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G24 이슈] 단식 3개월, 관타나모 수용소는 지금
입력 2013.05.17 (00:08) 수정 2013.05.17 (10:51) 글로벌24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국가 공권력이 사람의 신체를 구금하려면 엄격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건,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겠죠.

하지만 그런 기본을 무시하는 일이, 바로 이 곳 관타나모에서, 그것도 인권선진국이라는 미국에 의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곳에서는 수감자들의 단식 투쟁이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적 폐쇄 압력에 직면한 미국의 윤리적 아킬레스 건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해 국제부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재강 기자,

<질문>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재소자들이 단식 투쟁을 시작한 게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지금도 계속되고 있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2월 초에 일부 재소자가 단식을 시작했으니까, 3개월이 넘었는데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재소자는 166명인데요, 이 가운데 100명 정도가 단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감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수용소내 처우에 항의하려는 것이죠.

당연히 궁금해하실 게 그러면 90일 넘게 단식을 하고도 괜찮냐.. 하는 점일텐데요, 건강이 심각해진 재소자에게 수용소 당국이 강제로 유동식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억지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사람이 20여 명 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소자 가족과 유엔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지금 지도상에 보면 관타나모는 쿠바의 동남쪽 끝에 자리잡고 있죠.

19세기 말 스페인을 누르고 이 지역 패권을 장악한 미국이, 1903년 신생국 쿠바와 협정을 통해 관타나모를 할양받아 해군기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2001년 9.11이 터지자 이듬해 테러용의자를 구금하는 수용소를 설립한 겁니다.

<질문> 이 기자, 그런데 쿠바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이끈 사회주의 혁명으로, 미국과 앙숙이 되지 않았습니까.

관타나모를 돌려달라고 했을 것 같은데...

<답변>

물론입니다.

혁명 이후 쿠바 정부는 미국이 관타나모를 군사적으로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반환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박 앵커가 소개한 1903년 미국-쿠바간 협정에는, 협정을 폐기하려면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하도록 돼 있습니다.

즉 합의에 이르지 않는 한, 관타나모 지역을 미국이 계속 지배하는 게 법적으로 정당하다... 이렇게 미국은 맞서고 있는 것이죠.

쿠바가 안 받고는 있지만 협정에 의해 책정된 관타나모 지역의 1년 임차료는 4085달러에 불과합니다.

<질문> 어쨌든 관타나모에 수용소가 생긴 지 만 11년이 지났는데, 수감자들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왜, 어떻게, 구금돼 있는지가 핵심이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를 세운 이유가 대테러전쟁의 일환 아니었습니까.

즉, 테러용의자를 기존의 법적 보호 절차 없이 구금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인신 구속을 이렇게 함부로 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억울한 사람들이 관타나모에 끌려간 겁니다.

한 사람의 사연을 잠깐 볼까요.

오마르 데가예스라는 사람인데요,

리비아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영국에서 살았는데, 파키스탄에 갔다가 체포돼 약 6년 동안 관타나모에 구금됐다가 풀려났습니다.

물론 테러와는 무관했습니다.

수감돼 있을 때, 경비병이 손가락으로 눈을 찔러 한쪽 눈을 잃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오마르 데가예스

이 사람은 기소되거나 재판을 받거나 하는 등의 기본적인 법적 절차 없이 그야말로 막무가내 식으로 붙잡혀 있었습니다.

<질문> 방금전 소개한 사람처럼 억울한 수감자들이 적지 않죠?

<답변>

그렇습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는 166명인데요,

이 가운데 테러 혐의가 입증됐거나 기소된 사람은 열 명이 채 안 됩니다.

그럼 나머지는 뭔가.. 절반 이상은 이미 테러와 무관하다는 게 확인됐구요,

그 밖의 수감자들도 혐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 년에서 십 년 넘게 구금돼 있는 것입니다.

언제 풀려날 지.. 기약이 없습니다.

여기에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처우로도 악명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관타나모는 최강대국 미국의 윤리적 치부로 불리는 것이죠.

<질문>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라는 압력이 높을 수 밖에 없겠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가 설립된 게 2002년 1월 11일인데요,

이 날만 되면 세계 곳곳에서 폐쇄 촉구 시위가 벌어집니다.

또한 수감자 가족들과 인권 단체들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요,

유엔도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미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가 좀 애매모호한 것 같습니다.

폐쇄하겠다고 하지만 실행은 안하고 말이죠...

<답변>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 문제에 관한 한, 앞서 있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에서는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후보 시절에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요,

의회의 반대가 있긴 했지만 1기 임기를 마칠 때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수감자들의 단식투쟁과 음식물 강제 주입으로 국제 여론이 들끓자 다시 한번 폐쇄를 약속했습니다.

<녹취>

방금 전 오바마의 말을 들어보면, 폐쇄하겠다는 소신은 분명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국정의 우선 순위에서 밀리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관타나모 수용소가 폐쇄될 경우, 대테러 전쟁의 효과적인 수단 하나가 사라진다고 보는 보수파들의 반대, 그리고 수감자들이 본토로 이송될 것을 걱정하는 미의회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일단 미국 정부의 후속 조처를 기다려봐야 하겠는데요, 관타나모 수용소로 상징되는 반인권의 한 시대가 마감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입니다.
  • [G24 이슈] 단식 3개월, 관타나모 수용소는 지금
    • 입력 2013-05-17 06:59:58
    • 수정2013-05-17 10:51:25
    글로벌24
<앵커 멘트>

국가 공권력이 사람의 신체를 구금하려면 엄격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건,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겠죠.

하지만 그런 기본을 무시하는 일이, 바로 이 곳 관타나모에서, 그것도 인권선진국이라는 미국에 의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곳에서는 수감자들의 단식 투쟁이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적 폐쇄 압력에 직면한 미국의 윤리적 아킬레스 건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해 국제부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재강 기자,

<질문>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재소자들이 단식 투쟁을 시작한 게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지금도 계속되고 있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2월 초에 일부 재소자가 단식을 시작했으니까, 3개월이 넘었는데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재소자는 166명인데요, 이 가운데 100명 정도가 단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감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수용소내 처우에 항의하려는 것이죠.

당연히 궁금해하실 게 그러면 90일 넘게 단식을 하고도 괜찮냐.. 하는 점일텐데요, 건강이 심각해진 재소자에게 수용소 당국이 강제로 유동식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억지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사람이 20여 명 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소자 가족과 유엔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지금 지도상에 보면 관타나모는 쿠바의 동남쪽 끝에 자리잡고 있죠.

19세기 말 스페인을 누르고 이 지역 패권을 장악한 미국이, 1903년 신생국 쿠바와 협정을 통해 관타나모를 할양받아 해군기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2001년 9.11이 터지자 이듬해 테러용의자를 구금하는 수용소를 설립한 겁니다.

<질문> 이 기자, 그런데 쿠바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이끈 사회주의 혁명으로, 미국과 앙숙이 되지 않았습니까.

관타나모를 돌려달라고 했을 것 같은데...

<답변>

물론입니다.

혁명 이후 쿠바 정부는 미국이 관타나모를 군사적으로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반환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박 앵커가 소개한 1903년 미국-쿠바간 협정에는, 협정을 폐기하려면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하도록 돼 있습니다.

즉 합의에 이르지 않는 한, 관타나모 지역을 미국이 계속 지배하는 게 법적으로 정당하다... 이렇게 미국은 맞서고 있는 것이죠.

쿠바가 안 받고는 있지만 협정에 의해 책정된 관타나모 지역의 1년 임차료는 4085달러에 불과합니다.

<질문> 어쨌든 관타나모에 수용소가 생긴 지 만 11년이 지났는데, 수감자들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왜, 어떻게, 구금돼 있는지가 핵심이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를 세운 이유가 대테러전쟁의 일환 아니었습니까.

즉, 테러용의자를 기존의 법적 보호 절차 없이 구금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인신 구속을 이렇게 함부로 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억울한 사람들이 관타나모에 끌려간 겁니다.

한 사람의 사연을 잠깐 볼까요.

오마르 데가예스라는 사람인데요,

리비아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영국에서 살았는데, 파키스탄에 갔다가 체포돼 약 6년 동안 관타나모에 구금됐다가 풀려났습니다.

물론 테러와는 무관했습니다.

수감돼 있을 때, 경비병이 손가락으로 눈을 찔러 한쪽 눈을 잃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오마르 데가예스

이 사람은 기소되거나 재판을 받거나 하는 등의 기본적인 법적 절차 없이 그야말로 막무가내 식으로 붙잡혀 있었습니다.

<질문> 방금전 소개한 사람처럼 억울한 수감자들이 적지 않죠?

<답변>

그렇습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는 166명인데요,

이 가운데 테러 혐의가 입증됐거나 기소된 사람은 열 명이 채 안 됩니다.

그럼 나머지는 뭔가.. 절반 이상은 이미 테러와 무관하다는 게 확인됐구요,

그 밖의 수감자들도 혐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 년에서 십 년 넘게 구금돼 있는 것입니다.

언제 풀려날 지.. 기약이 없습니다.

여기에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처우로도 악명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관타나모는 최강대국 미국의 윤리적 치부로 불리는 것이죠.

<질문>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라는 압력이 높을 수 밖에 없겠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가 설립된 게 2002년 1월 11일인데요,

이 날만 되면 세계 곳곳에서 폐쇄 촉구 시위가 벌어집니다.

또한 수감자 가족들과 인권 단체들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요,

유엔도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미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가 좀 애매모호한 것 같습니다.

폐쇄하겠다고 하지만 실행은 안하고 말이죠...

<답변>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 문제에 관한 한, 앞서 있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에서는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후보 시절에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요,

의회의 반대가 있긴 했지만 1기 임기를 마칠 때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수감자들의 단식투쟁과 음식물 강제 주입으로 국제 여론이 들끓자 다시 한번 폐쇄를 약속했습니다.

<녹취>

방금 전 오바마의 말을 들어보면, 폐쇄하겠다는 소신은 분명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국정의 우선 순위에서 밀리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관타나모 수용소가 폐쇄될 경우, 대테러 전쟁의 효과적인 수단 하나가 사라진다고 보는 보수파들의 반대, 그리고 수감자들이 본토로 이송될 것을 걱정하는 미의회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일단 미국 정부의 후속 조처를 기다려봐야 하겠는데요, 관타나모 수용소로 상징되는 반인권의 한 시대가 마감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입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글로벌24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