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코드 심어 지자체 공사 ‘꿀꺽’

입력 2013.04.05 (07:11) 수정 2013.04.0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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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컴퓨터를 해킹해 입찰 관련 정보를 몰래 빼낸 뒤 관급공사를 따낸 건설업체들이 대거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따낸 공사 금액이 290억 원대에 달하는데 수법이 교묘합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북 의성군의 한 하천 정비공사 현장.

의성군은 지난 2011년 6월, 이 공사를 발주했습니다.

당시 낙찰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공사비는 16억 6천3백만 원, 그런데 한 업체가 불과 3천3백 원을 높게 써서 이 공사를 따냈습니다.

컴퓨터 해킹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경북 의성군청 직원(음성변조) : "우리는 (조달청) 나라장터만 믿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까 저희 입장에서도 좀 황당합니다."

수법은 이렇습니다.

건설업체와 짠 해커들은 먼저 지자체의 입찰 담당자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공사 예정가격'을 알아냅니다.

이후 입찰에 참가하는 다른 건설사의 컴퓨터에도 역시 악성코드를 유포해 낙찰 하한가를 마음대로 조작합니다.

이렇게 낙찰 하한가를 미리 알고 가장 근접한 가격을 써내 공사를 따낸 겁니다.

<인터뷰> 김석재(서울중앙지검 첨수2부장) : "지자체 재무관 PC에는 USB나 CD로 악성 프로그램을 깔았고, 건설사들에는 악성프로그램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검찰에 적발된 건설업자는 모두 20명, 대부분 경북 지역 업체들입니다.

290억 원대의 관급공사를 따냈는데, 공사액의 7%는 정보를 빼낸 해커와 브로커에게 떼 줬습니다.

검찰은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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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성코드 심어 지자체 공사 ‘꿀꺽’
    • 입력 2013-04-05 07:14:41
    • 수정2013-04-05 07: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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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컴퓨터를 해킹해 입찰 관련 정보를 몰래 빼낸 뒤 관급공사를 따낸 건설업체들이 대거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따낸 공사 금액이 290억 원대에 달하는데 수법이 교묘합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북 의성군의 한 하천 정비공사 현장.

의성군은 지난 2011년 6월, 이 공사를 발주했습니다.

당시 낙찰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공사비는 16억 6천3백만 원, 그런데 한 업체가 불과 3천3백 원을 높게 써서 이 공사를 따냈습니다.

컴퓨터 해킹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경북 의성군청 직원(음성변조) : "우리는 (조달청) 나라장터만 믿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까 저희 입장에서도 좀 황당합니다."

수법은 이렇습니다.

건설업체와 짠 해커들은 먼저 지자체의 입찰 담당자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공사 예정가격'을 알아냅니다.

이후 입찰에 참가하는 다른 건설사의 컴퓨터에도 역시 악성코드를 유포해 낙찰 하한가를 마음대로 조작합니다.

이렇게 낙찰 하한가를 미리 알고 가장 근접한 가격을 써내 공사를 따낸 겁니다.

<인터뷰> 김석재(서울중앙지검 첨수2부장) : "지자체 재무관 PC에는 USB나 CD로 악성 프로그램을 깔았고, 건설사들에는 악성프로그램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검찰에 적발된 건설업자는 모두 20명, 대부분 경북 지역 업체들입니다.

290억 원대의 관급공사를 따냈는데, 공사액의 7%는 정보를 빼낸 해커와 브로커에게 떼 줬습니다.

검찰은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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