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100조 육박…1년새 52조 원 급증

입력 2013.05.15 (09:13) 수정 2013.05.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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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난해 한국 국민의 진짜 가계 빚이 1천1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이 주택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 주택'을 의미하는 담보가치인정비율(LTV) 80% 이상 대출도 3조원을 넘어섰다.

금융 당국의 전방위 대책에도 가계 부채 관리에 '빨간등'이 켜진 셈이다.

1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실질 가계 부채는 1천98조5천억원으로 전년의 1천46조4천억원보다 52조1천억원이 급증했다.

실질 가계부채란 한국은행이 추출해낸 가계부채인 가계신용과 이에 포함되지 않는 영세사업자나 종교단체 등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 등을 합산한 수치다. 가계 신용은 대출이나 외상 구매를 합한 것이다.

지난해 실질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이 959조4천억원,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 등이 139조1천억원이었다. 2011년의 911조9천억원과 134조5천억원에 비해 모두 늘었다.

2000년대 초반 600조원 수준이던 실질 가계부채가 10여 년 만에 갑절이 된 셈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실질적인 가계 부채가 1천100조원 수준까지 증가했다"면서 "가계 부채가 늘어난다고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
다.

가계 부채의 질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주택 경기 부진에 소득 증가세마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8%로 지난해 말보다 0.09% 포인트 높아졌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0.07% 포인트 올라갔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72%로 지난해 말보다 0.07% 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에도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하우스푸어도 가계대출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우스푸어란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나 과다한 원리금상환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가구를 말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LTV가 80% 이상인 대출이 3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월의 2조9천억원에 비해 3천억원 늘었다. 이런 '깡통 주택'에 사는 가구만 4만여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개인 실소득에 대한 가계부채 비율은 136%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최근 "가계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 상환 구조 등을 바꾸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을 정도다.

앞으로도 가계 부채 악재가 산재해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서민 경제 안정 차원에서 각종 소액 저금리 대출마저 정책적으로 확대하면서 가계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선진국 경기 회복 지연, 엔저 지속 및 내수경기 부진에 따른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악화로 향후 부실채권 증가가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LTV가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은행이 추가로 대손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하는 등 가계 부채 연착륙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가계 대출 증가율도 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
려해 4% 이내에서 막을 계획이다.

하우스푸어 구제를 위해 내달부터 집값이 폭락하더라도 기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그대로 적용하고 3개월 이상 주택담보대출 연체자에 대해서도 채무 연착륙을 유도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을 현재 10%대 수준에서 올해 말 2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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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부채 1,100조 육박…1년새 52조 원 급증
    • 입력 2013-05-15 09:13:27
    • 수정2013-05-15 17: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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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난해 한국 국민의 진짜 가계 빚이 1천1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이 주택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 주택'을 의미하는 담보가치인정비율(LTV) 80% 이상 대출도 3조원을 넘어섰다.

금융 당국의 전방위 대책에도 가계 부채 관리에 '빨간등'이 켜진 셈이다.

1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실질 가계 부채는 1천98조5천억원으로 전년의 1천46조4천억원보다 52조1천억원이 급증했다.

실질 가계부채란 한국은행이 추출해낸 가계부채인 가계신용과 이에 포함되지 않는 영세사업자나 종교단체 등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 등을 합산한 수치다. 가계 신용은 대출이나 외상 구매를 합한 것이다.

지난해 실질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이 959조4천억원,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 등이 139조1천억원이었다. 2011년의 911조9천억원과 134조5천억원에 비해 모두 늘었다.

2000년대 초반 600조원 수준이던 실질 가계부채가 10여 년 만에 갑절이 된 셈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실질적인 가계 부채가 1천100조원 수준까지 증가했다"면서 "가계 부채가 늘어난다고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
다.

가계 부채의 질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주택 경기 부진에 소득 증가세마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8%로 지난해 말보다 0.09% 포인트 높아졌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0.07% 포인트 올라갔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72%로 지난해 말보다 0.07% 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에도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하우스푸어도 가계대출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우스푸어란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나 과다한 원리금상환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가구를 말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LTV가 80% 이상인 대출이 3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월의 2조9천억원에 비해 3천억원 늘었다. 이런 '깡통 주택'에 사는 가구만 4만여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개인 실소득에 대한 가계부채 비율은 136%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최근 "가계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 상환 구조 등을 바꾸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을 정도다.

앞으로도 가계 부채 악재가 산재해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서민 경제 안정 차원에서 각종 소액 저금리 대출마저 정책적으로 확대하면서 가계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선진국 경기 회복 지연, 엔저 지속 및 내수경기 부진에 따른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악화로 향후 부실채권 증가가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LTV가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은행이 추가로 대손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하는 등 가계 부채 연착륙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가계 대출 증가율도 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
려해 4% 이내에서 막을 계획이다.

하우스푸어 구제를 위해 내달부터 집값이 폭락하더라도 기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그대로 적용하고 3개월 이상 주택담보대출 연체자에 대해서도 채무 연착륙을 유도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을 현재 10%대 수준에서 올해 말 2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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