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게임 ‘초상권’ 놓고 은퇴 선수 분열

입력 2013.04.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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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모바일 게임에서 사용되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초상권(퍼블리시티권) 계약을 놓고 은퇴 선수들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 출신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이하 은퇴선수협)가 은퇴 선수의 분열을 꾀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뜻을 담은 성명서를 5일 발표했다.

은퇴선수협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뛴 은퇴 선수들만으로 이뤄진 단체로 회원들의 권익 보호와 유소년 야구 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달 25일 공식 발족했다.

이순철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회장, 이용철 KBS 해설위원이 사무총장을 맡았고 백인천 전 롯데 감독과 유승안 전 한화 감독 등도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에 따르면 은퇴선수협의 창립 회원은 50∼100여명 정도다.

1월 16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산하 은퇴선수협의회(이하 은선협)와 통합을 이룬 일구회는 약 8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프로 선수 경력이 없는 프로야구 감독·코치 출신이 33명이고 나머지는 프로 은퇴 선수 출신로 이뤄졌다.

일구회는 성명서에서 "은선협과의 통합으로 야구계의 대화합을 이뤘고 은퇴 선수의 권익을 더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발전시킬 토대를 일궜으나 갑자기 은퇴선수협이 나타나 조직이 찢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은퇴 선수들의 대표성을 띤 일구회를 단순한 친목모임으로 격하한 발언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일구회는 은퇴선수협 구성에 깊이 간여한 박충식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을 제명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은퇴 선수 조직이 일구회와 은퇴선수협으로 양분된 이유로 야구계 인사들은 초상권 계약을 들고 있다.

일구회는 그간 은퇴 선수들을 대표해 게임 회사와 협상에 임했고 연간 25억원에 달하는 초상권 계약금액을 회원에게 균등 분배해왔다.

그러나 최근 새 계약을 앞두고 출범한 은퇴선수협이 독자 협상에 나설 뜻을 비추면서 협상 창구가 둘로 쪼개지게 됐다.

은퇴선수협은 일구회원을 대상으로 일구회 또는 은퇴선수협 어디든 가입할 수 있되 초상권 협상권리만 자신들에게 위임하라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게임 회사와의 협상에서 은퇴 선수 대표 조직으로 인정받고자 일구회 회원들에게 위임권만 넘겨달라는 뜻이다.

그러자 은퇴 선수 조직을 대변해왔다고 자부해 온 일구회가 "은퇴선수협이 회원들을 현혹하고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구회는 은퇴선수협으로 위임권을 넘긴 회원이 현재 150∼2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야구인들은 불경기 탓에 게임 회사에서 받아낼 초상권 계약금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퇴 선수 조직이 둘로 나뉘면 수중에 들어오는 액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때아닌 은퇴 선수들의 분열 조짐이 프로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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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게임 ‘초상권’ 놓고 은퇴 선수 분열
    • 입력 2013-04-05 09:44:06
    연합뉴스
온라인·모바일 게임에서 사용되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초상권(퍼블리시티권) 계약을 놓고 은퇴 선수들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 출신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이하 은퇴선수협)가 은퇴 선수의 분열을 꾀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뜻을 담은 성명서를 5일 발표했다. 은퇴선수협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뛴 은퇴 선수들만으로 이뤄진 단체로 회원들의 권익 보호와 유소년 야구 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달 25일 공식 발족했다. 이순철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회장, 이용철 KBS 해설위원이 사무총장을 맡았고 백인천 전 롯데 감독과 유승안 전 한화 감독 등도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에 따르면 은퇴선수협의 창립 회원은 50∼100여명 정도다. 1월 16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산하 은퇴선수협의회(이하 은선협)와 통합을 이룬 일구회는 약 8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프로 선수 경력이 없는 프로야구 감독·코치 출신이 33명이고 나머지는 프로 은퇴 선수 출신로 이뤄졌다. 일구회는 성명서에서 "은선협과의 통합으로 야구계의 대화합을 이뤘고 은퇴 선수의 권익을 더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발전시킬 토대를 일궜으나 갑자기 은퇴선수협이 나타나 조직이 찢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은퇴 선수들의 대표성을 띤 일구회를 단순한 친목모임으로 격하한 발언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일구회는 은퇴선수협 구성에 깊이 간여한 박충식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을 제명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은퇴 선수 조직이 일구회와 은퇴선수협으로 양분된 이유로 야구계 인사들은 초상권 계약을 들고 있다. 일구회는 그간 은퇴 선수들을 대표해 게임 회사와 협상에 임했고 연간 25억원에 달하는 초상권 계약금액을 회원에게 균등 분배해왔다. 그러나 최근 새 계약을 앞두고 출범한 은퇴선수협이 독자 협상에 나설 뜻을 비추면서 협상 창구가 둘로 쪼개지게 됐다. 은퇴선수협은 일구회원을 대상으로 일구회 또는 은퇴선수협 어디든 가입할 수 있되 초상권 협상권리만 자신들에게 위임하라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게임 회사와의 협상에서 은퇴 선수 대표 조직으로 인정받고자 일구회 회원들에게 위임권만 넘겨달라는 뜻이다. 그러자 은퇴 선수 조직을 대변해왔다고 자부해 온 일구회가 "은퇴선수협이 회원들을 현혹하고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구회는 은퇴선수협으로 위임권을 넘긴 회원이 현재 150∼2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야구인들은 불경기 탓에 게임 회사에서 받아낼 초상권 계약금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퇴 선수 조직이 둘로 나뉘면 수중에 들어오는 액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때아닌 은퇴 선수들의 분열 조짐이 프로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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