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수사’ 삼성-LG 특허 협상 꼬이나

입력 2013.04.10 (08:03) 수정 2013.04.1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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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처지 뒤바뀌어…삼성 "결백하다" 혐의 부인
TV용 WRGB 올레드 패널 기술 관련 가능성 높아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기술을 빼낸 혐의로 경찰 수사선상에 오름에 따라 양사의 디스플레이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디스플레이 분쟁은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삼성의 OLED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시작됐으나, 이번 수사로 양사의 처지가 정반대로 뒤바뀌게 됐다.

이에 따라 이제 막 본 궤도에 오른 양사 간의 특허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 시리즈 등 스마트폰에 쓰이는 소형 올레드 패널 분야에서 이미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기술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 결백이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9일 오전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천안·기흥 본사와 사업장 등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사가 삼성이 절대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이 아니라 최근 LG가 처음 양산에 성공한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 기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55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했는데, 여기에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WRGB' 방식의 올레드 패널이 탑재됐다.

반면 삼성은 소형 올레드 패널에 적합한 'RGB' 방식을 고수하면서 대형 올레드 TV 양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도 WRGB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RGB'는 적색(R) 녹색(G) 청색(B)으로 발광하는 유기물을 유리기판에 수평으로 증착하는 방식이며, 'WRGB는 적녹청색 유기물을 수직으로 쌓고서 컬러필터로 색상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7월 검찰은 삼성의 올레드 패널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임직원과 삼성 전·현직 연구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 직후 삼성디스플레이는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며 LG디스플레이를 겨냥해 직접 포문을 열었고, LG디스플레이가 반발하면서 양사의 분쟁이 불붙었다.

결국 분쟁은 소송전으로 이어져 쌍방이 각각 2건씩 총 4건의 특허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 1월 말 정부가 중재에 나서 양사 사장 간의 개별 면담을 이끌어냄으로써 화해의 물꼬를 텄고, 뒤이어 양사가 각각 1건씩의 소송을 자진 취하하면서 협상의 발판이 마련됐다.

현재 남은 2건의 소송에는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기술 7건과 삼성디스플레의 LCD 기술 7건 등 총 14건의 기술이 걸려 있다.

양사는 협상을 통해 특허침해 여부와 관련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따진 뒤 필요한 정산절차를 밟아 분쟁을 매듭짓기로 하고, 실무협상팀을 꾸려 지난주까지 두 차례 협상을 벌였다.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전면적인 특허공유(크로스라이선스)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처럼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에서 새로 불거진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양사의 특허 협상에 변수가 되겠지만 양사의 기본 태도에 결정적인 변화만 없다면 협상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레드는 LCD의 액정과 달리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로 반응 속도가 1천 배 이상 빨라 뛰어난 화질을 구현할 수 있으며, 별도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어 패널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고 전력 효율도 뛰
어나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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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디스플레이 수사’ 삼성-LG 특허 협상 꼬이나
    • 입력 2013-04-10 08:03:10
    • 수정2013-04-10 08:03:37
    연합뉴스
양사 처지 뒤바뀌어…삼성 "결백하다" 혐의 부인 TV용 WRGB 올레드 패널 기술 관련 가능성 높아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기술을 빼낸 혐의로 경찰 수사선상에 오름에 따라 양사의 디스플레이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디스플레이 분쟁은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삼성의 OLED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시작됐으나, 이번 수사로 양사의 처지가 정반대로 뒤바뀌게 됐다. 이에 따라 이제 막 본 궤도에 오른 양사 간의 특허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 시리즈 등 스마트폰에 쓰이는 소형 올레드 패널 분야에서 이미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기술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 결백이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9일 오전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천안·기흥 본사와 사업장 등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사가 삼성이 절대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이 아니라 최근 LG가 처음 양산에 성공한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 기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55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했는데, 여기에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WRGB' 방식의 올레드 패널이 탑재됐다. 반면 삼성은 소형 올레드 패널에 적합한 'RGB' 방식을 고수하면서 대형 올레드 TV 양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도 WRGB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RGB'는 적색(R) 녹색(G) 청색(B)으로 발광하는 유기물을 유리기판에 수평으로 증착하는 방식이며, 'WRGB는 적녹청색 유기물을 수직으로 쌓고서 컬러필터로 색상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7월 검찰은 삼성의 올레드 패널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임직원과 삼성 전·현직 연구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 직후 삼성디스플레이는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며 LG디스플레이를 겨냥해 직접 포문을 열었고, LG디스플레이가 반발하면서 양사의 분쟁이 불붙었다. 결국 분쟁은 소송전으로 이어져 쌍방이 각각 2건씩 총 4건의 특허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 1월 말 정부가 중재에 나서 양사 사장 간의 개별 면담을 이끌어냄으로써 화해의 물꼬를 텄고, 뒤이어 양사가 각각 1건씩의 소송을 자진 취하하면서 협상의 발판이 마련됐다. 현재 남은 2건의 소송에는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기술 7건과 삼성디스플레의 LCD 기술 7건 등 총 14건의 기술이 걸려 있다. 양사는 협상을 통해 특허침해 여부와 관련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따진 뒤 필요한 정산절차를 밟아 분쟁을 매듭짓기로 하고, 실무협상팀을 꾸려 지난주까지 두 차례 협상을 벌였다.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전면적인 특허공유(크로스라이선스)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처럼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에서 새로 불거진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양사의 특허 협상에 변수가 되겠지만 양사의 기본 태도에 결정적인 변화만 없다면 협상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레드는 LCD의 액정과 달리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로 반응 속도가 1천 배 이상 빨라 뛰어난 화질을 구현할 수 있으며, 별도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어 패널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고 전력 효율도 뛰 어나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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