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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
입력 2013.05.17 (23:04) 수정 2013.05.23 (15:33)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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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경제계는 산업계는 단 한마디도 사과와 책임 있는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인터뷰> 장동만(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너무 원통한 거죠. 이렇게 처참하게 죽어가는데. 사과 없는 희생, 상처는 점점 깊어 가는데.."

<인터뷰> 김성태(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 이 사건이 있기 전에는 행복했어요. 국가가 어떻게 보면 저희 행복을 다 빼앗아 버린 거죠. 왜 빼앗아 갔는지 이유를 묻고 싶어요. "

<앵커 멘트>

폐가 굳고 호흡이 가빠지다 죽음에 이른 이들이 전국에 백여 명에 달합니다.

급작스런 폐기능 저하에 의료진조차 속수무책이었던 중증 폐질환. 정부는 2년 전 이런 죽음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란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유족과 생존자들은 그 후로도 눈물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지난 2년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에 사는 장동만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인 장씨는 취재진을 만나자 마스크부터 권합니다.

부인이 2년 전 다른 사람의 폐를 이식하고나서 면역력이 떨어진 때문에 모든 걸 조심합니다.

장씨의 부인 이혜영씨가 중환자실에 실려간 건 2년 전 셋째 아이를 낳은 직후였습니다.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된 호흡곤란과 폐렴 증상.

중환자실엔 같은 증상의 임산부들이 6명이 더 있었지만 살아남은 이는 이혜영씨가 유일합니다.

당시 보건당국이 밝혀낸 임산부들의 사인은 가습기 살균제, 장동만씨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부인 이씨는 살았지만 앞서 세상을 떠난 첫째 딸도 사망한 임산부들과 같은 증상으로 숨졌기때문입니다.

<인터뷰> 장동만(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2010년 3월에 아이는 갔고요. (의심을 못하신 거네요) 전혀 못했죠. 그랬으니까 저희가 또 (살균제를) 썼지요."

<인터뷰> 이혜영(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제가 그런 고통을 같이 겪고 나서 보니까 애가 그렇게 숨 쉴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나서...숨 못쉬는 느낌...33개월짜리 말도 자기표현도 잘 못하는 애인데"

장씨 부부의 고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폐 이식을 하느라 진 빚이 2억 원, 일을 해서 벌어 갚아야 하는데 장씨는 아픈 아내와 남은 두 자녀를 돌보느라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처집니다.

복지부는 2년 전 이씨와 같은 증세로 숨지는 폐질환자들이 속출하자 역학조사에 착수해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임을 확인했습니다.

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증한 제품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생겼다는 비판이 일자 지난 연말에는 전문가들로 폐손상 조사위원회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조사위원인 의사와 독성학자들은 피해자들이 가습기 살균제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현재 폐질환 양상은 어떤지를 조사하기 어려웠습니다.

피해자들의 폐 CT 한 장 찍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최예용(폐손상 조사위원회 민간위원) : "의사 선생님들은 '폐 CT가 유일하게 이 문제를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의학 자료이다' 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니 가장 핵심적인 의학 자료인 폐 CT가 얼마 없는데, 그럼 어떻게 판단하라는 말이냐?"

<녹취> 복지부 관계자(음성변조) : "(복지부 영역인) 감염병이 아니잖아요. 추가 조사를 하는 게 사실 법적으로 불가능한 거죠. 돈을 쓸 수는 없는 거죠. 공무원이니까.."

결국 조사 위원들은 지난달 모두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문제가 된 살균제 판매업체들도 냉담하긴 마찬가지, 제품 출시 당시 관련법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에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옥시레킷벤키저(가습기 살균제 판매업체) : "법적으로 (소송이) 진행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이 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업체로부터 외면받은 피해자들은 지난 2년여 간 그들만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일주일에 한 번 등굣길에 나서는 10살 성준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겨온 성준이네는 피해자들의 고충을 알리는 자리면 어디든 빠지지 않고 찾아갔습니다.

거리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고...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기업도 방문했습니다.

<인터뷰> 권미애(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 "기업에 갔었는데 완전히 문 앞에서 사람 취급도 못 받았죠. 접수된 사람들만이라도 우선 조사를 해서 (피해자가) 맞다 아니다만 해주면 진행이 될 거 아니에요? "

안석희씨는 3년 전 폐 섬유화 증세를 앓던 팔순 노모와 사별했습니다.

<인터뷰> 안석희(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 "(질병관리본부에) 전화도 해봤는데 '(피해 접수) 기간이 끝나서 힘들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담당자가 형식적으로 대답하는 느낌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굉장히 화나기도 했었죠."

안씨는 가족의 억울한 죽음을 정부가 외면하는데 울분을 토해냅니다.

<인터뷰> "저희 어머니가 이 병 때문에 돌아가시면서 호흡을 못하고 답답해하면서 이런 것을.. 호흡이 자꾸 꺼져가면서 말할 때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죠. "

정부는 소송의 피고 입장에 서서 자신을 방어하기 바빴습니다.

<인터뷰> 국무총리실 사회총괄정책관실 관계자(2012년 10월) :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해서 소송이 지금 제기된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그 소송에 대해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 역시 정부 조사가 나오기 전에는 수사가 어렵다며 해당 살균제 판매업체들에 대해 시한부 기소중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달 24일, 피해자들은 살균제 사태 이후 처음으로 복지부 장관과 공식 만남을 가졌습니다.

성준이네와 폐이식 환자 김성태씨 등 10여 명은 피해자 구제를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녹취> 김성태(가습기 살균제 피해자/폐 이식) : "이 의료 비용 다 저희 집에서 대고 있는데 빚이 지금 1억이 넘어요. 좀 도와주십시오. 제발"

<녹취> 진영(복지부 장관) : "(정부가 해결해 주실 건가요?) 해결해야죠."

며칠 뒤 국회에선 정부가 더 이상 이번 사태를 방관하지 말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는 대정부 촉구안을 결의했습니다.

피해조사와 구제조치를 의무화한 법안도 발의했습니다.

<인터뷰> 장하나(민주당 의원/'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 대표발의)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문제가 다른 환경 사건과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 정부가 가해자라는 그런 사실입니다. 정상적이라면 정부가 이미 피해자 구제 대책도 마련하고 예산도 편성했어야 하는데 안됐기 때문에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하게 된 것이고요. "

그 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복지부는 지난 6일 폐손상조사위를 재가동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전병율(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지난 6일) : "국립중앙의료원으로 하여금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해서 CT 촬영과 또 폐기능 검사 등 이러한 모든 피해조사 활동을 하도록 지정할 계획이고요."

하지만 추가 조사의 또 다른 축인 노출평가나 독성실험에 대해서는 환경부로 책임을 돌립니다.

<녹취> 기자 : "총리실에서 어떻게 조율했나요?"

<인터뷰> 전병율(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 "그것은 환경부에서 거기에 대해서 자기들 나름대로 딱 그 프레임이 있어요. 거기에다 물어보세요."

하지만 환경부는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못합니다.

<인터뷰> 이서현(환경부 화학물질과 사무관) : "현재까지는 피해 확인이 우선이기 때문에 정말 (살균제) 폐 손상으로 피해를 입은 것인지에 대한 확인을 우선으로 하고 추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처가 협동해 논의를 더 할 겁니다."

지금까지 피해사례가 접수된 제품은 모두 12종.

그러나 정부가 이 가운데 인체 독성을 확인한 제품은 6종뿐입니다.

<인터뷰> 최예용(폐손상 조사위원회 민간위원) : "피해신고 사례를 전부 정리해보니까 CMIT/MIT 성분 제품을 사용하다가 사망했다고 하는 사람이 18건이나 확인이 된 거고 사망자들은 정부가 (이런 제품은) 독성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소송이라든지 문제 제기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

지난 7일 국회는 정부 추경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인터뷰> 장윤석(국회 예결위원장) : "증액 사업의 경우에는 경제 회복, 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이 우선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환경노동위원회가 상정한 살균제 피해 긴급구제 예산 50억 원은 정부 동의를 얻지 못해 좌초됐습니다.

지난해 취재파일이 보도했던 폐 이식 환자 김성태씨.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그를 다시 만났습니다.

<인터뷰> 김성태(가습기 살균제 피해자/폐 이식) : "(6개월 만에 뵙는데 제가 봐도 많이 수척해 지셨어요)제가 지금 폐렴을 벌써 네 번째 걸린 거죠. 장관님 만난 날, 몸에 이상 기운이 생겼고 그 다음날은 산소 수치가 많이 떨어져서.."

김씨 같은 폐 이식 환자의 5년 생존률은 50% 정도입니다.

<인터뷰> 전경만(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 "(폐는) 다른 고형 장기와 다르게 완전히 노출된 장기고요.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쓰다 보면 면역기능이 떨어지잖아요. 외부에 노출된 감염원은 항상 노출되어 있고. 그래서 다른 장기와 달리 감염이 흔합니다."

절대 안정이 필요한 그이지만 그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태 : "상실감도 크고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가장의 자리도 못하고 아이 아빠 노릇도 못하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채 7살이 되지 못한 어린 아이들입니다.

<녹취> "정말 얼마나 사랑했는지 정말 예쁜 아이였는데..."

소중한 아들,딸, 아내, 엄마였던 125명은 좋은 공기를 마시려다 어이없이 희생됐습니다.

다행히 살아남은 피해자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껏 정부는 이들에게 기다리라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
    • 입력 2013-05-17 22:57:59
    • 수정2013-05-23 15:33:55
    취재파일K
<프롤로그>

경제계는 산업계는 단 한마디도 사과와 책임 있는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인터뷰> 장동만(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너무 원통한 거죠. 이렇게 처참하게 죽어가는데. 사과 없는 희생, 상처는 점점 깊어 가는데.."

<인터뷰> 김성태(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 이 사건이 있기 전에는 행복했어요. 국가가 어떻게 보면 저희 행복을 다 빼앗아 버린 거죠. 왜 빼앗아 갔는지 이유를 묻고 싶어요. "

<앵커 멘트>

폐가 굳고 호흡이 가빠지다 죽음에 이른 이들이 전국에 백여 명에 달합니다.

급작스런 폐기능 저하에 의료진조차 속수무책이었던 중증 폐질환. 정부는 2년 전 이런 죽음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란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유족과 생존자들은 그 후로도 눈물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지난 2년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에 사는 장동만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인 장씨는 취재진을 만나자 마스크부터 권합니다.

부인이 2년 전 다른 사람의 폐를 이식하고나서 면역력이 떨어진 때문에 모든 걸 조심합니다.

장씨의 부인 이혜영씨가 중환자실에 실려간 건 2년 전 셋째 아이를 낳은 직후였습니다.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된 호흡곤란과 폐렴 증상.

중환자실엔 같은 증상의 임산부들이 6명이 더 있었지만 살아남은 이는 이혜영씨가 유일합니다.

당시 보건당국이 밝혀낸 임산부들의 사인은 가습기 살균제, 장동만씨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부인 이씨는 살았지만 앞서 세상을 떠난 첫째 딸도 사망한 임산부들과 같은 증상으로 숨졌기때문입니다.

<인터뷰> 장동만(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2010년 3월에 아이는 갔고요. (의심을 못하신 거네요) 전혀 못했죠. 그랬으니까 저희가 또 (살균제를) 썼지요."

<인터뷰> 이혜영(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제가 그런 고통을 같이 겪고 나서 보니까 애가 그렇게 숨 쉴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나서...숨 못쉬는 느낌...33개월짜리 말도 자기표현도 잘 못하는 애인데"

장씨 부부의 고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폐 이식을 하느라 진 빚이 2억 원, 일을 해서 벌어 갚아야 하는데 장씨는 아픈 아내와 남은 두 자녀를 돌보느라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처집니다.

복지부는 2년 전 이씨와 같은 증세로 숨지는 폐질환자들이 속출하자 역학조사에 착수해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임을 확인했습니다.

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증한 제품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생겼다는 비판이 일자 지난 연말에는 전문가들로 폐손상 조사위원회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조사위원인 의사와 독성학자들은 피해자들이 가습기 살균제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현재 폐질환 양상은 어떤지를 조사하기 어려웠습니다.

피해자들의 폐 CT 한 장 찍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최예용(폐손상 조사위원회 민간위원) : "의사 선생님들은 '폐 CT가 유일하게 이 문제를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의학 자료이다' 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니 가장 핵심적인 의학 자료인 폐 CT가 얼마 없는데, 그럼 어떻게 판단하라는 말이냐?"

<녹취> 복지부 관계자(음성변조) : "(복지부 영역인) 감염병이 아니잖아요. 추가 조사를 하는 게 사실 법적으로 불가능한 거죠. 돈을 쓸 수는 없는 거죠. 공무원이니까.."

결국 조사 위원들은 지난달 모두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문제가 된 살균제 판매업체들도 냉담하긴 마찬가지, 제품 출시 당시 관련법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에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옥시레킷벤키저(가습기 살균제 판매업체) : "법적으로 (소송이) 진행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이 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업체로부터 외면받은 피해자들은 지난 2년여 간 그들만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일주일에 한 번 등굣길에 나서는 10살 성준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겨온 성준이네는 피해자들의 고충을 알리는 자리면 어디든 빠지지 않고 찾아갔습니다.

거리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고...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기업도 방문했습니다.

<인터뷰> 권미애(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 "기업에 갔었는데 완전히 문 앞에서 사람 취급도 못 받았죠. 접수된 사람들만이라도 우선 조사를 해서 (피해자가) 맞다 아니다만 해주면 진행이 될 거 아니에요? "

안석희씨는 3년 전 폐 섬유화 증세를 앓던 팔순 노모와 사별했습니다.

<인터뷰> 안석희(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 "(질병관리본부에) 전화도 해봤는데 '(피해 접수) 기간이 끝나서 힘들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담당자가 형식적으로 대답하는 느낌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굉장히 화나기도 했었죠."

안씨는 가족의 억울한 죽음을 정부가 외면하는데 울분을 토해냅니다.

<인터뷰> "저희 어머니가 이 병 때문에 돌아가시면서 호흡을 못하고 답답해하면서 이런 것을.. 호흡이 자꾸 꺼져가면서 말할 때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죠. "

정부는 소송의 피고 입장에 서서 자신을 방어하기 바빴습니다.

<인터뷰> 국무총리실 사회총괄정책관실 관계자(2012년 10월) :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해서 소송이 지금 제기된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그 소송에 대해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 역시 정부 조사가 나오기 전에는 수사가 어렵다며 해당 살균제 판매업체들에 대해 시한부 기소중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달 24일, 피해자들은 살균제 사태 이후 처음으로 복지부 장관과 공식 만남을 가졌습니다.

성준이네와 폐이식 환자 김성태씨 등 10여 명은 피해자 구제를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녹취> 김성태(가습기 살균제 피해자/폐 이식) : "이 의료 비용 다 저희 집에서 대고 있는데 빚이 지금 1억이 넘어요. 좀 도와주십시오. 제발"

<녹취> 진영(복지부 장관) : "(정부가 해결해 주실 건가요?) 해결해야죠."

며칠 뒤 국회에선 정부가 더 이상 이번 사태를 방관하지 말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는 대정부 촉구안을 결의했습니다.

피해조사와 구제조치를 의무화한 법안도 발의했습니다.

<인터뷰> 장하나(민주당 의원/'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 대표발의)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문제가 다른 환경 사건과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 정부가 가해자라는 그런 사실입니다. 정상적이라면 정부가 이미 피해자 구제 대책도 마련하고 예산도 편성했어야 하는데 안됐기 때문에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하게 된 것이고요. "

그 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복지부는 지난 6일 폐손상조사위를 재가동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전병율(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지난 6일) : "국립중앙의료원으로 하여금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해서 CT 촬영과 또 폐기능 검사 등 이러한 모든 피해조사 활동을 하도록 지정할 계획이고요."

하지만 추가 조사의 또 다른 축인 노출평가나 독성실험에 대해서는 환경부로 책임을 돌립니다.

<녹취> 기자 : "총리실에서 어떻게 조율했나요?"

<인터뷰> 전병율(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 "그것은 환경부에서 거기에 대해서 자기들 나름대로 딱 그 프레임이 있어요. 거기에다 물어보세요."

하지만 환경부는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못합니다.

<인터뷰> 이서현(환경부 화학물질과 사무관) : "현재까지는 피해 확인이 우선이기 때문에 정말 (살균제) 폐 손상으로 피해를 입은 것인지에 대한 확인을 우선으로 하고 추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처가 협동해 논의를 더 할 겁니다."

지금까지 피해사례가 접수된 제품은 모두 12종.

그러나 정부가 이 가운데 인체 독성을 확인한 제품은 6종뿐입니다.

<인터뷰> 최예용(폐손상 조사위원회 민간위원) : "피해신고 사례를 전부 정리해보니까 CMIT/MIT 성분 제품을 사용하다가 사망했다고 하는 사람이 18건이나 확인이 된 거고 사망자들은 정부가 (이런 제품은) 독성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소송이라든지 문제 제기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

지난 7일 국회는 정부 추경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인터뷰> 장윤석(국회 예결위원장) : "증액 사업의 경우에는 경제 회복, 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이 우선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환경노동위원회가 상정한 살균제 피해 긴급구제 예산 50억 원은 정부 동의를 얻지 못해 좌초됐습니다.

지난해 취재파일이 보도했던 폐 이식 환자 김성태씨.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그를 다시 만났습니다.

<인터뷰> 김성태(가습기 살균제 피해자/폐 이식) : "(6개월 만에 뵙는데 제가 봐도 많이 수척해 지셨어요)제가 지금 폐렴을 벌써 네 번째 걸린 거죠. 장관님 만난 날, 몸에 이상 기운이 생겼고 그 다음날은 산소 수치가 많이 떨어져서.."

김씨 같은 폐 이식 환자의 5년 생존률은 50% 정도입니다.

<인터뷰> 전경만(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 "(폐는) 다른 고형 장기와 다르게 완전히 노출된 장기고요.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쓰다 보면 면역기능이 떨어지잖아요. 외부에 노출된 감염원은 항상 노출되어 있고. 그래서 다른 장기와 달리 감염이 흔합니다."

절대 안정이 필요한 그이지만 그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태 : "상실감도 크고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가장의 자리도 못하고 아이 아빠 노릇도 못하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채 7살이 되지 못한 어린 아이들입니다.

<녹취> "정말 얼마나 사랑했는지 정말 예쁜 아이였는데..."

소중한 아들,딸, 아내, 엄마였던 125명은 좋은 공기를 마시려다 어이없이 희생됐습니다.

다행히 살아남은 피해자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껏 정부는 이들에게 기다리라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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