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신고포상제 확대…전문 신고자 등장

입력 2013.04.17 (21:24) 수정 2013.04.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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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고포상제,일명 파파라치 제도는 지난 1951년에 탈세 신고로 시작됐습니다.

신고포상제는 탈세나 음주운전, 선거위반 등 공권력이 미처 적발하지 못하는 불법을 고발하는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부작용도 없지 않아 일부 개선이 필요합니다.

먼저 박미영 기자가 최근 도입된 음주운전 신고제를 중심으로 신고 포상제의 실태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찰 112 센터로 음주운전자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2가 ○○번지요? 네, 알겠습니다."

지구대 직원이 내용을 확인하러 주소지로 출동합니다.

지난해 제주도에 이어 지난달부터 충청북도와 강원도에까지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가 확대 실시됐습니다.

충북에서는 한 달 동안 40명이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정원근(충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 "음주사고가 감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경찰 음주 단속도 시민 참여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제도가 도입되자 지난달 충북의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81건으로 지난해보다 25% 줄었습니다.

신고포상제가 다양해지면서 신고꾼들도 점점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경력 3년의 이 여성 신고꾼은 주로 성형외과를 대상으로 합니다.

병원에서 준 입금 계좌가 이처럼 병원장 명의가 아닌 경우 탈세 의혹이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신고포상 요원이라고 부르며 자신들의 활동을 단속이라고 칭합니다.

<녹취> 김 00 (탈세 신고꾼) : "진짜 잘 하시는 분은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같은 전문 신고꾼들은 주로 학원을 중심으로 모여 팀을 이뤄 활동합니다.

<녹취> 문성옥(실장/신고포상요원 학원) : "탈세 단속이 이슙니다. 정부가 지하경제 검은 돈 뿌리뽑자 하기 때문에"

학원 불법 운영, 교통사고 가짜 환자, 원산지 표시 위반처럼 포상금이 큰 불법행위들을 찾아냅니다.

<기자 멘트>

신고포상제는 생활 속의 사소한 위반 행위까지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강나루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피우던 담배 꽁초를 길에 버리거나,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거나,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을 경우 모두 신고 포상제도의 대상이 됩니다.

음주운전의 경우 지역과 혈중알콜 농도에 따라 30만원까지 포상금을 받습니다.

쓰레기 투기 같은 사소한 위반은 3만원에서 10만원, 탈세는 최고 1억원, 공천 헌금 수수 같은 중요 선거범죄의 경우는 최고 5억원 까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불법선거운동 고발 한 건으로 1억 2천만원을 받은 사례도 있었고, 전문 신고꾼들은 한 달에 수천 만원의 포상금 수입을 올립니다.

신고제의 효과가 커지자 신고 포상제는 우후죽순으로 늘었습니다.

90년대까지는 27개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 2011년 정부 부처는 138개, 자치단체가 901개를 운영해 무려 천 개를 돌파했고, 지금은 천 백 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최근 서울시는 불법 주,정차와 버스 전용차로 불법 운행에 대해 신고제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포상금을 주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포상금을 노린 과다한 신고 때문에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신고제가 많다 보니 폐단도 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짚어 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이 약사는 자신을 두 번이나 몰래 촬영한 신고꾼으로부터 수백만원의 합의금을 요구받았습니다.

<리포트> 심재호(약사) : "합의를 안 해줄 수가 없어요. 한 번 걸리면 5백만, 천만원인데 그 절반만 달라고 해도 약국 입장에선 꼼짝 못하니까."

이들 2인조 신고꾼들은 약국 7곳으로부터 2천 7백만 원을 뜯었다가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무대를 옮겨 부산지역 약국 고발 건수의 무려 70%를 기록했습니다.

<녹취> 부산시 보건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한 번 가서 안 되면 두 번 세 번씩... 신고는 대부분 한 명이 다 해요"

전문 신고꾼들은 약국처럼 출입이 쉬운 작은 사업장을 표적으로 불법을 유도한 후 이를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성기 (변호사) : "과도하다는 생각 들고요 입법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때문에 신고 포상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일몰제로 하고 불법적인 정보 수집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강현(행정학 박사) : "중앙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신고포상제 관리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

또한 중대 범죄나 비리 추적이 아닌 단순 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제한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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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신고포상제 확대…전문 신고자 등장
    • 입력 2013-04-17 21:25:03
    • 수정2013-04-17 22:00:54
    뉴스 9
<앵커 멘트>

신고포상제,일명 파파라치 제도는 지난 1951년에 탈세 신고로 시작됐습니다.

신고포상제는 탈세나 음주운전, 선거위반 등 공권력이 미처 적발하지 못하는 불법을 고발하는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부작용도 없지 않아 일부 개선이 필요합니다.

먼저 박미영 기자가 최근 도입된 음주운전 신고제를 중심으로 신고 포상제의 실태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찰 112 센터로 음주운전자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2가 ○○번지요? 네, 알겠습니다."

지구대 직원이 내용을 확인하러 주소지로 출동합니다.

지난해 제주도에 이어 지난달부터 충청북도와 강원도에까지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가 확대 실시됐습니다.

충북에서는 한 달 동안 40명이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정원근(충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 "음주사고가 감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경찰 음주 단속도 시민 참여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제도가 도입되자 지난달 충북의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81건으로 지난해보다 25% 줄었습니다.

신고포상제가 다양해지면서 신고꾼들도 점점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경력 3년의 이 여성 신고꾼은 주로 성형외과를 대상으로 합니다.

병원에서 준 입금 계좌가 이처럼 병원장 명의가 아닌 경우 탈세 의혹이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신고포상 요원이라고 부르며 자신들의 활동을 단속이라고 칭합니다.

<녹취> 김 00 (탈세 신고꾼) : "진짜 잘 하시는 분은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같은 전문 신고꾼들은 주로 학원을 중심으로 모여 팀을 이뤄 활동합니다.

<녹취> 문성옥(실장/신고포상요원 학원) : "탈세 단속이 이슙니다. 정부가 지하경제 검은 돈 뿌리뽑자 하기 때문에"

학원 불법 운영, 교통사고 가짜 환자, 원산지 표시 위반처럼 포상금이 큰 불법행위들을 찾아냅니다.

<기자 멘트>

신고포상제는 생활 속의 사소한 위반 행위까지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강나루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피우던 담배 꽁초를 길에 버리거나,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거나,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을 경우 모두 신고 포상제도의 대상이 됩니다.

음주운전의 경우 지역과 혈중알콜 농도에 따라 30만원까지 포상금을 받습니다.

쓰레기 투기 같은 사소한 위반은 3만원에서 10만원, 탈세는 최고 1억원, 공천 헌금 수수 같은 중요 선거범죄의 경우는 최고 5억원 까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불법선거운동 고발 한 건으로 1억 2천만원을 받은 사례도 있었고, 전문 신고꾼들은 한 달에 수천 만원의 포상금 수입을 올립니다.

신고제의 효과가 커지자 신고 포상제는 우후죽순으로 늘었습니다.

90년대까지는 27개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 2011년 정부 부처는 138개, 자치단체가 901개를 운영해 무려 천 개를 돌파했고, 지금은 천 백 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최근 서울시는 불법 주,정차와 버스 전용차로 불법 운행에 대해 신고제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포상금을 주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포상금을 노린 과다한 신고 때문에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신고제가 많다 보니 폐단도 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짚어 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이 약사는 자신을 두 번이나 몰래 촬영한 신고꾼으로부터 수백만원의 합의금을 요구받았습니다.

<리포트> 심재호(약사) : "합의를 안 해줄 수가 없어요. 한 번 걸리면 5백만, 천만원인데 그 절반만 달라고 해도 약국 입장에선 꼼짝 못하니까."

이들 2인조 신고꾼들은 약국 7곳으로부터 2천 7백만 원을 뜯었다가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무대를 옮겨 부산지역 약국 고발 건수의 무려 70%를 기록했습니다.

<녹취> 부산시 보건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한 번 가서 안 되면 두 번 세 번씩... 신고는 대부분 한 명이 다 해요"

전문 신고꾼들은 약국처럼 출입이 쉬운 작은 사업장을 표적으로 불법을 유도한 후 이를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성기 (변호사) : "과도하다는 생각 들고요 입법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때문에 신고 포상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일몰제로 하고 불법적인 정보 수집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강현(행정학 박사) : "중앙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신고포상제 관리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

또한 중대 범죄나 비리 추적이 아닌 단순 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제한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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