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유기동물 보호 10일 뒤 안락사?

입력 2013.04.11 (08:43) 수정 2013.04.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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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앞서 일본에서 반려견을 위한 산소 미용법까지 등장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그런가 하면 유기견들의 삶은 그야말로 극과 극입니다.

여러분, 유기견들이 보호기간이 10일이라는 것 알고 계세요?

열흘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되는데요.

노태영 기자, 버려진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키우던 개를 잃어버린 경우라고 하더라도 열흘 안에 주인을 다시 찾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기자 멘트>

네, 현제 우리나라에서 매년 버려지는 동물들은 공식적인 통계로만 10만 마리에 달하는데요.

이 중 원래 주인을 찾아가거나 새 주인을 만나는 경우는 25% 정도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은 열흘이라는 보호기간을 늘리자는 입장인데요.

반면 정부는 예산 문제 등으로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기동물 보호기간과 관련한 논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유기동물 보호소.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유기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는데요.

<녹취> 윤성근(동물사랑실천협회 주임) : "양계장 직원이 만취한 상태에서 곡괭이로 정수리를 내려쳐서 이 아이는 머리를 다친 상태로 구조가 된 아이입니다. 보호소에서 치료를 해서 지금은 순화돼서 사람도 잘 따릅니다."

구조 당시 사진을 보면 처참했던 상황이 잘 드러나는데요.

보호센터 직원을 반기는 보호견들!

그 중 특히 활발히 움직이는 개가 한 마리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다리 하나를 잃었습니다.

<녹취> 윤성근(동물사랑실천협회 주임) :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리를 절단하게 됐습니다."

이 보호소에서 돌보는 유기동물들은 주인으로부터 학대받다 구조되거나 공공기관의 보호소에서 생활하다 안락사 위기를 겨우 넘기고 옮겨온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꺼번에 모여 있는 이 십여 마리의 개들역시 주인으로부터 학대받다가 이웃의 신고로 구조됐다는데요.

아직도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무서워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녹취> 윤성근(동물사랑실천협회 주임) : "(전 견주가) 알콜중독자예요. 11마리가 한 우리 안에 살면서 학대를 받던 아이들이에요."

하지만 이처럼 구조되는 유기동물은 극히 일부, 대부분 유기동물들의 보호기간인 10일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안락사됩니다.

<녹취> "굉장히 짧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10일이라는 계류 기간을 잘 모를 것 같아서요."

<녹취> "좀 짧은 것 같아요. 분양까지 한 달은 걸릴 텐데요."

열흘이라는 기간 내에 유기동물의 주인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빠듯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녹취> 정윤경(유기견 보호 자원봉사자) : "유기동물도 생명이 있는데 열흘 만에 생명을 뺏는다는 것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보호소는) 유기동물을 보호하려 데려오는 것이잖아요. 그런 곳이 많이 생겨서 열흘 만에 생명을 뺏어가는 그런 일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 등의 문제로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정지원(농림수산식품부 방역총괄과 주무관) : "예산, 인력, 시설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기동물의 과잉수용으로 인한 관리소홀, 질병관리의 부실, 입양 가능성이 없는데도 장기간 보호로 인한 스트레스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음에 따라 보호조치 기간을 늘리는 것이 해결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가 나서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서울의 한 유기견 보호소!

이곳에는 질병이나 장애, 학대 등으로 보호가 시급한 동물들이 우선 입소하게 되는데요.

유기동물들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민간단체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전혀 없습니다.

때문에 시설 운영이나 동물들의 치료 및 보호에 따른 비용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인터뷰> 유광열(동물사랑실천협회 국장) : "(질병 발생) 초기에 입소하는 아이들의 경우 좋지 않은 상태로 들어오기 때문에 치료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고요. 또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료 등이 매월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저희는 그 비용을 전액 일반인들의 후원을 받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위탁을 받는 동물병원들 역시 지원금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유기동물 한 마리를 열흘 동안 보호할 때 드는 비용은 8만 원 정도.

하지만 정부의 지원금은 지자체를 통해 구조된 동물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용(동물병원 원장) : "현실적으로 볼 때 유기견 한 마리당 보호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데, 그 비용은 한계가 있어요. 좀 더 좋은 조건으로 해줘야 하는데 안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저희도 되도록 더 오래 데리고 있고 싶지만 그것이 안 되는 경우가 많죠"

<녹취> 정지원(농림수산식품부 방역총괄과주무관) :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동물보호 관련 예산은 15억 원 정도입니다. 현재 정부에서 동물보호 관련 민간단체에 지원하고 있는 예산은 없고요. 동물보호 관련 단체에 앞으로 지원할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늘어나는 유기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민간단체의 입장과 보호기간을 늘릴 수 없고, 안락사도 피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요.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소연(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 : "유기동물 발생 숫자를 보면 안락사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무조건 안락사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정말 인도적으로 안락사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감시해야될 것이고요. 그리고 정말 엄격하게 좋은 가정을 찾아서 정말 정확하게 입양을 보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바라는 상황입니다."

반려동물 시대의 불편한 진실인 유기동물 문제!

현실적이고 현명한 대처방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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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유기동물 보호 10일 뒤 안락사?
    • 입력 2013-04-11 08:44:20
    • 수정2013-04-11 10: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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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앞서 일본에서 반려견을 위한 산소 미용법까지 등장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그런가 하면 유기견들의 삶은 그야말로 극과 극입니다.

여러분, 유기견들이 보호기간이 10일이라는 것 알고 계세요?

열흘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되는데요.

노태영 기자, 버려진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키우던 개를 잃어버린 경우라고 하더라도 열흘 안에 주인을 다시 찾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기자 멘트>

네, 현제 우리나라에서 매년 버려지는 동물들은 공식적인 통계로만 10만 마리에 달하는데요.

이 중 원래 주인을 찾아가거나 새 주인을 만나는 경우는 25% 정도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은 열흘이라는 보호기간을 늘리자는 입장인데요.

반면 정부는 예산 문제 등으로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기동물 보호기간과 관련한 논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유기동물 보호소.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유기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는데요.

<녹취> 윤성근(동물사랑실천협회 주임) : "양계장 직원이 만취한 상태에서 곡괭이로 정수리를 내려쳐서 이 아이는 머리를 다친 상태로 구조가 된 아이입니다. 보호소에서 치료를 해서 지금은 순화돼서 사람도 잘 따릅니다."

구조 당시 사진을 보면 처참했던 상황이 잘 드러나는데요.

보호센터 직원을 반기는 보호견들!

그 중 특히 활발히 움직이는 개가 한 마리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다리 하나를 잃었습니다.

<녹취> 윤성근(동물사랑실천협회 주임) :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리를 절단하게 됐습니다."

이 보호소에서 돌보는 유기동물들은 주인으로부터 학대받다 구조되거나 공공기관의 보호소에서 생활하다 안락사 위기를 겨우 넘기고 옮겨온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꺼번에 모여 있는 이 십여 마리의 개들역시 주인으로부터 학대받다가 이웃의 신고로 구조됐다는데요.

아직도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무서워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녹취> 윤성근(동물사랑실천협회 주임) : "(전 견주가) 알콜중독자예요. 11마리가 한 우리 안에 살면서 학대를 받던 아이들이에요."

하지만 이처럼 구조되는 유기동물은 극히 일부, 대부분 유기동물들의 보호기간인 10일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안락사됩니다.

<녹취> "굉장히 짧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10일이라는 계류 기간을 잘 모를 것 같아서요."

<녹취> "좀 짧은 것 같아요. 분양까지 한 달은 걸릴 텐데요."

열흘이라는 기간 내에 유기동물의 주인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빠듯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녹취> 정윤경(유기견 보호 자원봉사자) : "유기동물도 생명이 있는데 열흘 만에 생명을 뺏는다는 것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보호소는) 유기동물을 보호하려 데려오는 것이잖아요. 그런 곳이 많이 생겨서 열흘 만에 생명을 뺏어가는 그런 일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 등의 문제로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정지원(농림수산식품부 방역총괄과 주무관) : "예산, 인력, 시설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기동물의 과잉수용으로 인한 관리소홀, 질병관리의 부실, 입양 가능성이 없는데도 장기간 보호로 인한 스트레스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음에 따라 보호조치 기간을 늘리는 것이 해결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가 나서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서울의 한 유기견 보호소!

이곳에는 질병이나 장애, 학대 등으로 보호가 시급한 동물들이 우선 입소하게 되는데요.

유기동물들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민간단체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전혀 없습니다.

때문에 시설 운영이나 동물들의 치료 및 보호에 따른 비용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인터뷰> 유광열(동물사랑실천협회 국장) : "(질병 발생) 초기에 입소하는 아이들의 경우 좋지 않은 상태로 들어오기 때문에 치료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고요. 또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료 등이 매월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저희는 그 비용을 전액 일반인들의 후원을 받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위탁을 받는 동물병원들 역시 지원금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유기동물 한 마리를 열흘 동안 보호할 때 드는 비용은 8만 원 정도.

하지만 정부의 지원금은 지자체를 통해 구조된 동물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용(동물병원 원장) : "현실적으로 볼 때 유기견 한 마리당 보호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데, 그 비용은 한계가 있어요. 좀 더 좋은 조건으로 해줘야 하는데 안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저희도 되도록 더 오래 데리고 있고 싶지만 그것이 안 되는 경우가 많죠"

<녹취> 정지원(농림수산식품부 방역총괄과주무관) :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동물보호 관련 예산은 15억 원 정도입니다. 현재 정부에서 동물보호 관련 민간단체에 지원하고 있는 예산은 없고요. 동물보호 관련 단체에 앞으로 지원할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늘어나는 유기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민간단체의 입장과 보호기간을 늘릴 수 없고, 안락사도 피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요.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소연(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 : "유기동물 발생 숫자를 보면 안락사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무조건 안락사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정말 인도적으로 안락사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감시해야될 것이고요. 그리고 정말 엄격하게 좋은 가정을 찾아서 정말 정확하게 입양을 보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바라는 상황입니다."

반려동물 시대의 불편한 진실인 유기동물 문제!

현실적이고 현명한 대처방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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