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브 양궁 챔프, 컴파운드 정상조준

입력 2013.05.10 (16: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리커브 활로 세계를 호령하다가 컴파운드 양궁에서 영광을 재현하려는 선수가 있다.

도전의 주인공은 리커브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이자 월드컵 파이널 은메달리스트 최보민(29·청원군청)이다.

최보민은 지난달 컴파운드 여자부 국가대표로 선발돼 이달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 출전에 출전한다.

그가 리커브에서 맹활약한 실력자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은영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이름을 바꿨기 때문이었다.

부상 때문에 18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쏟은 리커브 활을 버린 아픈 속사정이 있었다.

최보민은 일찌감치 리커브에서 두각을 드러내 경기체고 시절이던 200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실업선수 시절이던 2006∼2008년에는 국가대표로서 세계무대를 주름잡았다.

최보민은 2007년 독일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성현, 이특영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그 해의 세계 최고 궁사들을 초정해 펼친 왕중왕전인 월드컵 파이널에서는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보민은 2008년 가을에 열린 200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많은 훈련량 때문에 오른쪽 어깨의 인대와 연골이 손상돼 활을 들 수도 시위를 당길 수도 없는 상태였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는 병원의 진단에 따라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러나 리커브 시위를 당기면 통증은 여전해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활을 향한 최보민의 열정을 살려준 것은 컴파운드였다.

컴파운드는 리커브처럼 시위를 당겨 활을 쏘는 것은 같지만 사용하는 근육이 달랐다.

리커브는 시위를 당기고 있다가 놓는 식으로 화살을 날리지만 컴파운드는 시위를 당겨 고정하고서 격발 스위치를 누른다.

시위를 당겨 장력을 유지할 때 손바닥이 턱을 향하는 리커브와 달리 컴파운드는 시위를 꼬아서 당기기에 손등이 턱을 향한다.

최보민은 컴파운드를 쏠 때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 리커브 선수 때 손상된 안쪽 어깨 대신 바깥쪽 어깨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최보민은 "인생을 함께 한 활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컴파운드가 있다는 것이 기뻤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최보민은 실업팀 감독에게 간곡히 부탁해 2010년 컴파운드로 전향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이름을 은영(恩永)에서 보민(輔珉)으로 바꿨다.

최보민이 태어났을 때 한자책을 보고 스스로 작명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한때 세계 정상급 궁사였으나 컴파운드에 적응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최보민은 "활을 다시 잡은 게 마냥 즐거웠으나 실전 때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다"며 "1년이 지나서야 '아! 이게 내 활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컴파운드는 그간 올림픽, 아시안게임, 전국체육대회 종목이 아니라서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

그러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관심과 지원이 늘고 있다.

최보민에게는 재도약의 기회가 온 셈이다.

대한양궁협회는 처음으로 컴파운드 국가대표들을 WA 월드컵에 파견하기로 했다.

리커브, 컴파운드 대표팀은 10일 오후 1차 월드컵이 열리는 상하이로 떠났다.

최보민은 "처음으로 나서는 컴파운드 월드컵이라 설렌다"며 "욕심 같아서는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잡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리커브 양궁 챔프, 컴파운드 정상조준
    • 입력 2013-05-10 16:06:53
    연합뉴스
리커브 활로 세계를 호령하다가 컴파운드 양궁에서 영광을 재현하려는 선수가 있다. 도전의 주인공은 리커브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이자 월드컵 파이널 은메달리스트 최보민(29·청원군청)이다. 최보민은 지난달 컴파운드 여자부 국가대표로 선발돼 이달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 출전에 출전한다. 그가 리커브에서 맹활약한 실력자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은영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이름을 바꿨기 때문이었다. 부상 때문에 18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쏟은 리커브 활을 버린 아픈 속사정이 있었다. 최보민은 일찌감치 리커브에서 두각을 드러내 경기체고 시절이던 200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실업선수 시절이던 2006∼2008년에는 국가대표로서 세계무대를 주름잡았다. 최보민은 2007년 독일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성현, 이특영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그 해의 세계 최고 궁사들을 초정해 펼친 왕중왕전인 월드컵 파이널에서는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보민은 2008년 가을에 열린 200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많은 훈련량 때문에 오른쪽 어깨의 인대와 연골이 손상돼 활을 들 수도 시위를 당길 수도 없는 상태였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는 병원의 진단에 따라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러나 리커브 시위를 당기면 통증은 여전해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활을 향한 최보민의 열정을 살려준 것은 컴파운드였다. 컴파운드는 리커브처럼 시위를 당겨 활을 쏘는 것은 같지만 사용하는 근육이 달랐다. 리커브는 시위를 당기고 있다가 놓는 식으로 화살을 날리지만 컴파운드는 시위를 당겨 고정하고서 격발 스위치를 누른다. 시위를 당겨 장력을 유지할 때 손바닥이 턱을 향하는 리커브와 달리 컴파운드는 시위를 꼬아서 당기기에 손등이 턱을 향한다. 최보민은 컴파운드를 쏠 때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 리커브 선수 때 손상된 안쪽 어깨 대신 바깥쪽 어깨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최보민은 "인생을 함께 한 활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컴파운드가 있다는 것이 기뻤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최보민은 실업팀 감독에게 간곡히 부탁해 2010년 컴파운드로 전향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이름을 은영(恩永)에서 보민(輔珉)으로 바꿨다. 최보민이 태어났을 때 한자책을 보고 스스로 작명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한때 세계 정상급 궁사였으나 컴파운드에 적응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최보민은 "활을 다시 잡은 게 마냥 즐거웠으나 실전 때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다"며 "1년이 지나서야 '아! 이게 내 활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컴파운드는 그간 올림픽, 아시안게임, 전국체육대회 종목이 아니라서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 그러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관심과 지원이 늘고 있다. 최보민에게는 재도약의 기회가 온 셈이다. 대한양궁협회는 처음으로 컴파운드 국가대표들을 WA 월드컵에 파견하기로 했다. 리커브, 컴파운드 대표팀은 10일 오후 1차 월드컵이 열리는 상하이로 떠났다. 최보민은 "처음으로 나서는 컴파운드 월드컵이라 설렌다"며 "욕심 같아서는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잡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