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인도적 대북 지원 기지개

입력 2013.05.18 (07:50) 수정 2013.06.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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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개성공단이 잠정폐쇄되면서 남북간의 교류가 꽉 막혀 있는 상태인데요 그래도 대북 인도적 지원까지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장애인 재활지원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새 정부가 인도적 지원은 정치상황과 관련없이 해나가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남북관계의 디디돌이 될지 살펴봅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달 북한 사리원의 한 고아원, 티 없이 맑은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남한 손님을 반깁니다.

작은 털모자 하나에도 크게 기뻐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먼 길을 돌아 온 수고로움도 금방 잊게 됩니다.

벌써 15년 째 북한 주민 중에서도 고아와 장애인을 돕고 있는 이 단체는 최근, 올 들어 세 번째 방북지원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인터뷰> 신영순(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 : "통일이 오려면 사회 복지, 또 장애인 복지가 같이 이뤄져야지 건강한 토대 위에 통일이 오잖아요. 인도적인 지원은 더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 더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단체는 그저 물건만 전달하는 일회성 지원이 아닌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체육,예술 활동을 지원하면서 삶의 질 자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재활과 직업교육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장애인들이 평양에 문을 연 태양열 공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중국 기술자와 함께 방북해 직업 교육도 했습니다.

<인터뷰> 신영순(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 : "특별히 장애인이나 고아들 스스로 어디 가서 일할 수 없는, 자기들이 생산에 어떻게 기여를 할 수 없잖아요. 지금 도와줌으로 해서 같은 민족의 미래나 건강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 생각하니까 북측에서도 굉장히 아주 협조적이고요."

올 봄에도 어김없이,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에게 치료약이 전달됐습니다.

또 새 환자를 받기 위한 ‘다제내성 결핵’ 검사도 진행됐습니다.

<인터뷰> 인세반(유진벨 재단 회장) : "선생님들 십중팔구는 일반 약을 먹다가 내성이 생긴 거죠. 그래서 이제는 더 강한약을 먹어야 하는데 견뎌 낼 수 있습니까?"

지난 2007년부터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이 단체는 일 년에 두 차례씩, 봄·가을로 방북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맞춤 약을 전달하고 약 복용 실태를 점검합니다.

이미 결핵약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는 ‘다제내성’ 환자들로 약 복용이 중단되면 대부분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는 중환자들입니다.

<인터뷰> 인세반(유진벨 재단 회장) : "약 먹고 있는 사람이 그 때 당시에 600명 넘었었는데 이번에 약 안 올라가면 이 600명의 생명을 다 잃어버리게 되고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더 무서운 불치병 광범위 다제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굉장히 걱정 많이 했습니다."

치료할 길이 막막해 몇 년씩 병을 앓기만 했던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은 본격적인 치료를 받으며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北 다제내성 결핵 환자 : "(무조건 먹고 낫겠습니다.) 결핵에서 완치되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나요? (공부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北 다제내성 결핵 환자 : "밝은 인상으로 나가는 게 소원입니다. 꼭 완쾌돼서 딸에게 떳떳한 몸으로 나가겠습니다."

현재 북한 내 8곳의 치료 센터에서 약 700여 명의 환자가 치료받고 있지만, 전체 ‘다제내성 결핵’ 환자의 10%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일반 결핵치료보다 비용과 시간이 더 들기 때문에 민간단체 혼자의 노력만으론 힘에 부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인세반(유진벨 재단 회장) : "다제내성 치료가 경제적으로도 약값만 해서도 150배 비싸고 그리고 (치료)시간도 2년 걸리고 훨씬 까다롭고 회복율도 떨어지고 다제내성은 아주 무서운 병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다제내성 환자들을 시급히 진단하고 치료해야만 결핵 퇴치가 가능합니다."

현재, 이렇게 방북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는 단 두 곳뿐입니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에 따른 군사적 긴장이 그대로 남북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탓인데요.

새 정부는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만큼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영유아 등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해 나갈 것입니다.

<인터뷰> 윤병세(외교부 장관/지난달 한 미 외교장관 합동 기자회견) : "순수한 인도적 지원, 투명한 지원, 분배 투명성 가능한 지원에 대해서는 정치적 고려와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길재(통일부 장관/지난 3월 내외신 브리핑) : "대북정책의 원칙, 그 원칙들이 행동을 통해 드러나게 되면 북한의 태도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인도적 지원부터 차근차근 해 나갈 것으로."

새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왔습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정치 상황과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정부의 원칙은 일단 크게 환영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의미가 있거든요. 따라서 대북 지원이라는 것이 물론 남북관계 개선이라든지 장기적으로 통일을 위해서 기초가 된다는 것도 있지만 사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사회적, 국가적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겠습니다. 결국은 또 이걸 통해서 사실은 북한 문제, 통일 문제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번 되새겨볼 기회도 되고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당장 3곳 이상의 민간단체가 신청한 영유아용 이유식과 수액제 등 기초의약품의 대북 반출이 승인이 나지 않아 몇 달 째 계속 발이 묶여 있습니다.

또 최근의 대북 지원은 모두 국민들의 기부와 후원에 의존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가장 늦은 출발,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물살을 가릅니다.

수영을 배운 지 넉 달 만에 북한 대표로 패럴림픽 무대에 오른 열일곱 살의 임주성 선수.

마침내 자신의 최고 기록으로 결승점에 도달합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좌절하던 소년은 남한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특유의 밝은 성격과 투지로 놀랄만한 성장을 일궈냈습니다.

임 선수의 투혼은 특히 북한의 장애인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와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조선중앙 TV(지난해 12월 4일) : "2012년 장애자 연환 모임이 3일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진행됐습니다."

객석을 꽉 메운 관객과 성대한 축하 공연.

매년 12월, 조촐하게 치러왔던 국제 장애자의 날 행사도 그 격이 달라졌습니다.

임주성 선수의 활약 이후 북한 사회 내부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신영순(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 : "사회의 건강한 사람들도 못하는 이런 일들을 장애인들이 하는 것, 그 사회에서 굉장히 아주 호응이 좋고요. 사회의 인식이 이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변화가 아주 급속하게 되고 장애인 담당자들을 북녘의 모든 북한 관공서에 담당자들이 생기셔서 아주 많은 협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北 다제내성 결핵 환자 : "이 약 어디서 보내주셨는지 아세요? (상구정공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보내주신 약을 잘 먹고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 北 다제내성 결핵 환자 : "4년 앓았습니다. 다 죽게 된 몸을 약을 먹고 살아나서 감사합니다. 감사인사 드립니다."

환자들은 자신이 먹는 약이 누구의 도움으로 전달됐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만큼 남녘의 후원자에게 수시로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합니다.

남한의 꾸준한 인도적 지원은 북한 사회와 주민의 인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굉장히 작은 것 같은 접촉을 통해서 남북한의 사람들이 상호 이해한다는 것이 있겠고 또 하나는 사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습니다. 직접 지원을 받다보면 굉장히 제한된 지역이라고 그러지만 북한 사람들 다 알거든요. 북한 보통 주민들, 정치적인 집단이 아닌 이런 사람들의 남한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가 있겠고."

새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인도적 지원의 확대는 물론 이젠 물품만이 아니라 인적 지원과 교류가 재개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방북 지원이 가능했던 두 단체 모두 해외 동포나 외국인으로 구성된 지원단 덕분에 남북 간 정치적 군사적 긴장 국면에서도 방북지원이 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인세반(유진벨 재단 회장) : "민간들이 자유롭게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그 기회를 정부에서 허용하니까 얼마나 좋은 일들이 생겼습니까? 이 시점에서 물론 통일에 관해 북한에 대해서 정부 정책에 관해서는 정부가 할 일도 있겠지만 더 큰 부분을 한국 민간들에게 맡겼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정말로 유진벨 같은 재단이 필요 없게 될 수도 있겠죠."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사실 남북관계의 분위기 전환이라든지 이런 면에서 얻을 수 있는 부수적 효과도 굉장히 크거든요.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남쪽 사람들이 직접 가도록,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제 이 면에서 적극성을 갖고 정부도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이제 새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원칙’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지켜볼 때입니다.

정치적 부담이 적은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과 같은 작은 부분부터 천천히 신뢰를 쌓아나간다면 남북관계 전반의 긍정적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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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18 07:55:22
    • 수정2013-06-03 14:59:00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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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개성공단이 잠정폐쇄되면서 남북간의 교류가 꽉 막혀 있는 상태인데요 그래도 대북 인도적 지원까지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장애인 재활지원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새 정부가 인도적 지원은 정치상황과 관련없이 해나가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남북관계의 디디돌이 될지 살펴봅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달 북한 사리원의 한 고아원, 티 없이 맑은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남한 손님을 반깁니다.

작은 털모자 하나에도 크게 기뻐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먼 길을 돌아 온 수고로움도 금방 잊게 됩니다.

벌써 15년 째 북한 주민 중에서도 고아와 장애인을 돕고 있는 이 단체는 최근, 올 들어 세 번째 방북지원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인터뷰> 신영순(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 : "통일이 오려면 사회 복지, 또 장애인 복지가 같이 이뤄져야지 건강한 토대 위에 통일이 오잖아요. 인도적인 지원은 더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 더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단체는 그저 물건만 전달하는 일회성 지원이 아닌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체육,예술 활동을 지원하면서 삶의 질 자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재활과 직업교육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장애인들이 평양에 문을 연 태양열 공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중국 기술자와 함께 방북해 직업 교육도 했습니다.

<인터뷰> 신영순(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 : "특별히 장애인이나 고아들 스스로 어디 가서 일할 수 없는, 자기들이 생산에 어떻게 기여를 할 수 없잖아요. 지금 도와줌으로 해서 같은 민족의 미래나 건강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 생각하니까 북측에서도 굉장히 아주 협조적이고요."

올 봄에도 어김없이,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에게 치료약이 전달됐습니다.

또 새 환자를 받기 위한 ‘다제내성 결핵’ 검사도 진행됐습니다.

<인터뷰> 인세반(유진벨 재단 회장) : "선생님들 십중팔구는 일반 약을 먹다가 내성이 생긴 거죠. 그래서 이제는 더 강한약을 먹어야 하는데 견뎌 낼 수 있습니까?"

지난 2007년부터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이 단체는 일 년에 두 차례씩, 봄·가을로 방북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맞춤 약을 전달하고 약 복용 실태를 점검합니다.

이미 결핵약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는 ‘다제내성’ 환자들로 약 복용이 중단되면 대부분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는 중환자들입니다.

<인터뷰> 인세반(유진벨 재단 회장) : "약 먹고 있는 사람이 그 때 당시에 600명 넘었었는데 이번에 약 안 올라가면 이 600명의 생명을 다 잃어버리게 되고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더 무서운 불치병 광범위 다제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굉장히 걱정 많이 했습니다."

치료할 길이 막막해 몇 년씩 병을 앓기만 했던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은 본격적인 치료를 받으며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北 다제내성 결핵 환자 : "(무조건 먹고 낫겠습니다.) 결핵에서 완치되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나요? (공부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北 다제내성 결핵 환자 : "밝은 인상으로 나가는 게 소원입니다. 꼭 완쾌돼서 딸에게 떳떳한 몸으로 나가겠습니다."

현재 북한 내 8곳의 치료 센터에서 약 700여 명의 환자가 치료받고 있지만, 전체 ‘다제내성 결핵’ 환자의 10%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일반 결핵치료보다 비용과 시간이 더 들기 때문에 민간단체 혼자의 노력만으론 힘에 부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인세반(유진벨 재단 회장) : "다제내성 치료가 경제적으로도 약값만 해서도 150배 비싸고 그리고 (치료)시간도 2년 걸리고 훨씬 까다롭고 회복율도 떨어지고 다제내성은 아주 무서운 병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다제내성 환자들을 시급히 진단하고 치료해야만 결핵 퇴치가 가능합니다."

현재, 이렇게 방북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는 단 두 곳뿐입니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에 따른 군사적 긴장이 그대로 남북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탓인데요.

새 정부는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만큼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영유아 등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해 나갈 것입니다.

<인터뷰> 윤병세(외교부 장관/지난달 한 미 외교장관 합동 기자회견) : "순수한 인도적 지원, 투명한 지원, 분배 투명성 가능한 지원에 대해서는 정치적 고려와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길재(통일부 장관/지난 3월 내외신 브리핑) : "대북정책의 원칙, 그 원칙들이 행동을 통해 드러나게 되면 북한의 태도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인도적 지원부터 차근차근 해 나갈 것으로."

새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왔습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정치 상황과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정부의 원칙은 일단 크게 환영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의미가 있거든요. 따라서 대북 지원이라는 것이 물론 남북관계 개선이라든지 장기적으로 통일을 위해서 기초가 된다는 것도 있지만 사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사회적, 국가적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겠습니다. 결국은 또 이걸 통해서 사실은 북한 문제, 통일 문제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번 되새겨볼 기회도 되고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당장 3곳 이상의 민간단체가 신청한 영유아용 이유식과 수액제 등 기초의약품의 대북 반출이 승인이 나지 않아 몇 달 째 계속 발이 묶여 있습니다.

또 최근의 대북 지원은 모두 국민들의 기부와 후원에 의존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가장 늦은 출발,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물살을 가릅니다.

수영을 배운 지 넉 달 만에 북한 대표로 패럴림픽 무대에 오른 열일곱 살의 임주성 선수.

마침내 자신의 최고 기록으로 결승점에 도달합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좌절하던 소년은 남한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특유의 밝은 성격과 투지로 놀랄만한 성장을 일궈냈습니다.

임 선수의 투혼은 특히 북한의 장애인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와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조선중앙 TV(지난해 12월 4일) : "2012년 장애자 연환 모임이 3일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진행됐습니다."

객석을 꽉 메운 관객과 성대한 축하 공연.

매년 12월, 조촐하게 치러왔던 국제 장애자의 날 행사도 그 격이 달라졌습니다.

임주성 선수의 활약 이후 북한 사회 내부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신영순(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 : "사회의 건강한 사람들도 못하는 이런 일들을 장애인들이 하는 것, 그 사회에서 굉장히 아주 호응이 좋고요. 사회의 인식이 이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변화가 아주 급속하게 되고 장애인 담당자들을 북녘의 모든 북한 관공서에 담당자들이 생기셔서 아주 많은 협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北 다제내성 결핵 환자 : "이 약 어디서 보내주셨는지 아세요? (상구정공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보내주신 약을 잘 먹고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 北 다제내성 결핵 환자 : "4년 앓았습니다. 다 죽게 된 몸을 약을 먹고 살아나서 감사합니다. 감사인사 드립니다."

환자들은 자신이 먹는 약이 누구의 도움으로 전달됐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만큼 남녘의 후원자에게 수시로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합니다.

남한의 꾸준한 인도적 지원은 북한 사회와 주민의 인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굉장히 작은 것 같은 접촉을 통해서 남북한의 사람들이 상호 이해한다는 것이 있겠고 또 하나는 사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습니다. 직접 지원을 받다보면 굉장히 제한된 지역이라고 그러지만 북한 사람들 다 알거든요. 북한 보통 주민들, 정치적인 집단이 아닌 이런 사람들의 남한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가 있겠고."

새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인도적 지원의 확대는 물론 이젠 물품만이 아니라 인적 지원과 교류가 재개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방북 지원이 가능했던 두 단체 모두 해외 동포나 외국인으로 구성된 지원단 덕분에 남북 간 정치적 군사적 긴장 국면에서도 방북지원이 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인세반(유진벨 재단 회장) : "민간들이 자유롭게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그 기회를 정부에서 허용하니까 얼마나 좋은 일들이 생겼습니까? 이 시점에서 물론 통일에 관해 북한에 대해서 정부 정책에 관해서는 정부가 할 일도 있겠지만 더 큰 부분을 한국 민간들에게 맡겼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정말로 유진벨 같은 재단이 필요 없게 될 수도 있겠죠."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사실 남북관계의 분위기 전환이라든지 이런 면에서 얻을 수 있는 부수적 효과도 굉장히 크거든요.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남쪽 사람들이 직접 가도록,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제 이 면에서 적극성을 갖고 정부도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이제 새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원칙’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지켜볼 때입니다.

정치적 부담이 적은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과 같은 작은 부분부터 천천히 신뢰를 쌓아나간다면 남북관계 전반의 긍정적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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