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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객(老政客), 청춘에 말을 걸다
입력 2013.05.17 (23:17) 수정 2013.05.17 (23:39)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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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나는 꼼수다"

<앵커 멘트>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가 등장했습니다.

저속한 표현, 부정확한 정보 등에 대한 비판도 일었지만, 권력을 향한 거침없는 조롱에 2-30대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미디어 파일을 유통하는 형태의 이런 팟캐스트 방송이, '나는 꼼수다'의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정치와 시사를 다루는 방송부터 음악이나 문학을 주제로 하는 방송, 어학 공부를 도와주는 방송까지.

지상파 방송사의 정규 프로그램도 팟캐스트로 서비스되는, 가히 '팟캐스트 전성시대'.

이런 팟캐스트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방송이 하나 있습니다.

<녹취> "윤여준이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정치 이야기, 팟캐스트 윤여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진행하는 방송입니다.

젊은이들의 주무대인 팟캐스트에서 올해 73살의 그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리포트>

지난달 25일.

윤 전 장관이 홍익대 앞 작은 스튜디오에 들어섭니다.

매주 한 차례씩 팟캐스트 방송을 녹음하는 곳입니다.

PD, 작가와 간단한 회의를 하고,

<녹취> "의미부터 시작을 하실 거죠? 장관님. (그래야 되겠죠. 아무래도. 뭐, 아니 뭐, 그니깐 좀 말을 가볍게 시작해야 되니까...)"

곧 녹음을 시작합니다.

<녹취> "궂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윤여준입니다."

이 날의 주제는 바로 전날 치러진 재보선 결과의 의미와 전망.

<녹취> "선거 결과를 한마디로 뭐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요? 장관님. (한마디로 한다면 뭐 안철수 후보의 당선과 민주당의 궤멸이겠죠.)"

안철수 후보의 당선을 주된 소재로 한 시간 남짓 녹음이 진행됩니다.

<녹취> "안철수 현상은 끝났다는 거죠 이제. 본인이 현실 정치로 들어옴으로 해서 이제 안철수 현상은 끝났다, 이제는 안철수 정치가 시작되는 마당이잖아요."

이 방송을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평소 친분이 있던 젊은이들이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한국 사회의 이런저런, 특히 정치에 관련된 이슈들을 비교적 좀 객관적이랄까 뭐 좀 중립적이랄까 이렇게 좀 풀어주는 그런 역할. 네, 왜냐하면 평소에 바쁘니까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안 갖고 지나가는 분들도 많이 있을 수 있고 또 관심을 가져도 저걸 어떻게 봐야 할지 막연한 분들도 있을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서비스를 좀 해보자..."

첫 방송이 나가자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경륜과 균형감에 대한 청취자들의 호응 속에, 한때 팟캐스트 인기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친근함, 그 속에서 정곡을 찌르는 그의 화법은 인기와 함께 화제를 불렀습니다.

<녹취> "너무 기후도 좋고 풍광도 좋은 데서 산책을 하면 야 이거 국내에서 그야말로 '멘붕'에 빠져 가지고 마음을 앓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느껴졌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어가던데요."

<녹취> "실장이나 국장이 챙겨야 될 일을 대통령이 챙겨버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뭐냐. 공직자들이 이제 능동적으로 일할 생각을 않고 대통령 입만 쳐다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세밀한 것까지 대통령이 지시하니까. 자기가 뭘 판단해서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지시를 기다리게 된다고요."

컴퓨터로 듣는 이들만 4,5만 명, 집계되지 않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합하면 매회 20만 명 이상이 '팟캐스트 윤여준'을 듣는다는 게 팟캐스트 제작진의 추산입니다.

2004년 정계를 떠난 윤 전 장관.

자유인이 된 지 10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쏟아지는 강연과 원고 요청에 늘 바쁘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게 어제 다 끝냈어야 하는데 양이 많아 가지고. 이게 지나간 역사에 관한 거라서 전부 기록을 봐야 하거든요. 이게 뭐 시간이 감당이 안 돼. 아 너무 힘들어요."

신문기자였던 그는 유신 시절 공무원으로 신분을 바꿨고,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땐 청와대에서 일을 했습니다.

<질문> 그 당시 정부에 대한 비민주성, 이런 것에 대한 문제의식 같은 건 없으셨습니까?

<답변> 아, 왜요. 많았죠.

우리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옳은 일이냐, 그럼 그때마다 야 그럼 나가야하는데 관두고 그럼 나가서 어떻게 먹고 사냐, 이런 문제가 어떻게 보면 자기 합리화의 구실이긴 하지만 그런 얘기를 많이 했죠.

끊임없는 갈등 속에 살았다고 할 수 있죠.

이어 정당과 국회를 거치면서 그는 보수 진영의 책사, 전략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 그가 정계 은퇴 뒤 한때는 '안철수의 멘토'로 불리기도 했고 지난해 대선에선 민주당 문재인 후보 편에 섰습니다.

<녹취> 찬조연설 :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을 완화하고 조절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면 이 일을 대통령 후보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이념의 경계선을 가로지르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제가 말을 이념의 경계선을 가로지른다고 그러니까 제가 정말 몸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뜻이 아니고요. 저는 늘 과거부터 주장하던 소리를 계속 한 것이고. 그 주장을 행동으로 옮긴 것뿐이지, 저는 늘 제자리에 있었던 거죠."

어느새 인기 팟캐스터가 된 그가 오늘은 방송이 아니라 강연으로 젊은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내내 진지하면서도 유쾌합니다.

<녹취> "경영학 전공하신 분이 그걸 저한테 물어보시면 어떻게 해요? 하하하"

젊은 청중들에게선 '많이 배운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인터뷰> 이정아(청중) : "신랑이 팟캐스트를 듣고 있어서 같이 한번 와봤습니다. 정치가 되게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저하고 같이 살면서 주변에 일들도 다 연관되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이상훈(청중) : "정치라는 어려운 분야를 저같이 평범한 20대 젊은이에게도 아주 쉽게 설명해주셔서 너무 쉽게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여러분 덕분에 공부 많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연 뒤에 이어진 가벼운 술자리에서도 그는 소탈한 대화를 즐깁니다.

<질문> 젊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어떤 것을 주고 싶으시고, 또 어떤 것을 배우게 되십니까?

<답변> 그러니까 젊은 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나, 이게 제가 정말 궁금하죠.

젊은 사람들은 고민이 무엇이며 무엇에 분노하는지, 어떤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지, 그런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죠.

그러면서 제가 젊은 사람들한테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해서 특별히 지혜가 많거나 지식이 많거나 그런 것은 아니니까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열심히 얘기를 하죠.

소통이 참 잘돼요.

해보니까.

<질문> 정치권을 떠났으면서도 우리 사회에 대해서 관여를 계속 하시는 셈인데,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서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답변> 제가요?

아니 뭐 시민의 한 사람으로, 네, 제가 주권자, 민주주의 사회의 주권자는 국민 아니에요?

대한민국 주권자는 국민입니다.

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 정치적 발언을 당연히 해야죠.

참여해야 하고, 네, 뭐 그런 점에서는 저도 뭐 형편이 허락하는 한 그런 활동을 할 생각이죠.

<질문> 어떤 역할을 하는 게?

<답변> 그러니까 시민의 한 사람으로 필요할 때 그냥 발언하고 또 혼자 발언하는 걸로 그치는 게 효과적이지 않다 하면 뭐 시민사회 조직화해서 목소리를 더 크게 내는 일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여러 가지 형태의 운동을 할 수 있겠죠.

그가 몸담았던 정치와 우리 사회 민주주의 현실에 대해선 인색한 평가를 내놓습니다.

<인터뷰> "정치적 민주주의 수준에서 보면 뭐 상당한 수준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맞죠. 맞지만, 이보다 더 정치적 민주주의도 더 성숙해야 하고, 또 정치적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예를 들면 경제적 민주주의라든지, 사회 민주주의, 경제 민주화 같은 것이 안 되면 정치 민주주의도 나중에 견디기 어렵게 되거든요. 저는 늘 그래서 이게 기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로 성숙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낍니다."

여야 정치권,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이념 대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특히 강조합니다.

<인터뷰> "보수와 진보든, 좌파든 우파든 어떤 이념이 어떤 가치가 나라를 더 발전시킬 수 있으며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경쟁을 하는 것 아니에요? 그럼 경쟁하라는 거예요. 왜 대결하냐는 거죠. 왜 이걸 사생결단하고 싸우냐는 거예요. 이념 대결은 시대에 맞지도 않고 국가나 국민에게도 백해무익한 거니까 이념을 버리라는 얘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이념을 초월하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매몰되지 말라는 거죠. "

<질문> 그런 면에서 이른바 정치개혁, 생활정치 이런 식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이렇게 주장하시는 거죠?

<답변> 생활정치도 그런 거죠.

이념정치 시대가 끝났으니까 새로운 정치, 생활정치로 옮겨가야 되는데 새로운 정치를 하려면 어떤 국가운영 원리를 가지고 해야만 생활정치가 되냐는 걸 빨리 만들어내야 되잖아요.

그게 아직 안되어 있단 말이죠.

<질문> 정치권의 변화, 정치개혁, 이런 게 스스로의 그런 노력이 중요할 테고, 그것 못지않게 유권자, 국민의 역할이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답변> 압박을 해야 돼요.

스스로는 안 바뀔 겁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대결하는 게 자기 세력을 결집시키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 때문에 포기 안 한다고 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이 목소리를 모아서 정치권에 요구하고 압박해야 됩니다.

무시하는 정당은 선거 때 심판해야 돼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정당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왜 있어야 합니까?

이제 유권자들이 주권 행사를 할 때 똑바로 심판하자는 거죠.

윤 전 장관은 자신의 이런 발언과 활동이 사회에 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표현합니다.

<인터뷰> "민주화된 세상은 제가 누구 못지않게 활개치고 살았거든요. 혜택을 누구보다 많이 본 사람에 들어간다고요. 그런데 민주화 운동에 아무런 기여한 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민주화운동 진영 쪽에서는 자기들을 탄압하던 쪽에 있던 사람이잖아요. 제가.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부채의식이 늘 속에 있었던 거죠."

<질문> 지금 와서 그런 빚을 한꺼번에 다 갚고 계신 것 같아요?

<답변> 한꺼번에 다 갚을 수는 없고요.

뭐 갚을 수 있는 데까지 갚자는 생각으로 하는 건데, 이나마 이 길이 내가 그래도 빚 갚는 길이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해서 제 딴엔 하는 거죠.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보고, 듣고, 겪었던 73살의 노 정객.

우리의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을 위해 젊은이들이 깨어나야 한다며 오늘도 계속 청춘에 말을 겁니다.

<녹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윤여준입니다."
  • 노정객(老政客), 청춘에 말을 걸다
    • 입력 2013-05-17 22:57:59
    • 수정2013-05-17 23:39:47
    취재파일K
<녹취> "나는 꼼수다"

<앵커 멘트>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가 등장했습니다.

저속한 표현, 부정확한 정보 등에 대한 비판도 일었지만, 권력을 향한 거침없는 조롱에 2-30대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미디어 파일을 유통하는 형태의 이런 팟캐스트 방송이, '나는 꼼수다'의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정치와 시사를 다루는 방송부터 음악이나 문학을 주제로 하는 방송, 어학 공부를 도와주는 방송까지.

지상파 방송사의 정규 프로그램도 팟캐스트로 서비스되는, 가히 '팟캐스트 전성시대'.

이런 팟캐스트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방송이 하나 있습니다.

<녹취> "윤여준이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정치 이야기, 팟캐스트 윤여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진행하는 방송입니다.

젊은이들의 주무대인 팟캐스트에서 올해 73살의 그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리포트>

지난달 25일.

윤 전 장관이 홍익대 앞 작은 스튜디오에 들어섭니다.

매주 한 차례씩 팟캐스트 방송을 녹음하는 곳입니다.

PD, 작가와 간단한 회의를 하고,

<녹취> "의미부터 시작을 하실 거죠? 장관님. (그래야 되겠죠. 아무래도. 뭐, 아니 뭐, 그니깐 좀 말을 가볍게 시작해야 되니까...)"

곧 녹음을 시작합니다.

<녹취> "궂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윤여준입니다."

이 날의 주제는 바로 전날 치러진 재보선 결과의 의미와 전망.

<녹취> "선거 결과를 한마디로 뭐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요? 장관님. (한마디로 한다면 뭐 안철수 후보의 당선과 민주당의 궤멸이겠죠.)"

안철수 후보의 당선을 주된 소재로 한 시간 남짓 녹음이 진행됩니다.

<녹취> "안철수 현상은 끝났다는 거죠 이제. 본인이 현실 정치로 들어옴으로 해서 이제 안철수 현상은 끝났다, 이제는 안철수 정치가 시작되는 마당이잖아요."

이 방송을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평소 친분이 있던 젊은이들이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한국 사회의 이런저런, 특히 정치에 관련된 이슈들을 비교적 좀 객관적이랄까 뭐 좀 중립적이랄까 이렇게 좀 풀어주는 그런 역할. 네, 왜냐하면 평소에 바쁘니까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안 갖고 지나가는 분들도 많이 있을 수 있고 또 관심을 가져도 저걸 어떻게 봐야 할지 막연한 분들도 있을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서비스를 좀 해보자..."

첫 방송이 나가자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경륜과 균형감에 대한 청취자들의 호응 속에, 한때 팟캐스트 인기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친근함, 그 속에서 정곡을 찌르는 그의 화법은 인기와 함께 화제를 불렀습니다.

<녹취> "너무 기후도 좋고 풍광도 좋은 데서 산책을 하면 야 이거 국내에서 그야말로 '멘붕'에 빠져 가지고 마음을 앓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느껴졌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어가던데요."

<녹취> "실장이나 국장이 챙겨야 될 일을 대통령이 챙겨버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뭐냐. 공직자들이 이제 능동적으로 일할 생각을 않고 대통령 입만 쳐다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세밀한 것까지 대통령이 지시하니까. 자기가 뭘 판단해서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지시를 기다리게 된다고요."

컴퓨터로 듣는 이들만 4,5만 명, 집계되지 않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합하면 매회 20만 명 이상이 '팟캐스트 윤여준'을 듣는다는 게 팟캐스트 제작진의 추산입니다.

2004년 정계를 떠난 윤 전 장관.

자유인이 된 지 10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쏟아지는 강연과 원고 요청에 늘 바쁘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게 어제 다 끝냈어야 하는데 양이 많아 가지고. 이게 지나간 역사에 관한 거라서 전부 기록을 봐야 하거든요. 이게 뭐 시간이 감당이 안 돼. 아 너무 힘들어요."

신문기자였던 그는 유신 시절 공무원으로 신분을 바꿨고,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땐 청와대에서 일을 했습니다.

<질문> 그 당시 정부에 대한 비민주성, 이런 것에 대한 문제의식 같은 건 없으셨습니까?

<답변> 아, 왜요. 많았죠.

우리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옳은 일이냐, 그럼 그때마다 야 그럼 나가야하는데 관두고 그럼 나가서 어떻게 먹고 사냐, 이런 문제가 어떻게 보면 자기 합리화의 구실이긴 하지만 그런 얘기를 많이 했죠.

끊임없는 갈등 속에 살았다고 할 수 있죠.

이어 정당과 국회를 거치면서 그는 보수 진영의 책사, 전략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 그가 정계 은퇴 뒤 한때는 '안철수의 멘토'로 불리기도 했고 지난해 대선에선 민주당 문재인 후보 편에 섰습니다.

<녹취> 찬조연설 :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을 완화하고 조절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면 이 일을 대통령 후보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이념의 경계선을 가로지르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제가 말을 이념의 경계선을 가로지른다고 그러니까 제가 정말 몸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뜻이 아니고요. 저는 늘 과거부터 주장하던 소리를 계속 한 것이고. 그 주장을 행동으로 옮긴 것뿐이지, 저는 늘 제자리에 있었던 거죠."

어느새 인기 팟캐스터가 된 그가 오늘은 방송이 아니라 강연으로 젊은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내내 진지하면서도 유쾌합니다.

<녹취> "경영학 전공하신 분이 그걸 저한테 물어보시면 어떻게 해요? 하하하"

젊은 청중들에게선 '많이 배운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인터뷰> 이정아(청중) : "신랑이 팟캐스트를 듣고 있어서 같이 한번 와봤습니다. 정치가 되게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저하고 같이 살면서 주변에 일들도 다 연관되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이상훈(청중) : "정치라는 어려운 분야를 저같이 평범한 20대 젊은이에게도 아주 쉽게 설명해주셔서 너무 쉽게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여러분 덕분에 공부 많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연 뒤에 이어진 가벼운 술자리에서도 그는 소탈한 대화를 즐깁니다.

<질문> 젊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어떤 것을 주고 싶으시고, 또 어떤 것을 배우게 되십니까?

<답변> 그러니까 젊은 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나, 이게 제가 정말 궁금하죠.

젊은 사람들은 고민이 무엇이며 무엇에 분노하는지, 어떤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지, 그런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죠.

그러면서 제가 젊은 사람들한테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해서 특별히 지혜가 많거나 지식이 많거나 그런 것은 아니니까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열심히 얘기를 하죠.

소통이 참 잘돼요.

해보니까.

<질문> 정치권을 떠났으면서도 우리 사회에 대해서 관여를 계속 하시는 셈인데,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서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답변> 제가요?

아니 뭐 시민의 한 사람으로, 네, 제가 주권자, 민주주의 사회의 주권자는 국민 아니에요?

대한민국 주권자는 국민입니다.

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 정치적 발언을 당연히 해야죠.

참여해야 하고, 네, 뭐 그런 점에서는 저도 뭐 형편이 허락하는 한 그런 활동을 할 생각이죠.

<질문> 어떤 역할을 하는 게?

<답변> 그러니까 시민의 한 사람으로 필요할 때 그냥 발언하고 또 혼자 발언하는 걸로 그치는 게 효과적이지 않다 하면 뭐 시민사회 조직화해서 목소리를 더 크게 내는 일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여러 가지 형태의 운동을 할 수 있겠죠.

그가 몸담았던 정치와 우리 사회 민주주의 현실에 대해선 인색한 평가를 내놓습니다.

<인터뷰> "정치적 민주주의 수준에서 보면 뭐 상당한 수준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맞죠. 맞지만, 이보다 더 정치적 민주주의도 더 성숙해야 하고, 또 정치적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예를 들면 경제적 민주주의라든지, 사회 민주주의, 경제 민주화 같은 것이 안 되면 정치 민주주의도 나중에 견디기 어렵게 되거든요. 저는 늘 그래서 이게 기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로 성숙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낍니다."

여야 정치권,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이념 대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특히 강조합니다.

<인터뷰> "보수와 진보든, 좌파든 우파든 어떤 이념이 어떤 가치가 나라를 더 발전시킬 수 있으며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경쟁을 하는 것 아니에요? 그럼 경쟁하라는 거예요. 왜 대결하냐는 거죠. 왜 이걸 사생결단하고 싸우냐는 거예요. 이념 대결은 시대에 맞지도 않고 국가나 국민에게도 백해무익한 거니까 이념을 버리라는 얘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이념을 초월하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매몰되지 말라는 거죠. "

<질문> 그런 면에서 이른바 정치개혁, 생활정치 이런 식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이렇게 주장하시는 거죠?

<답변> 생활정치도 그런 거죠.

이념정치 시대가 끝났으니까 새로운 정치, 생활정치로 옮겨가야 되는데 새로운 정치를 하려면 어떤 국가운영 원리를 가지고 해야만 생활정치가 되냐는 걸 빨리 만들어내야 되잖아요.

그게 아직 안되어 있단 말이죠.

<질문> 정치권의 변화, 정치개혁, 이런 게 스스로의 그런 노력이 중요할 테고, 그것 못지않게 유권자, 국민의 역할이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답변> 압박을 해야 돼요.

스스로는 안 바뀔 겁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대결하는 게 자기 세력을 결집시키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 때문에 포기 안 한다고 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이 목소리를 모아서 정치권에 요구하고 압박해야 됩니다.

무시하는 정당은 선거 때 심판해야 돼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정당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왜 있어야 합니까?

이제 유권자들이 주권 행사를 할 때 똑바로 심판하자는 거죠.

윤 전 장관은 자신의 이런 발언과 활동이 사회에 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표현합니다.

<인터뷰> "민주화된 세상은 제가 누구 못지않게 활개치고 살았거든요. 혜택을 누구보다 많이 본 사람에 들어간다고요. 그런데 민주화 운동에 아무런 기여한 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민주화운동 진영 쪽에서는 자기들을 탄압하던 쪽에 있던 사람이잖아요. 제가.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부채의식이 늘 속에 있었던 거죠."

<질문> 지금 와서 그런 빚을 한꺼번에 다 갚고 계신 것 같아요?

<답변> 한꺼번에 다 갚을 수는 없고요.

뭐 갚을 수 있는 데까지 갚자는 생각으로 하는 건데, 이나마 이 길이 내가 그래도 빚 갚는 길이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해서 제 딴엔 하는 거죠.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보고, 듣고, 겪었던 73살의 노 정객.

우리의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을 위해 젊은이들이 깨어나야 한다며 오늘도 계속 청춘에 말을 겁니다.

<녹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윤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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