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레슬링 김현우 “세계대회 자신”

입력 2013.05.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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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의 '대들보' 김현우(25·삼성생명)가 체급을 옮기고도 거침없는 승전가를 거듭 울리고 있다.

김현우는 15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문화체육관에서 열린 2013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 선발대회에서 결승 진출 후 "후배에게 기회를 양보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하고 싶다"며 기권했다.

비록 우승자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그레코로만형 74㎏급으로 체급을 바꾼 뒤 이어온 '무패 행진'은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된 셈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66㎏급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는 체중 감량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올해 한 체급을 올렸다.

평소 체중이 76~77㎏으로 경기 전마다 10㎏ 이상을 빼 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격과 힘 등이 모두 한 수 위에 있던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체급을 올린다는 것은 선수에게 큰 모험이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체급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심권호 코치는 "두세 번은 한계를 넘어서야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우는 새 체급에서 올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공식전에서 무패 행진을 벌이며 74㎏급에서도 최강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올해 2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이 체급 최강자로 꼽히던 김진혁(조폐공사)을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이 시작이었다.

김현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두 달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달 18∼2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이로써 김현우는 2010년 아시아선수권대회(66㎏급)에 이어 두 체급에서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오르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일본의 강호들을 차례로 꺾은 김현우는 결승에서 하디 알리자데 푸리나(이란)까지 세트스코어 2-1로 물리쳤다.

김현우는 "감량의 고통에서 벗어난 대신 기술이나 정신적인 부분 등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대표팀 안한봉 감독님의 지도 아래 체력에 집중한 것이 공격을 많이 유도하는 쪽으로 바뀐 룰에 잘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올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안 감독은 새로운 훈련법을 도입하면서 런던올림픽 직전과 별 차이 없는 양과 강도의 체력 훈련을 벌이고 있다.

김현우는 "1∼2라운드 때에는 다른 선수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경기를 치르지만, 라운드가 넘어갈수록 한국 선수들이 유리한 곳에 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2월 대표선발전 때 74㎏급 선수로서 절반도 완성되지 않았다고 자평한 김현우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올림픽 이후 손가락 수술을 받는 등 쉰 탓에 아직 몸도 덜 만들어졌고, 다른 종목의 스타들처럼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이룬 뒤 찾아온 정신적 방황도 겪었다.

그러나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한 레슬링 대표팀 내에서도 훈련을 즐기기로 유명한 김현우는 "다시 열심히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팀에 합류해 훈련하다 보니 다시 의욕이 생기더라"고 웃었다.

특히 어린 나이에도 큰 무대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몇 단계 성숙했다는 점이 지금 김현우를 새 체급에서도 정상급으로 발돋움하게 만든 큰 원동력이다.

김현우는 "확실히 올림픽을 다녀온 이후 긴장감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예전에는 매트에 서면 정신이 없었지만 이제는 침착하게 상황을 살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준결승에서 김현우는 2세트 후반 상대에게 포인트를 내줘 위기에 몰렸으나 직후 공세로 전환하더니 가볍게 폴승을 거머쥐는 저력을 보였다.

김현우는 "처음 체급을 올릴 때도 그랬고, 언제나 경기에 돌입할 때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순간 매트 위에서 이미 지고 들어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새 체급에 착착 적응해 나가는 김현우가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까지 정복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할지도 관심을 끈다.

김현우는 "일단 그랜드슬램이라는 큰 목표를 떠올리기보다는 다가올 대회에 집중하려 한다"면서 "세계선수권대회 전까지는 74㎏급 선수로서 100%의 몸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의 대들보답게 김현우는 한국 레슬링을 대표해 관심을 부탁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이 금메달 5개를 수확하는 등 최고의 성적을 거뒀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아 섭섭했다"면서 "감독님을 믿고 따르면서 성적이 나자 대표팀 전체 분위기가 매우 좋은 만큼 앞으로도 레슬링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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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침없는 레슬링 김현우 “세계대회 자신”
    • 입력 2013-05-15 16:28:45
    연합뉴스
한국 레슬링의 '대들보' 김현우(25·삼성생명)가 체급을 옮기고도 거침없는 승전가를 거듭 울리고 있다. 김현우는 15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문화체육관에서 열린 2013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 선발대회에서 결승 진출 후 "후배에게 기회를 양보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하고 싶다"며 기권했다. 비록 우승자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그레코로만형 74㎏급으로 체급을 바꾼 뒤 이어온 '무패 행진'은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된 셈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66㎏급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는 체중 감량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올해 한 체급을 올렸다. 평소 체중이 76~77㎏으로 경기 전마다 10㎏ 이상을 빼 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격과 힘 등이 모두 한 수 위에 있던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체급을 올린다는 것은 선수에게 큰 모험이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체급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심권호 코치는 "두세 번은 한계를 넘어서야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우는 새 체급에서 올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공식전에서 무패 행진을 벌이며 74㎏급에서도 최강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올해 2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이 체급 최강자로 꼽히던 김진혁(조폐공사)을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이 시작이었다. 김현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두 달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달 18∼2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이로써 김현우는 2010년 아시아선수권대회(66㎏급)에 이어 두 체급에서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오르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일본의 강호들을 차례로 꺾은 김현우는 결승에서 하디 알리자데 푸리나(이란)까지 세트스코어 2-1로 물리쳤다. 김현우는 "감량의 고통에서 벗어난 대신 기술이나 정신적인 부분 등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대표팀 안한봉 감독님의 지도 아래 체력에 집중한 것이 공격을 많이 유도하는 쪽으로 바뀐 룰에 잘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올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안 감독은 새로운 훈련법을 도입하면서 런던올림픽 직전과 별 차이 없는 양과 강도의 체력 훈련을 벌이고 있다. 김현우는 "1∼2라운드 때에는 다른 선수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경기를 치르지만, 라운드가 넘어갈수록 한국 선수들이 유리한 곳에 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2월 대표선발전 때 74㎏급 선수로서 절반도 완성되지 않았다고 자평한 김현우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올림픽 이후 손가락 수술을 받는 등 쉰 탓에 아직 몸도 덜 만들어졌고, 다른 종목의 스타들처럼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이룬 뒤 찾아온 정신적 방황도 겪었다. 그러나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한 레슬링 대표팀 내에서도 훈련을 즐기기로 유명한 김현우는 "다시 열심히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팀에 합류해 훈련하다 보니 다시 의욕이 생기더라"고 웃었다. 특히 어린 나이에도 큰 무대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몇 단계 성숙했다는 점이 지금 김현우를 새 체급에서도 정상급으로 발돋움하게 만든 큰 원동력이다. 김현우는 "확실히 올림픽을 다녀온 이후 긴장감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예전에는 매트에 서면 정신이 없었지만 이제는 침착하게 상황을 살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준결승에서 김현우는 2세트 후반 상대에게 포인트를 내줘 위기에 몰렸으나 직후 공세로 전환하더니 가볍게 폴승을 거머쥐는 저력을 보였다. 김현우는 "처음 체급을 올릴 때도 그랬고, 언제나 경기에 돌입할 때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순간 매트 위에서 이미 지고 들어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새 체급에 착착 적응해 나가는 김현우가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까지 정복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할지도 관심을 끈다. 김현우는 "일단 그랜드슬램이라는 큰 목표를 떠올리기보다는 다가올 대회에 집중하려 한다"면서 "세계선수권대회 전까지는 74㎏급 선수로서 100%의 몸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의 대들보답게 김현우는 한국 레슬링을 대표해 관심을 부탁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이 금메달 5개를 수확하는 등 최고의 성적을 거뒀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아 섭섭했다"면서 "감독님을 믿고 따르면서 성적이 나자 대표팀 전체 분위기가 매우 좋은 만큼 앞으로도 레슬링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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