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취업난에 부모-자녀 세대 간 일자리 경쟁

입력 2013.05.17 (21:15) 수정 2013.05.1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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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육이오' 모두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을 풍자한 신조어들입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요즘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가 일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하는 모습까지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이윤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에서 배송할 물품이 도착하자, 퀵서비스 기사들이 출동합니다.

웬만한 체력으로는 힘든 일, 헬멧을 벗은 기사들은 대부분 머리가 희끗희끗한 50~60대 가장입니다.

<인터뷰> 김정태(56살/퀵서비스 기사) : "애 등록금이 밀려있어요. 천만 원 정도. 60이 청춘이라고 하는데 좀 더 해야죠, 일은!"

대학가에 있는 피자 전문점,

<녹취> "펜네 파스타 부탁드려요."

68살 할머니 아르바이트생이 손자손녀 같은 20대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방순애(68살/피자점 아르바이트) : "우리 손자도 저렇게 큰 애들이 있는데 (같이 일)하니까 또 사랑스럽고 좋잖아요"

<녹취> "유치원 재밌었어?"

반대로 50~60대 일자리엔 20대가 진출하고 있습니다.

23살 박율 씨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육아 도우미, 이른바 '대학생 시터'입니다.

<인터뷰> 박율(23살/육아 도우미) : "지금 현재 네 군데 하고 있어요. 아이와 상호작용도 좀 수월하고 또 젊은 선생님이 있으면 더 애들이 좋아하더라고요!"

한 취업전문회사 분석 결과 20대의 육아 도우미 지원율은 3년간 9배 급증했고, 청소·미화 직종도 8배나 늘었습니다.

청년 취업난에, 은퇴한 베이비부머 재취업이 늘면서 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 시작된 겁니다.

<인터뷰> 이승윤('알바천국' 마케팅팀장) : "베이비붐 세대들까지 아르바이트 구직 시장에 몰리면서 일자리 경계 자체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주로 20대만 뽑던 이 영화관은 지난해 처음 50~60대 채용을 시작해 올해는 그 규모를 5배 늘릴 예정입니다.

이렇게 같이 일해보니 어떠세요?

<인터뷰> 조운제(62살/영화관 직원) : "막내딸, 막내 아들 같은 젊은이들과 일하니 처음엔 내가 일자리 뺏는 거 같아 미안했지만, 소통의 장이 되지 않나…"

최근 정년 연장법 통과로 이런 일자리 경쟁은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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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취업난에 부모-자녀 세대 간 일자리 경쟁
    • 입력 2013-05-17 21:14:47
    • 수정2013-05-17 22:08:03
    뉴스 9
<앵커 멘트>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육이오' 모두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을 풍자한 신조어들입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요즘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가 일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하는 모습까지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이윤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 각지에서 배송할 물품이 도착하자, 퀵서비스 기사들이 출동합니다.

웬만한 체력으로는 힘든 일, 헬멧을 벗은 기사들은 대부분 머리가 희끗희끗한 50~60대 가장입니다.

<인터뷰> 김정태(56살/퀵서비스 기사) : "애 등록금이 밀려있어요. 천만 원 정도. 60이 청춘이라고 하는데 좀 더 해야죠, 일은!"

대학가에 있는 피자 전문점,

<녹취> "펜네 파스타 부탁드려요."

68살 할머니 아르바이트생이 손자손녀 같은 20대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방순애(68살/피자점 아르바이트) : "우리 손자도 저렇게 큰 애들이 있는데 (같이 일)하니까 또 사랑스럽고 좋잖아요"

<녹취> "유치원 재밌었어?"

반대로 50~60대 일자리엔 20대가 진출하고 있습니다.

23살 박율 씨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육아 도우미, 이른바 '대학생 시터'입니다.

<인터뷰> 박율(23살/육아 도우미) : "지금 현재 네 군데 하고 있어요. 아이와 상호작용도 좀 수월하고 또 젊은 선생님이 있으면 더 애들이 좋아하더라고요!"

한 취업전문회사 분석 결과 20대의 육아 도우미 지원율은 3년간 9배 급증했고, 청소·미화 직종도 8배나 늘었습니다.

청년 취업난에, 은퇴한 베이비부머 재취업이 늘면서 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 시작된 겁니다.

<인터뷰> 이승윤('알바천국' 마케팅팀장) : "베이비붐 세대들까지 아르바이트 구직 시장에 몰리면서 일자리 경계 자체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주로 20대만 뽑던 이 영화관은 지난해 처음 50~60대 채용을 시작해 올해는 그 규모를 5배 늘릴 예정입니다.

이렇게 같이 일해보니 어떠세요?

<인터뷰> 조운제(62살/영화관 직원) : "막내딸, 막내 아들 같은 젊은이들과 일하니 처음엔 내가 일자리 뺏는 거 같아 미안했지만, 소통의 장이 되지 않나…"

최근 정년 연장법 통과로 이런 일자리 경쟁은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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