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히면 더 넣어! 전북, 위기 해법은 ‘닥공’

입력 2013.04.10 (12:40) 수정 2013.04.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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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을 내주면 그만큼 더 많이 넣으면 된다."

단순하지만 명료한 해법이다. 주전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가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위기를 헤쳐가고 있다.

전북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공수 모두에서 대어급 자원을 영입하면서 더블 스쿼드를 구축, 기존의 공격적 플레이 스타일에 '닥수(닥치고 수비)'까지 겸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즌을 뚜껑을 열자 수비 조직력 면에서 아직 설익은 모습을 곳곳에 드러냈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9경기에서 12실점. 무실점 경기는 한차례도 없다.

게다가 최근 오른쪽 측면 수비 자원인 이규로가 허벅지를, 전광환은 무릎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미드필더 서상민과 정혁으로 '돌려막기'까지 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9일 우라와 레즈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4차전 홈경기에서 초반부터 연달아 실점한 것도 오른쪽 측면 수비의 공백이 빌미가 됐다.

우라와는 왼쪽 풀백 우가진 토모야를 중심으로 정혁이 맡은 전북의 오른쪽을 집요하게 공략해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전반 7분 우라와의 두번째 골도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우가진의 슈팅이 권순태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왔지만 반대편에서 뒤따라오던 우메사키 츠카사가 마무리했다.

초반부터 두 골 차이로 끌려가며 그대로 무너질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전북은 원래 팀 컬러인 '닥공'으로 극복해냈다.

이동국-케빈 투톱에 이승기와 에닝요를 공격진의 좌우 측면에 펼치고 서상민, 김상식을 중원에 배치하는 등 선발진에서부터 강한 공세를 예고한 전북은 전반 중반 서상민을 오른쪽 측면 수비로 내려 보내고 정혁을 중원으로 끌어올려 분위기를 바꿨다.

또 후반 시작과 함께 김상식 대신 김정우를 투입해 허리에 힘을 실었고 후반 25분에는 케빈을 빼고 송제헌을, 후반 31분에는 정혁 대신 레오나르도를 투입해 사실상 총공세에 나섰다.

자칫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는 선택이었지만 전북의 '닥공'은 위력적이었다.

정우와 정혁이 중원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공세의 날을 다시 벼린 전북은 전반 6분 에닝요의 만회골로 발톱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흐름을 주도하며 끊임없이 우라와 골문을 두드리더니 후반 추가시간 서상민의 발끝에서 기어이 동점골을 뽑았다. 후반 22분 에닝요의 프리킥 슈팅 등 골대 불운이 아니었다면 더 나은 결과도 기대할 만했다.

경기 후 파비오 감독 대행은 "올 시즌 '닥수'를 이야기했는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말을 취소하고 싶은 심정"이라면서도 "초반에 예상치 못한 실점으로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승점 1을 따냈다. 골을 많이 허용하면 그만큼 더 많이 넣으면 된다"며"고 말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 공백이 수비진 전체의 문제로 이어진 점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정혁과 서상민이 제자리가 아닌 곳을 막다 보니 어쩔 수 없다. 그 선수들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14일 성남과의 정규리그 경기에 이규로가 복귀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 수비수 정인환도 현재의 '비상시국'이 정리되면 수비진이 한층 더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환은 "동료들의 부상으로 포백 수비진이 계속 바뀌다 보니 내주지 말아야 할 골을 허용할 때가 있어 아쉽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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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히면 더 넣어! 전북, 위기 해법은 ‘닥공’
    • 입력 2013-04-10 12:40:37
    • 수정2013-04-10 13:24:24
    연합뉴스
"골을 내주면 그만큼 더 많이 넣으면 된다."

단순하지만 명료한 해법이다. 주전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가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위기를 헤쳐가고 있다.

전북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공수 모두에서 대어급 자원을 영입하면서 더블 스쿼드를 구축, 기존의 공격적 플레이 스타일에 '닥수(닥치고 수비)'까지 겸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즌을 뚜껑을 열자 수비 조직력 면에서 아직 설익은 모습을 곳곳에 드러냈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9경기에서 12실점. 무실점 경기는 한차례도 없다.

게다가 최근 오른쪽 측면 수비 자원인 이규로가 허벅지를, 전광환은 무릎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미드필더 서상민과 정혁으로 '돌려막기'까지 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9일 우라와 레즈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4차전 홈경기에서 초반부터 연달아 실점한 것도 오른쪽 측면 수비의 공백이 빌미가 됐다.

우라와는 왼쪽 풀백 우가진 토모야를 중심으로 정혁이 맡은 전북의 오른쪽을 집요하게 공략해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전반 7분 우라와의 두번째 골도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우가진의 슈팅이 권순태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왔지만 반대편에서 뒤따라오던 우메사키 츠카사가 마무리했다.

초반부터 두 골 차이로 끌려가며 그대로 무너질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전북은 원래 팀 컬러인 '닥공'으로 극복해냈다.

이동국-케빈 투톱에 이승기와 에닝요를 공격진의 좌우 측면에 펼치고 서상민, 김상식을 중원에 배치하는 등 선발진에서부터 강한 공세를 예고한 전북은 전반 중반 서상민을 오른쪽 측면 수비로 내려 보내고 정혁을 중원으로 끌어올려 분위기를 바꿨다.

또 후반 시작과 함께 김상식 대신 김정우를 투입해 허리에 힘을 실었고 후반 25분에는 케빈을 빼고 송제헌을, 후반 31분에는 정혁 대신 레오나르도를 투입해 사실상 총공세에 나섰다.

자칫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는 선택이었지만 전북의 '닥공'은 위력적이었다.

정우와 정혁이 중원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공세의 날을 다시 벼린 전북은 전반 6분 에닝요의 만회골로 발톱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흐름을 주도하며 끊임없이 우라와 골문을 두드리더니 후반 추가시간 서상민의 발끝에서 기어이 동점골을 뽑았다. 후반 22분 에닝요의 프리킥 슈팅 등 골대 불운이 아니었다면 더 나은 결과도 기대할 만했다.

경기 후 파비오 감독 대행은 "올 시즌 '닥수'를 이야기했는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말을 취소하고 싶은 심정"이라면서도 "초반에 예상치 못한 실점으로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승점 1을 따냈다. 골을 많이 허용하면 그만큼 더 많이 넣으면 된다"며"고 말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 공백이 수비진 전체의 문제로 이어진 점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정혁과 서상민이 제자리가 아닌 곳을 막다 보니 어쩔 수 없다. 그 선수들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14일 성남과의 정규리그 경기에 이규로가 복귀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 수비수 정인환도 현재의 '비상시국'이 정리되면 수비진이 한층 더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환은 "동료들의 부상으로 포백 수비진이 계속 바뀌다 보니 내주지 말아야 할 골을 허용할 때가 있어 아쉽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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