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향한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 여정

입력 2013.04.10 (17:13) 수정 2013.04.1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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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종목인 아이스슬레지하키의 국가 대표팀이 세계 정상급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2018 평창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전정국 감독이 이끄는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은 12일부터 20일까지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2013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아이스슬레지하키 세계선수권 A풀 대회에 출전한다.

A풀 대회는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 성적 기준 세계 랭킹 1∼8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최상급 대회다.

한국은 지난해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 이번 A풀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현재 세계 정상권 팀과 경쟁하는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출발은 미미했다.

2000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팀이 꾸려졌다.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다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휠체어에 앉게 된 고(故) 이성근 감독이 당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휠체어 농구팀으로 활동하던 선수들로 '연세 이글스' 팀을 만든 것이 최초다.

연세 이글스 팀을 주축으로 클럽팀 2개가 더 만들어졌고 정기전에서 서로 부딪치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경기장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썰매나 스틱이 얼음을 손상시킨다는 것이 이유였다.

어렵게 경기장을 구해 연습을 시작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비장애인 하키 못지않게 빠르고 생동감있는 아이스슬레지하키의 매력에 빠졌다가도 생계를 생각하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장비 값이나 다소 어려운 썰매 조종법도 장벽이었다.

2006년에는 강원도청에 처음으로 실업팀이 만들어져 아이스슬레지하키로 생계를 이어갈 길이 열렸지만 기회는 소수의 선수에게 한정됐다.

한국은 어려움을 딛고 일본 팀과 실력을 교류하면서 점차 실력을 키워갔다.

2008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B풀(세계 랭킹 9위 이하) 대회에서 우승, A풀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2010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밴쿠버로 가기 전, 일본 클럽팀들과의 연습 경기에서 승승장구하며 "패럴림픽에서 일본만은 잡을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 대표팀이 밴쿠버에서 일본 대표팀에 0-5로 대패했다.

5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둔 한국의 밴쿠버 패럴림픽 성적은 8개 팀 중 6위였다. '메달권 진입'이라는 목표가 무색했다. 선수들은 성적이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취재진 인터뷰를 하지 않고 빠져나갈 궁리를 해야 했다.

한국을 꺾은 일본이 은메달을 따고 기뻐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당시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한민수(강원도청)는 "일본 팀이 패럴림픽에서 한국을 격파하려고 국가대표팀의 실력을 숨겨왔던 것을 몰랐다"며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였다"고 한탄했다.

절치부심한 한국은 세계 수준 선수들과의 차이를 좁히려고 체력을 키워나갔다.

지난해 노르웨이 세계선수권 A풀에서 준우승하는 등 가능성을 열어갔다.

대한장애인아이스협회의 전영덕 수석부회장은 "세계 최강인 미국은 여전히 높은 벽이지만 이제는 우리 대표팀의 컨디션에 따라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고양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선수권 A풀 대회에서 2014 소치 동계 패럴림픽 출전을 확정하고 더 실전 경험을 쌓아 2018년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권 안에 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전히 경기장을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올해엔 클럽팀 숫자가 6개로 늘어나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은 수비수 한민수는 "어느 운동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소치 패럴림픽 출전은 물론이고 평창에도 출전해 반드시 메달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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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4-10 17:13:07
    • 수정2013-04-10 17:14:11
    연합뉴스
장애인 종목인 아이스슬레지하키의 국가 대표팀이 세계 정상급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2018 평창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전정국 감독이 이끄는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은 12일부터 20일까지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2013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아이스슬레지하키 세계선수권 A풀 대회에 출전한다.

A풀 대회는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 성적 기준 세계 랭킹 1∼8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최상급 대회다.

한국은 지난해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 이번 A풀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현재 세계 정상권 팀과 경쟁하는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출발은 미미했다.

2000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팀이 꾸려졌다.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다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휠체어에 앉게 된 고(故) 이성근 감독이 당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휠체어 농구팀으로 활동하던 선수들로 '연세 이글스' 팀을 만든 것이 최초다.

연세 이글스 팀을 주축으로 클럽팀 2개가 더 만들어졌고 정기전에서 서로 부딪치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경기장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썰매나 스틱이 얼음을 손상시킨다는 것이 이유였다.

어렵게 경기장을 구해 연습을 시작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비장애인 하키 못지않게 빠르고 생동감있는 아이스슬레지하키의 매력에 빠졌다가도 생계를 생각하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장비 값이나 다소 어려운 썰매 조종법도 장벽이었다.

2006년에는 강원도청에 처음으로 실업팀이 만들어져 아이스슬레지하키로 생계를 이어갈 길이 열렸지만 기회는 소수의 선수에게 한정됐다.

한국은 어려움을 딛고 일본 팀과 실력을 교류하면서 점차 실력을 키워갔다.

2008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B풀(세계 랭킹 9위 이하) 대회에서 우승, A풀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2010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밴쿠버로 가기 전, 일본 클럽팀들과의 연습 경기에서 승승장구하며 "패럴림픽에서 일본만은 잡을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 대표팀이 밴쿠버에서 일본 대표팀에 0-5로 대패했다.

5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둔 한국의 밴쿠버 패럴림픽 성적은 8개 팀 중 6위였다. '메달권 진입'이라는 목표가 무색했다. 선수들은 성적이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취재진 인터뷰를 하지 않고 빠져나갈 궁리를 해야 했다.

한국을 꺾은 일본이 은메달을 따고 기뻐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당시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한민수(강원도청)는 "일본 팀이 패럴림픽에서 한국을 격파하려고 국가대표팀의 실력을 숨겨왔던 것을 몰랐다"며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였다"고 한탄했다.

절치부심한 한국은 세계 수준 선수들과의 차이를 좁히려고 체력을 키워나갔다.

지난해 노르웨이 세계선수권 A풀에서 준우승하는 등 가능성을 열어갔다.

대한장애인아이스협회의 전영덕 수석부회장은 "세계 최강인 미국은 여전히 높은 벽이지만 이제는 우리 대표팀의 컨디션에 따라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고양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선수권 A풀 대회에서 2014 소치 동계 패럴림픽 출전을 확정하고 더 실전 경험을 쌓아 2018년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권 안에 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전히 경기장을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올해엔 클럽팀 숫자가 6개로 늘어나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은 수비수 한민수는 "어느 운동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소치 패럴림픽 출전은 물론이고 평창에도 출전해 반드시 메달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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