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올해만 같아라! ‘우즈효과’ 강타

입력 2013.04.10 (12:40) 수정 2013.04.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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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기가 뜨겁습니다. 우즈 효과가 크긴 큰듯하네요."

미국 남부의 시골도시 오거스타가 마스터스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오거스타에서 수십 년을 살았다는 한 교포는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9일(현지시간) "오늘 암표 값이 7천 달러(약 800만원)를 돌파했다고 한다"며 "199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라며 온통 난리"라고 전했다.

1997년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한 해다. 이 교포는 "지난 2년 동안 전 라운드를 볼 수 있는 암표 시세가 2천∼3천 달러에 형성됐다"며 "올해 이렇게 값이 폭등한 것은 전적으로 우즈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앞 길가에 표를 사려고 아침 일찍 나왔다는 조슈아라는 이름의 한 중년 남성은 "작년에도 표구하기가 어려웠지만 올해와는 비교가 안된다"며 "이틀 전부터 온종일 서 있는데 아직 물어보는 사람 하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활한 황제' 덕분에 지역 호텔업계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숙박료는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한국의 여관과 수준이 비슷한 인(Inn)은 하루 평균 30달러 정도만 주면 잡을 수 있던 것이 보름 전 150달러∼200달러로 최소 5배 이상 치솟았고, 골프장과 가까운 곳은 5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5천 명의 동포가 거주하는 오거스타 한인사회도 대박을 터트렸다.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은 일식 전문점을 합쳐도 5곳에 불과하지만 한국과 미국 전역에서 몰려드는 동포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특히 한인 부부가 운영하는 H 식당은 몇 년 전 최경주가 "음식 맛이 딱 내 입에 맞다"고 호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소가 됐다.

마스터스는 동포 대부분이 3D 업종에 종사하는 현지 한인사회에는 젖줄이자 미국 동포사회에 영향력을 과시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한 중년 여성은 "4인이 일반 가정집을 통째로 빌려 나흘 묵는데 8천 달러"라며 "동포라서 그나마 싸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에선 월세로 1천 달러만 주면 방 3개 딸린 집을 구할 수 있다. 마스터스 기간 하루에 두 달치 월세를 버는 것이다.

오거스타는 애틀랜타에 이어 조지아주에서 2번째로 큰 도시라고 하지만 인구는 약 20만 명에 불과하다. 도시 면적과 인구만 따지면 서울 종로구와 비슷하다.

그러나 마스터스 주간에는 오거스타 전체 인구보다 많은 골퍼가 몰려들어 매년 4월이면 인구가 급증하는 현상이 되풀이된다. 오거스타는 마스터스 한 철 장사로 먹고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오거스타 토박이인 유진철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우즈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그런지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 같다"며 "우즈가 올해 어떤 전설을 만들지 다들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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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터스 올해만 같아라! ‘우즈효과’ 강타
    • 입력 2013-04-10 12:40:38
    • 수정2013-04-10 13:18:10
    연합뉴스
"정말 열기가 뜨겁습니다. 우즈 효과가 크긴 큰듯하네요."

미국 남부의 시골도시 오거스타가 마스터스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오거스타에서 수십 년을 살았다는 한 교포는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9일(현지시간) "오늘 암표 값이 7천 달러(약 800만원)를 돌파했다고 한다"며 "199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라며 온통 난리"라고 전했다.

1997년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한 해다. 이 교포는 "지난 2년 동안 전 라운드를 볼 수 있는 암표 시세가 2천∼3천 달러에 형성됐다"며 "올해 이렇게 값이 폭등한 것은 전적으로 우즈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앞 길가에 표를 사려고 아침 일찍 나왔다는 조슈아라는 이름의 한 중년 남성은 "작년에도 표구하기가 어려웠지만 올해와는 비교가 안된다"며 "이틀 전부터 온종일 서 있는데 아직 물어보는 사람 하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활한 황제' 덕분에 지역 호텔업계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숙박료는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한국의 여관과 수준이 비슷한 인(Inn)은 하루 평균 30달러 정도만 주면 잡을 수 있던 것이 보름 전 150달러∼200달러로 최소 5배 이상 치솟았고, 골프장과 가까운 곳은 5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5천 명의 동포가 거주하는 오거스타 한인사회도 대박을 터트렸다.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은 일식 전문점을 합쳐도 5곳에 불과하지만 한국과 미국 전역에서 몰려드는 동포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특히 한인 부부가 운영하는 H 식당은 몇 년 전 최경주가 "음식 맛이 딱 내 입에 맞다"고 호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소가 됐다.

마스터스는 동포 대부분이 3D 업종에 종사하는 현지 한인사회에는 젖줄이자 미국 동포사회에 영향력을 과시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한 중년 여성은 "4인이 일반 가정집을 통째로 빌려 나흘 묵는데 8천 달러"라며 "동포라서 그나마 싸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에선 월세로 1천 달러만 주면 방 3개 딸린 집을 구할 수 있다. 마스터스 기간 하루에 두 달치 월세를 버는 것이다.

오거스타는 애틀랜타에 이어 조지아주에서 2번째로 큰 도시라고 하지만 인구는 약 20만 명에 불과하다. 도시 면적과 인구만 따지면 서울 종로구와 비슷하다.

그러나 마스터스 주간에는 오거스타 전체 인구보다 많은 골퍼가 몰려들어 매년 4월이면 인구가 급증하는 현상이 되풀이된다. 오거스타는 마스터스 한 철 장사로 먹고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오거스타 토박이인 유진철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우즈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그런지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 같다"며 "우즈가 올해 어떤 전설을 만들지 다들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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