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민주화’, 해석은 제각각…

입력 2013.05.05 (17:07) 수정 2013.05.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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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30일,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경제민주화 법안들 가운데 일부가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각 언론의 해석이 저마다 제각각이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언론의 보도 양태, 홍희정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홍기자, 최근 경제민주화 법안들 일부가 국회를 통과하면서 연일 관심이 뜨거운데 언론의 보도만 봐서는 관련 내용들에 대해서 무엇이 맞는 건지, 옳은 방향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워낙 간단치 않은 사안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론들 간 보도 태도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젭니다. 지난달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경기가 회복이 되려면 기업의 투자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추경을 해도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기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국회상임위에서 논의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들 가운데 대선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다음날 언론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해 일제히 톱기사로 실었습니다. 그러나 그 해석은 전혀 달랐습니다.

일부 주요 언론사들은 박 대통령이 경제 민주화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동아 4월 16일 1면 박대통령 ‘경제민주화 과속’ 제동? 경제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경제민주화 논의로 자칫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녹취> 중앙(4월 16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대해 우회적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또다른 언론은 대통령이 대기업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라며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습니다.

<녹취> 한겨레(4월 16일): "박 대통령이 대기업에 특별한 주문을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재계에선 대기업의 투자 고용에 대한 정부 개입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발언을 두고 일부만을 크게 부각시키며 한쪽에선 ‘경제민주화 제동’이다, 다른 한쪽에선 ‘경제민주화 가속’이다 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놓은겁니다.

<인터뷰>송종길(경기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 관련 발언 이후 우리 언론들이 서로 다른 시각의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165647 언론들이 서로 다른 눈높이를 가지고 경제민주화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이 볼 때 상당히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질문>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언론이 크게 보도하고, 재계에서 반발하고, 정부에서 해명하는 모습이 여러 번 있었어요?

<답변>

네, 언론들이 단어 하나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해명 자료를 내놓고, 박 대통령이 직접 개념 설명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 경제민주화를 놓고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담고 있는 공정 거래법 개정을 놓고 정치권과 재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일부 언론은 경제민주화 입법이 모두 현실화 됐을 때를 가정해,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는 기사를 크게 보도했습니다.

<녹취> 문화(4월 15일): 대기업 ‘해체’에 버금가는 초강력 규제… “경제 자해 행위” 이 같은 대기업 손보기는 결국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자해 행위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녹취> 동아(4월 16일): "국회는 ‘대기업 총수 압박’ 입법 추진 연일 언론의 이같은 보도가 이어지자 여당 내부에서는 언론이 지나치게 추측보도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녹취> 경향(4월 16일): "박의원은 어제 너무 추측으로 (보도)하시면 차분하게 심사하는데 어렵지 않을까 라고 밝혔다."

노대래 공정위원장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은 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국회 정무위원회(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서 지금 억측이 대표, 대표적인 억측이 두세가지가 횡횡하는데 "

<녹취> 국회 정무위원회(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신문에 나오는 것이 그렇게 돼있어요 완전히 와전된거다. 아니면 뭐가 숨어있는지 저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정무위와 협조를 해가지고..."

지난 2월 박근혜 정부의 5대 국정목표가 공개됐을 당시에도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국정목표에서 빠졌다며 언론은 즉각 보도했습니다.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도 한 쪽에서는 공약이었던 경제 민주화를 소홀히 다루고 있다며 비판하는데 치중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무게 중심이 민주화에서 성장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2. 21 한겨레 1면: "팽 당한 ‘경제민주화’ 표현 바뀐 채 하위 전략 밀려"

<녹취> 2월 22일 조선 3면: "국정 과제서 ‘경제민주화’ 용어 빠져 … 성장으로 중심축 이동"

논란이 커지자 인수위는 경제민주화용어가 빠진 것이 아니라 보다 광의의 개념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해명했습니다.

<녹취> 강석훈 의원:" 저희가 원칙이 바로 선 경제란 표현을 사용했던 이유는 경제민주화보다 광의의 개념으로 생각 "

<질문> 같은 발언을 두고 나온 해석인가 싶을만큼 상반된 보도가 나왔는데, 왜그런겁니까?

<답변>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 해석이 각 언론사마다 서로 다르기 때문인데요, 경제민주화라는 개념을 대기업 때리기 정도로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하는 데 문제가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개념이 서로 다르다보니 단어 하나에 각자 민감하게 반응 하면서 논란만 거세지고 있다는 거죠?

<답변>

네, 서로 다른 눈높이에서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면서 각계의 입장을 언론사들의 시각에 맞춰 전달하다 보니, 경제민주화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헌법 119조에 자유주의 시장 안에서의 공정 경쟁, 기회 균등 보장의 뜻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며, 공정한 시장경제의 원칙을 보장하는 경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개념.

그러나, 경제민주화가 대기업을 겨냥하는 것이라는 일부 언론들의 해석은 경제민주화 개념자체를 협소하게 바라보는 시각에서 비롯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하준경(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의 약자와 강자가 대등한 관계에서 거래를 할 수 있게 하고 또 중소기업들이 부당하게 대우받지 않고 공정거래를 확립한다든지 어떻게 보면 시장경제 질서를 바로 잡는 굉장히 큰일이거든요. 언론들에서 주로 이걸 재벌과 중소 기업 간의 어떤 대립이라든지 서로 더 몫을 차지하려고 하는 싸움.. 이런 식으로 문제를 협소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고요."

경제민주화를 놓고 언론의 논란이 계속되자 박 대통령이 직접나서 경제민주화의 원칙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4월 25일 조선 2면: "박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정책에 대해 한쪽에서는 너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 우려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경제민주화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는데 이 두 이야기 모두 맞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 이광재(매니페스토): "언론들이 굉장히 단기적으로만 보기 때문에 그런데요. 지난번에 나왔던 대선공약의 기조. 그 사람의 발언, 연결성 있게 보고 해석을 해주셔야지 유권자나 시청자들이 혼란이 없는데 시시때때 나오는 그것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받으면 진동하는 발언처럼 느끼게 되죠."

<질문> 언론들이 이렇게 단기적인 관점에서 사안을 해석할수록 객관성과도 멀어지고 심도 깊은 논의도 어려워질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경제 민주화의 입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정작 이 사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다 언론들이 자신의 입장에 맞는 발언을 부각시켜 인용하고 관련된 취재원의 이야기만 듣는 한계를 가지면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하지 못하는 겁니다.

미디어인사이드가 새 정부의 국정 로드맵이 발표된 지난 2월 21일부터 4월 29까지 두달 남짓 주요 일간지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사를 분석한 결과 관련자들의 입장차이를 공방식으로 단순 전달한 기사는 전체의 70%이상을 차지한 반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획, 심층 기사는 2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하준경(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앞으로 경제의 청사진을 만드는 작업 인데요 경제 민주화라는 게.. 그런 차원에서 접근을 해서 어렵더라도 차근차근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가자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해야 되는데 이걸 어떤 조그만 이익을 위해서 다
투는 것처럼 이렇게 묘사하는 거는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여기에다 취재원 인용 역시 각 언론사별로 다른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디어인사이드가 분석해 본 결과 이른바 보수 언론들은 전경련과 기업 관계자의 말을 주로 인용했고,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노동계 등을 인터뷰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터뷰> 송종길(경기대 미디어학부 교수): "보수 언론들이 경제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자 천천히 가자 라고 하는 주장의 근거로 주로 경제 단체들의 반응 그쪽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을 많이 실고 있습니다. 반면에 진보 쪽의 언론들은 또 거기에 유리한 물론 논리적인 근거들을 제시는 일부 진보쪽 언론들이 하고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양쪽진영의 언론들이 자기 유리한 인터뷰들..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거든요. 이 역시도 우리 국민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아직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입법 논의를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보다 다양한 시각을 전달해야 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윱니다.

<인터뷰> 이광재(매니페스토 사무총장): "모든 보도를 할 때 눈높이들이 정치인의 눈높이에 가 있는게 아니고요. 정말 생존, 생계를 위해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시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리포트해주면 정말 좋겠다."

최근 경제민주화 관련 일부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국의 경제 환경은 변화의 변곡점에 서 있게 됐습니다.

반면 언론은 경제민주화를 놓고 ‘대기업 때리기’나 ‘공약지키기’라는 단순 논리에서 앞으로 더 나가지 못한 듯 보입니다. 경제민주화가 기업과 국민 모두 이롭게 정착되도록 언론이 길잡이 역할을 재정비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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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민주화’, 해석은 제각각…
    • 입력 2013-05-05 20:16:56
    • 수정2013-05-05 20:17:45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지난달 30일,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경제민주화 법안들 가운데 일부가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각 언론의 해석이 저마다 제각각이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언론의 보도 양태, 홍희정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홍기자, 최근 경제민주화 법안들 일부가 국회를 통과하면서 연일 관심이 뜨거운데 언론의 보도만 봐서는 관련 내용들에 대해서 무엇이 맞는 건지, 옳은 방향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워낙 간단치 않은 사안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론들 간 보도 태도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젭니다. 지난달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경기가 회복이 되려면 기업의 투자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추경을 해도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기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국회상임위에서 논의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들 가운데 대선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다음날 언론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해 일제히 톱기사로 실었습니다. 그러나 그 해석은 전혀 달랐습니다.

일부 주요 언론사들은 박 대통령이 경제 민주화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동아 4월 16일 1면 박대통령 ‘경제민주화 과속’ 제동? 경제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경제민주화 논의로 자칫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녹취> 중앙(4월 16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대해 우회적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또다른 언론은 대통령이 대기업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라며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습니다.

<녹취> 한겨레(4월 16일): "박 대통령이 대기업에 특별한 주문을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재계에선 대기업의 투자 고용에 대한 정부 개입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발언을 두고 일부만을 크게 부각시키며 한쪽에선 ‘경제민주화 제동’이다, 다른 한쪽에선 ‘경제민주화 가속’이다 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놓은겁니다.

<인터뷰>송종길(경기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 관련 발언 이후 우리 언론들이 서로 다른 시각의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165647 언론들이 서로 다른 눈높이를 가지고 경제민주화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이 볼 때 상당히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질문>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언론이 크게 보도하고, 재계에서 반발하고, 정부에서 해명하는 모습이 여러 번 있었어요?

<답변>

네, 언론들이 단어 하나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해명 자료를 내놓고, 박 대통령이 직접 개념 설명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 경제민주화를 놓고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담고 있는 공정 거래법 개정을 놓고 정치권과 재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일부 언론은 경제민주화 입법이 모두 현실화 됐을 때를 가정해,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는 기사를 크게 보도했습니다.

<녹취> 문화(4월 15일): 대기업 ‘해체’에 버금가는 초강력 규제… “경제 자해 행위” 이 같은 대기업 손보기는 결국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자해 행위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녹취> 동아(4월 16일): "국회는 ‘대기업 총수 압박’ 입법 추진 연일 언론의 이같은 보도가 이어지자 여당 내부에서는 언론이 지나치게 추측보도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녹취> 경향(4월 16일): "박의원은 어제 너무 추측으로 (보도)하시면 차분하게 심사하는데 어렵지 않을까 라고 밝혔다."

노대래 공정위원장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은 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국회 정무위원회(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서 지금 억측이 대표, 대표적인 억측이 두세가지가 횡횡하는데 "

<녹취> 국회 정무위원회(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신문에 나오는 것이 그렇게 돼있어요 완전히 와전된거다. 아니면 뭐가 숨어있는지 저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정무위와 협조를 해가지고..."

지난 2월 박근혜 정부의 5대 국정목표가 공개됐을 당시에도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국정목표에서 빠졌다며 언론은 즉각 보도했습니다.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도 한 쪽에서는 공약이었던 경제 민주화를 소홀히 다루고 있다며 비판하는데 치중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무게 중심이 민주화에서 성장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2. 21 한겨레 1면: "팽 당한 ‘경제민주화’ 표현 바뀐 채 하위 전략 밀려"

<녹취> 2월 22일 조선 3면: "국정 과제서 ‘경제민주화’ 용어 빠져 … 성장으로 중심축 이동"

논란이 커지자 인수위는 경제민주화용어가 빠진 것이 아니라 보다 광의의 개념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해명했습니다.

<녹취> 강석훈 의원:" 저희가 원칙이 바로 선 경제란 표현을 사용했던 이유는 경제민주화보다 광의의 개념으로 생각 "

<질문> 같은 발언을 두고 나온 해석인가 싶을만큼 상반된 보도가 나왔는데, 왜그런겁니까?

<답변>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 해석이 각 언론사마다 서로 다르기 때문인데요, 경제민주화라는 개념을 대기업 때리기 정도로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하는 데 문제가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개념이 서로 다르다보니 단어 하나에 각자 민감하게 반응 하면서 논란만 거세지고 있다는 거죠?

<답변>

네, 서로 다른 눈높이에서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면서 각계의 입장을 언론사들의 시각에 맞춰 전달하다 보니, 경제민주화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헌법 119조에 자유주의 시장 안에서의 공정 경쟁, 기회 균등 보장의 뜻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며, 공정한 시장경제의 원칙을 보장하는 경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개념.

그러나, 경제민주화가 대기업을 겨냥하는 것이라는 일부 언론들의 해석은 경제민주화 개념자체를 협소하게 바라보는 시각에서 비롯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하준경(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의 약자와 강자가 대등한 관계에서 거래를 할 수 있게 하고 또 중소기업들이 부당하게 대우받지 않고 공정거래를 확립한다든지 어떻게 보면 시장경제 질서를 바로 잡는 굉장히 큰일이거든요. 언론들에서 주로 이걸 재벌과 중소 기업 간의 어떤 대립이라든지 서로 더 몫을 차지하려고 하는 싸움.. 이런 식으로 문제를 협소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고요."

경제민주화를 놓고 언론의 논란이 계속되자 박 대통령이 직접나서 경제민주화의 원칙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4월 25일 조선 2면: "박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정책에 대해 한쪽에서는 너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 우려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경제민주화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는데 이 두 이야기 모두 맞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 이광재(매니페스토): "언론들이 굉장히 단기적으로만 보기 때문에 그런데요. 지난번에 나왔던 대선공약의 기조. 그 사람의 발언, 연결성 있게 보고 해석을 해주셔야지 유권자나 시청자들이 혼란이 없는데 시시때때 나오는 그것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받으면 진동하는 발언처럼 느끼게 되죠."

<질문> 언론들이 이렇게 단기적인 관점에서 사안을 해석할수록 객관성과도 멀어지고 심도 깊은 논의도 어려워질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경제 민주화의 입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정작 이 사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다 언론들이 자신의 입장에 맞는 발언을 부각시켜 인용하고 관련된 취재원의 이야기만 듣는 한계를 가지면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하지 못하는 겁니다.

미디어인사이드가 새 정부의 국정 로드맵이 발표된 지난 2월 21일부터 4월 29까지 두달 남짓 주요 일간지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사를 분석한 결과 관련자들의 입장차이를 공방식으로 단순 전달한 기사는 전체의 70%이상을 차지한 반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획, 심층 기사는 2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하준경(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앞으로 경제의 청사진을 만드는 작업 인데요 경제 민주화라는 게.. 그런 차원에서 접근을 해서 어렵더라도 차근차근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가자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해야 되는데 이걸 어떤 조그만 이익을 위해서 다
투는 것처럼 이렇게 묘사하는 거는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여기에다 취재원 인용 역시 각 언론사별로 다른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디어인사이드가 분석해 본 결과 이른바 보수 언론들은 전경련과 기업 관계자의 말을 주로 인용했고,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노동계 등을 인터뷰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터뷰> 송종길(경기대 미디어학부 교수): "보수 언론들이 경제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자 천천히 가자 라고 하는 주장의 근거로 주로 경제 단체들의 반응 그쪽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을 많이 실고 있습니다. 반면에 진보 쪽의 언론들은 또 거기에 유리한 물론 논리적인 근거들을 제시는 일부 진보쪽 언론들이 하고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양쪽진영의 언론들이 자기 유리한 인터뷰들..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거든요. 이 역시도 우리 국민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아직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입법 논의를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보다 다양한 시각을 전달해야 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윱니다.

<인터뷰> 이광재(매니페스토 사무총장): "모든 보도를 할 때 눈높이들이 정치인의 눈높이에 가 있는게 아니고요. 정말 생존, 생계를 위해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시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리포트해주면 정말 좋겠다."

최근 경제민주화 관련 일부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국의 경제 환경은 변화의 변곡점에 서 있게 됐습니다.

반면 언론은 경제민주화를 놓고 ‘대기업 때리기’나 ‘공약지키기’라는 단순 논리에서 앞으로 더 나가지 못한 듯 보입니다. 경제민주화가 기업과 국민 모두 이롭게 정착되도록 언론이 길잡이 역할을 재정비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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