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절절한 모성 연기…감정 끝까지 가봤죠”

입력 2013.05.15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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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몽타주'서 유괴범에 아이 잃은 엄마 역

"또 엄마 연기를 하는 게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시나리오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그것만 믿었어요."

배우 엄정화(44)가 다시 절절한 모성 연기로 돌아왔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몽타주'에서 유괴범의 희생양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 역을 맡아 애끊는 감정을 쏟아냈다.

엄마 연기는 '오로라공주'(2005), '마마'(2011)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실제로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지만, 그의 엄마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저렇게 잘 할까'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다.

14일 회현동에서 만난 그는 "배우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란 답을 내놨다.

"제가 진짜 엄마라면 또 어떤 깊이의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배우잖아요. 엄마이기 전에 배우이고 여자이고요. 사실 진짜 엄마라면 과연 이걸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해요. 엄마가 아닌데도 감정으로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는 이 영화를 찍으며 배우로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했다.

"항상 아쉬움 남는데, 이번 영화의 경우는 연기를 하면서 감정의 끝까지 가봤다는 느낌은 있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느끼는 감정의 끝이 있거든요. 배우는 진심으로 연기해도 관객이 그만큼 느끼지 못하거나, 오히려 배우가 적당히 했는데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때가 있어서 그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데, 이번엔 스스로 만족하는 연기를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영화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장면에서 아이를 잃고 오열하는 연기를 두고 상대 배우 김상경은 "연기상을 꼭 줘야 한다"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그 장면을 찍기 전에 걱정을 정말 많이 했는데, 오히려 맞닥뜨리니까 주체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그 장면으로부터 영화가 시작됐고 그 장면으로 달려가는 이야기니까 정말 중요한 장면이었거든요. 다행히 촬영장에서는 감정에 충실하게 해서 단 두 번만에 끝낼 수 있었죠."

그렇게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잘 하면서도 하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하는 그를 두고 김상경은 '엄살'이란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제 성격이 원래 걱정이 많아요. 그런 장면을 잘 못해내면 영화 자체에 큰 손실인 거고 상대배우한테도 미안하니까 자꾸 그런 걱정을 표현하게 되는 거죠. 이젠 안 그러려고 노력하려고요(웃음)."

지난해 '댄싱퀸'이 40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하자 몇 편의 시나리오가 들어왔지만, '몽타주'를 만나기 전까지 그를 만족시키는 작품은 없었다고 했다.

"시나리오 속의 인물과 내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면 선택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사람이 돼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시나리오를 고르게 되죠."

작품 고르는 눈이 깐깐하다 보니 2009년 이후로 그는 1년에 한 편씩의 영화에만 출연하고 있다. 여유 있게 일을 즐기고 적당히 쉬는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제가 사실 진짜 바빴거든요. 데뷔하고 15-16년을 거의 하루도 안 쉰 것 같아요. 제일 오래 쉰 게 한 달이었고 온전히 6개월 쉰 게 2003년인가 2004년인가 그랬어요. 그때는 일 안 하면 죽을 것 같았는데, 막상 쉬어보니까 좋더라고요.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생각했고요. 지금이 딱 좋아요. 일에 치이지도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어서."

지금은 배우로 더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그는 이효리 이전에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솔로 여가수로 꼽혔다. 지금도 무대를 향한 열망은 여전해 보였다.

"새 앨범은 늘 원하긴 하는데, 시간을 두고 준비를 잘 못했어요. 마음으로만 구상하고 그러는데, 제대로 준비를 해야죠. 내년 초나 이르면 올해 안에? 내긴 꼭 낼 거예요."

선배 가수인 조용필이 음반차트 1위를 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오랜 경력의 가수들이 다시 조명받는 요즘 분위기도 그를 고무시키는 듯했다.

"조용필 선배님 보면서 '역시 스러지는 건 없구나, 멋있고 값진 건 언제든지 제 값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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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정화 “절절한 모성 연기…감정 끝까지 가봤죠”
    • 입력 2013-05-15 07:08:34
    연합뉴스
영화 '몽타주'서 유괴범에 아이 잃은 엄마 역 "또 엄마 연기를 하는 게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시나리오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그것만 믿었어요." 배우 엄정화(44)가 다시 절절한 모성 연기로 돌아왔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몽타주'에서 유괴범의 희생양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 역을 맡아 애끊는 감정을 쏟아냈다. 엄마 연기는 '오로라공주'(2005), '마마'(2011)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실제로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지만, 그의 엄마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저렇게 잘 할까'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다. 14일 회현동에서 만난 그는 "배우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란 답을 내놨다. "제가 진짜 엄마라면 또 어떤 깊이의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배우잖아요. 엄마이기 전에 배우이고 여자이고요. 사실 진짜 엄마라면 과연 이걸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해요. 엄마가 아닌데도 감정으로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는 이 영화를 찍으며 배우로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했다. "항상 아쉬움 남는데, 이번 영화의 경우는 연기를 하면서 감정의 끝까지 가봤다는 느낌은 있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느끼는 감정의 끝이 있거든요. 배우는 진심으로 연기해도 관객이 그만큼 느끼지 못하거나, 오히려 배우가 적당히 했는데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때가 있어서 그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데, 이번엔 스스로 만족하는 연기를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영화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장면에서 아이를 잃고 오열하는 연기를 두고 상대 배우 김상경은 "연기상을 꼭 줘야 한다"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그 장면을 찍기 전에 걱정을 정말 많이 했는데, 오히려 맞닥뜨리니까 주체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그 장면으로부터 영화가 시작됐고 그 장면으로 달려가는 이야기니까 정말 중요한 장면이었거든요. 다행히 촬영장에서는 감정에 충실하게 해서 단 두 번만에 끝낼 수 있었죠." 그렇게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잘 하면서도 하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하는 그를 두고 김상경은 '엄살'이란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제 성격이 원래 걱정이 많아요. 그런 장면을 잘 못해내면 영화 자체에 큰 손실인 거고 상대배우한테도 미안하니까 자꾸 그런 걱정을 표현하게 되는 거죠. 이젠 안 그러려고 노력하려고요(웃음)." 지난해 '댄싱퀸'이 40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하자 몇 편의 시나리오가 들어왔지만, '몽타주'를 만나기 전까지 그를 만족시키는 작품은 없었다고 했다. "시나리오 속의 인물과 내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면 선택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사람이 돼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시나리오를 고르게 되죠." 작품 고르는 눈이 깐깐하다 보니 2009년 이후로 그는 1년에 한 편씩의 영화에만 출연하고 있다. 여유 있게 일을 즐기고 적당히 쉬는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제가 사실 진짜 바빴거든요. 데뷔하고 15-16년을 거의 하루도 안 쉰 것 같아요. 제일 오래 쉰 게 한 달이었고 온전히 6개월 쉰 게 2003년인가 2004년인가 그랬어요. 그때는 일 안 하면 죽을 것 같았는데, 막상 쉬어보니까 좋더라고요.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생각했고요. 지금이 딱 좋아요. 일에 치이지도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어서." 지금은 배우로 더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그는 이효리 이전에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솔로 여가수로 꼽혔다. 지금도 무대를 향한 열망은 여전해 보였다. "새 앨범은 늘 원하긴 하는데, 시간을 두고 준비를 잘 못했어요. 마음으로만 구상하고 그러는데, 제대로 준비를 해야죠. 내년 초나 이르면 올해 안에? 내긴 꼭 낼 거예요." 선배 가수인 조용필이 음반차트 1위를 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오랜 경력의 가수들이 다시 조명받는 요즘 분위기도 그를 고무시키는 듯했다. "조용필 선배님 보면서 '역시 스러지는 건 없구나, 멋있고 값진 건 언제든지 제 값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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