기 신도시를 외면해 안 팔리는 매물만 쌓인다"면서 "수직증축으로 주거 환경이 개선되면 매물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어 시장이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수직증축 허용에 따른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전망이다.

한 민간 연구소의 연구위원은 "국토부는 2년 전까지 분당·일산 등 시범지구의 경우 바닷모래를 사용해 수직증축을 허용하면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고 하더니 이제와서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지주택연구원 윤영호 박사는 "과거 1기 신도시의 경우 건물 도면·이력·유지관리 기록이 잘 안돼 있어 구조 성능파악에 문제가 있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리모델링 추진에 따른 집값과 전셋값 상승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분당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기다려왔던 집주인들이 수직증축 호재로 가격을 올리지 않겠느냐"며 "특히 리모델링 가구가 한꺼번에 이주할 경우 인근 지역의 전월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의 혼란도 예상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지금도 면적 증가 등 헤택이 많았는데 이번 수직증축 허용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가 리모델링으로 사업변경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재건축 사업이 더 어렵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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