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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4 이슈]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귀환
입력 2013.05.16 (00:09) 수정 2013.05.16 (09:12)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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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블러드 다이아몬드, 피의 다이아몬드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 채굴돼 불법 거래되며 무기 구입의 자금원으로 쓰인 다이아몬드를 가리키는데요.

국제적인 제제를 통해 한동안 자취를 감추는가 싶었던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다시 세계 시장에 유통될 거라고 합니다.

어떤 속사정이 있는 걸까요.

국제부 이민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우선 다이아몬드 얘기부터 해볼까요?

피와 다이아몬드. 참 안 어울리는 단어의 조합인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이름이?

<답변>

예, 반짝 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죠.

전 세계 여성들의 꿈, 여성들의 로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구경 좀 시켜드릴까요?

어떠신가요?

보기만 해도 황홀하신가요?

연인에게 사랑의 증표로 이 다이아몬드를 선물로 받고 싶다, 수많은 이들이 꿈꿔오는 그런 로맨틱한 순간이겠죠.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 그래서 스스로는 상처를 입지 않아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게 됐죠.

그저 단단한 돌멩이에 불과했던 다이아몬드는 17세기 연마법이 개발된 뒤 무지갯빛 광채를 내뿜는 최고의 보석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그 광채 뒤에는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피와 눈물과 고통이 숨어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피묻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리게 된 것이죠.

<질문>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볼까요?

아프리카 중 특히 시에라리온이라는 나라가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깊은 연관이 있죠?

<답변>

먼저 시에라리온의 내전부터 설명드려야 할 듯 싶은데요.

시에라리온은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중에 하나인데요.

지난 2002년에 10여년의 내전이 종식됐습니다.

내전은, 지난 1991년 군 장교인 포다이 산코가 혁명연합전선을 결성해 정권 축출을 시도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이 내전으로 12만 명 이상이 숨지고, 2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끔찍한 것은 이들 반군이 저지른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인데요.

수 천명에 달하는 무고한 민간인들의 팔과 다리를 잘랐습니다.

<인터뷰> 이브라임 포파나(내전 희생자) : "그들은 내 몸을 잡아당겼는데 그때까지도 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몰랐죠. 총으로 내 몸을 툭툭 건드렸는데 무서워서 움츠러들었어요. 그리곤 내 몸에서 한 손이 잘려나갔고, 나머지 하나도 그렇게 됐죠."

코와 귀를 베어내는 일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또 소년병에게 마약을 먹이고 전투에 투입하기도 했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반인륜적 범죄들을 저지른 것입니다.

<질문> 그러니까 이런 끔찍한 내전과 다이아몬드가 관계가 있다는 얘기인거죠?

<답변>

네 맞습니다.

이 잔인한 반군들, 무기와 식량 등을 구입할 활동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이용한 게 바로 이 다이아몬드였습니다.

총칼을 앞세워 주민들을 노예 처럼 부리며, 다이아몬드 채굴 작업을 시킨 겁니다.

아이, 어른 가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이웃 국가인 라이베리아에 제공하고 대신 무기와 식량을 제공 받은 것이죠.

정부군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역시 잔인한 수단을 동원해 광산을 차지한 다음 무자비한 무력을 행사해 온거죠.

결국 이 다이아몬드가 전쟁을 부추기고 주민 학살에 이용된 것입니다.

<질문> 이게 꼭 아프리카 나라 중 시에라리온만의 문제는 아니었죠?

<답변>

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저주를 받았습니다.

천혜의 풍부한 자원이,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된 것이죠.

시에라리온 외에도 1990년대 내전을 치른 국가들, 예컨대 앙골라, 라이베리아, 코트디부아르, 콩코민주공화국, 콩고공화국, 짐바브웨 등이 모두 다이아몬드의 밀거래를 통해 전쟁 비용을 충당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엄청난 비극이 벌어진 것은 두말할 필요 없겠죠.

<인터뷰> 이안 스마일리(아프리카 재단 연구원) : "슬프게도 민주주의가 그 민간인들에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반군이나 정부군이나 다이아몬드 원석 전체를 사용했습니다. 다이아몬드를 총을 사용해 빼앗았고, 결국 전쟁이 된거죠."

결국 아프리카 내전의 주범은 다이아몬드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질문> 그래서 이런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협의체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유통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이 맺어진 건데요.

이른바 '킴벌리 프로세스'라는 국제 협의체입니다.

2003년에 출범해 75개국이 가입했는데요.

다이아몬드 생산 국가는 분쟁과 무관하다는 인증서를 발행하고, 이를 공인받은 다이아몬드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협약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데 있죠.

우선 원산지를 속인 밀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구요.

또, 정부 통제 지역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부패한 독재 정권이 국민들을 노예처럼 부려 다이아몬드를 생산한다고 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죠.

다이아몬드를 통해 장기 독재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짐바브웨 같은 나라가 좋은 옙니다.

<질문> 그런데, 최근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다시 유럽 시장에 돌아오게 됐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이건 무슨 얘깁니까?

<답변>

방금 말씀드린 짐바브웨 얘깁니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장기 독재로 악명 높은 짐바브웨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해왔는데요,

최근 이중 일부를 해제하기로 결정한거죠. 먼저 유럽연합 결정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인터뷰> 윌리엄 헤이그(영국 외무장관)

여기에 포함된 게 바로 짐바브웨 서부 마랑게 광산입니다.

이 곳은 정부군에 의해 민간인 2백명이 살해되고 조직적인 성폭행과 아동노동이 자행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짐바브웨는 오는 2015년까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그 채굴량이 엄청난데요.

이번 결정으로 짐바브웨 다이아몬드는 오는 7월 이후 유럽에 유통됩니다.

<질문>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이 경제제재를 풀게 된 이유가 있나요?

<답변>

네. 표면적인 이유는 그동안 짐바브웨의 민주화 노력을 인정한다, 이런 내용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속사정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의혹의 주인공은 바로 벨기엡니다.

짐바브웨 다이아몬드에 대한 제재를 풀어주자고 계속 주장해왔는데요.

제제를 계속하면 오히려 불법 거래를 조장한다는 거죠.

하지만 실은 자국의 이익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벨기에의 안트워프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거래 도시인데요.

아프리카 원석의 안정적 공급이 매우 필요한 상황에서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를 푸는 데 앞장섰다는 것이죠.

명분에 앞서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는 국제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동시에 다이아몬드의 광채 뒤에 감춰진 아프리카인들의 피와 눈물도 기약없이 계속 흘러 내릴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 [G24 이슈]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귀환
    • 입력 2013-05-16 07:51:10
    • 수정2013-05-16 09:12:47
    글로벌24
<앵커 멘트>

블러드 다이아몬드, 피의 다이아몬드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 채굴돼 불법 거래되며 무기 구입의 자금원으로 쓰인 다이아몬드를 가리키는데요.

국제적인 제제를 통해 한동안 자취를 감추는가 싶었던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다시 세계 시장에 유통될 거라고 합니다.

어떤 속사정이 있는 걸까요.

국제부 이민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우선 다이아몬드 얘기부터 해볼까요?

피와 다이아몬드. 참 안 어울리는 단어의 조합인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이름이?

<답변>

예, 반짝 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죠.

전 세계 여성들의 꿈, 여성들의 로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구경 좀 시켜드릴까요?

어떠신가요?

보기만 해도 황홀하신가요?

연인에게 사랑의 증표로 이 다이아몬드를 선물로 받고 싶다, 수많은 이들이 꿈꿔오는 그런 로맨틱한 순간이겠죠.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 그래서 스스로는 상처를 입지 않아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게 됐죠.

그저 단단한 돌멩이에 불과했던 다이아몬드는 17세기 연마법이 개발된 뒤 무지갯빛 광채를 내뿜는 최고의 보석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그 광채 뒤에는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피와 눈물과 고통이 숨어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피묻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리게 된 것이죠.

<질문>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볼까요?

아프리카 중 특히 시에라리온이라는 나라가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깊은 연관이 있죠?

<답변>

먼저 시에라리온의 내전부터 설명드려야 할 듯 싶은데요.

시에라리온은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중에 하나인데요.

지난 2002년에 10여년의 내전이 종식됐습니다.

내전은, 지난 1991년 군 장교인 포다이 산코가 혁명연합전선을 결성해 정권 축출을 시도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이 내전으로 12만 명 이상이 숨지고, 2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끔찍한 것은 이들 반군이 저지른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인데요.

수 천명에 달하는 무고한 민간인들의 팔과 다리를 잘랐습니다.

<인터뷰> 이브라임 포파나(내전 희생자) : "그들은 내 몸을 잡아당겼는데 그때까지도 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몰랐죠. 총으로 내 몸을 툭툭 건드렸는데 무서워서 움츠러들었어요. 그리곤 내 몸에서 한 손이 잘려나갔고, 나머지 하나도 그렇게 됐죠."

코와 귀를 베어내는 일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또 소년병에게 마약을 먹이고 전투에 투입하기도 했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반인륜적 범죄들을 저지른 것입니다.

<질문> 그러니까 이런 끔찍한 내전과 다이아몬드가 관계가 있다는 얘기인거죠?

<답변>

네 맞습니다.

이 잔인한 반군들, 무기와 식량 등을 구입할 활동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이용한 게 바로 이 다이아몬드였습니다.

총칼을 앞세워 주민들을 노예 처럼 부리며, 다이아몬드 채굴 작업을 시킨 겁니다.

아이, 어른 가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이웃 국가인 라이베리아에 제공하고 대신 무기와 식량을 제공 받은 것이죠.

정부군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역시 잔인한 수단을 동원해 광산을 차지한 다음 무자비한 무력을 행사해 온거죠.

결국 이 다이아몬드가 전쟁을 부추기고 주민 학살에 이용된 것입니다.

<질문> 이게 꼭 아프리카 나라 중 시에라리온만의 문제는 아니었죠?

<답변>

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저주를 받았습니다.

천혜의 풍부한 자원이,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된 것이죠.

시에라리온 외에도 1990년대 내전을 치른 국가들, 예컨대 앙골라, 라이베리아, 코트디부아르, 콩코민주공화국, 콩고공화국, 짐바브웨 등이 모두 다이아몬드의 밀거래를 통해 전쟁 비용을 충당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엄청난 비극이 벌어진 것은 두말할 필요 없겠죠.

<인터뷰> 이안 스마일리(아프리카 재단 연구원) : "슬프게도 민주주의가 그 민간인들에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반군이나 정부군이나 다이아몬드 원석 전체를 사용했습니다. 다이아몬드를 총을 사용해 빼앗았고, 결국 전쟁이 된거죠."

결국 아프리카 내전의 주범은 다이아몬드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질문> 그래서 이런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협의체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유통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이 맺어진 건데요.

이른바 '킴벌리 프로세스'라는 국제 협의체입니다.

2003년에 출범해 75개국이 가입했는데요.

다이아몬드 생산 국가는 분쟁과 무관하다는 인증서를 발행하고, 이를 공인받은 다이아몬드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협약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데 있죠.

우선 원산지를 속인 밀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구요.

또, 정부 통제 지역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부패한 독재 정권이 국민들을 노예처럼 부려 다이아몬드를 생산한다고 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죠.

다이아몬드를 통해 장기 독재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짐바브웨 같은 나라가 좋은 옙니다.

<질문> 그런데, 최근 이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다시 유럽 시장에 돌아오게 됐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이건 무슨 얘깁니까?

<답변>

방금 말씀드린 짐바브웨 얘깁니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장기 독재로 악명 높은 짐바브웨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해왔는데요,

최근 이중 일부를 해제하기로 결정한거죠. 먼저 유럽연합 결정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인터뷰> 윌리엄 헤이그(영국 외무장관)

여기에 포함된 게 바로 짐바브웨 서부 마랑게 광산입니다.

이 곳은 정부군에 의해 민간인 2백명이 살해되고 조직적인 성폭행과 아동노동이 자행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짐바브웨는 오는 2015년까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그 채굴량이 엄청난데요.

이번 결정으로 짐바브웨 다이아몬드는 오는 7월 이후 유럽에 유통됩니다.

<질문>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이 경제제재를 풀게 된 이유가 있나요?

<답변>

네. 표면적인 이유는 그동안 짐바브웨의 민주화 노력을 인정한다, 이런 내용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속사정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의혹의 주인공은 바로 벨기엡니다.

짐바브웨 다이아몬드에 대한 제재를 풀어주자고 계속 주장해왔는데요.

제제를 계속하면 오히려 불법 거래를 조장한다는 거죠.

하지만 실은 자국의 이익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벨기에의 안트워프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거래 도시인데요.

아프리카 원석의 안정적 공급이 매우 필요한 상황에서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를 푸는 데 앞장섰다는 것이죠.

명분에 앞서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는 국제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동시에 다이아몬드의 광채 뒤에 감춰진 아프리카인들의 피와 눈물도 기약없이 계속 흘러 내릴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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