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민원 10만건 육박…‘갑의 횡포’ 급증

입력 2013.05.1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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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銀·국민카드·알리안츠생명 집중 점검


금융사 횡포에 소비자의 민원이 폭주해 지난해 10만건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은행과 KB국민카드, 알리안츠생명 등은 고객 민원에 불성실한 금융사로 분류돼 감독 당국의 집중 점검을 받는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민원은 9만4천794건으로 전년의 8만4천731건보다 11.9%, 1만건 늘었다.

금융 민원은 2008년 6만5천758건, 2009년 7만6천825건으로 증가하다가 2010년 7만2천169건으로 감소했으나 2011년 이후 경기 불황 장기화로 인한 금융 소비자 불만 고조와 저축은행 영업 정지 등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분야별로는 보험 민원이 지난해 4만8천471건으로 전년의 4만801건보다 18.8% 급증했다.

은행(저축은행ㆍ상호금융 포함) 민원도 2011년 3만9천998건에서 지난해 4만2천791건으로 7.0% 늘었다. 금융투자 부문만 지난해 3천532건으로 전년의 3천932건에 비해 10.2% 줄었다.

전체 민원의 절반인 51.1%가 보험 민원인 셈이다.

보험 민원의 27.8%는 보험 모집 불만이었고 보험금 산정(26.8%), 면책 결정(8.1%), 계약성립·실효(8.0%) 순이었다.

보험설계사들이 보험 상품을 팔 때 복잡한 약관을 악용한 속임수로 가입시키거나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계약했던 것처럼 주지 않아 생긴 것이 대부분이다.

보험 고객으로서는 복잡한 보험 지식이 없는데다 나중에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소송을 한다고 해도 이길 확률이 없기 때문에 보험사에 항의하다 못해 금감원이나 소비자단체를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급기야 최수현 금감원장은 올해 최우선 목표를 '보험 민원 50% 감축'으로 내세웠을 정도다.

은행·비보험 민원은 대출(25.2%), 신용카드(20.1%), 후순위채권(12.6%), 신용 정보(6.7%) 순으로 많았다.

금감원이 내놓은 지난해 금융사 민원발생 평가에서 농협은행, 국민카드, 하나SK카드, 롯데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키움증권, HK저축은행 등이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금감원은 최근 남양유업 사태로 '갑'의 횡포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민원 해결 의지가 낮은 최하위 등급 금융사를 대상으로 밀착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소비자 보호가 미진하고 같은 유형이 민원이 반복되는 등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으면 민원 감독관까지 파견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금융사에 금융소비자보호만을 전담하는 부사장이나 전무급의 총괄책임자를 두도록했다. 상품 개발부터 소비자 전담부서와 협의하도록 하는 등 '갑'의 영향력이 개입할 여지를 없애도록 강력히 단속할 계획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금융 민원 중에 황당한 경우도 있으나 갑의 횡포로 불이익을 본 중소기업이나 고객이 많기 때문에 민원 감축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소비자 보호 강화가 결과적으로 신뢰도 제고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업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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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민원 10만건 육박…‘갑의 횡포’ 급증
    • 입력 2013-05-10 06:44:17
    연합뉴스
농협銀·국민카드·알리안츠생명 집중 점검 금융사 횡포에 소비자의 민원이 폭주해 지난해 10만건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은행과 KB국민카드, 알리안츠생명 등은 고객 민원에 불성실한 금융사로 분류돼 감독 당국의 집중 점검을 받는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민원은 9만4천794건으로 전년의 8만4천731건보다 11.9%, 1만건 늘었다. 금융 민원은 2008년 6만5천758건, 2009년 7만6천825건으로 증가하다가 2010년 7만2천169건으로 감소했으나 2011년 이후 경기 불황 장기화로 인한 금융 소비자 불만 고조와 저축은행 영업 정지 등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분야별로는 보험 민원이 지난해 4만8천471건으로 전년의 4만801건보다 18.8% 급증했다. 은행(저축은행ㆍ상호금융 포함) 민원도 2011년 3만9천998건에서 지난해 4만2천791건으로 7.0% 늘었다. 금융투자 부문만 지난해 3천532건으로 전년의 3천932건에 비해 10.2% 줄었다. 전체 민원의 절반인 51.1%가 보험 민원인 셈이다. 보험 민원의 27.8%는 보험 모집 불만이었고 보험금 산정(26.8%), 면책 결정(8.1%), 계약성립·실효(8.0%) 순이었다. 보험설계사들이 보험 상품을 팔 때 복잡한 약관을 악용한 속임수로 가입시키거나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계약했던 것처럼 주지 않아 생긴 것이 대부분이다. 보험 고객으로서는 복잡한 보험 지식이 없는데다 나중에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소송을 한다고 해도 이길 확률이 없기 때문에 보험사에 항의하다 못해 금감원이나 소비자단체를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급기야 최수현 금감원장은 올해 최우선 목표를 '보험 민원 50% 감축'으로 내세웠을 정도다. 은행·비보험 민원은 대출(25.2%), 신용카드(20.1%), 후순위채권(12.6%), 신용 정보(6.7%) 순으로 많았다. 금감원이 내놓은 지난해 금융사 민원발생 평가에서 농협은행, 국민카드, 하나SK카드, 롯데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키움증권, HK저축은행 등이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금감원은 최근 남양유업 사태로 '갑'의 횡포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민원 해결 의지가 낮은 최하위 등급 금융사를 대상으로 밀착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소비자 보호가 미진하고 같은 유형이 민원이 반복되는 등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으면 민원 감독관까지 파견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금융사에 금융소비자보호만을 전담하는 부사장이나 전무급의 총괄책임자를 두도록했다. 상품 개발부터 소비자 전담부서와 협의하도록 하는 등 '갑'의 영향력이 개입할 여지를 없애도록 강력히 단속할 계획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금융 민원 중에 황당한 경우도 있으나 갑의 횡포로 불이익을 본 중소기업이나 고객이 많기 때문에 민원 감축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소비자 보호 강화가 결과적으로 신뢰도 제고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업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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