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 이모저모

입력 2013.05.18 (14:21) 수정 2013.05.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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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5년 만에 참석했지만 주인공은 빠져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러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에 정작 주인으로 대접받아야할 유족 등이 기념식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어 행사의 의미가 퇴색했다.

30주년인 2010년에도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식순에서 배제하면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기념행사위원회는 구묘역인 망월동 묘역에서, 정부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을 치른 바 있다.

=통합진보당 등 망월동 묘역서 '임을 위한…' 제창대회

0...통합진보당, 민주노총, 진보연대, 학생단체 등 500여명은 정부 주관 기념식이 열린 이날 오전 10시 망월동 묘역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5·18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의미, 국가보훈처 규탄 발언 등을 한 뒤 관악 반주에 맞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부터 국립 5·18 민주묘지 입구인 민주묘지에서 밤샘 연좌농성을 벌이고 구 묘역인 망월동 묘역으로 이동했다.

=주인 없는 기념식

O...정작 행사의 주인이 돼야 할 5·18 유공자와 유족 상당수도 정부 주관 기념식에 불참했다.

유족 등 100여명은 기념식 시작 1시간 전부터 국립 5·18 민주묘지 입구인 민주묘지 앞 바닥에 주저앉아 태극기를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여야 대표 등 주요 참석자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행사장에 입장했다.

유족 등은 아침 일찍 묘역을 참배하고 행사가 시작되기 전 묘지를 빠져나가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념식 25분 만에 '끝'

O...올해 기념식은 공연 등이 대폭 축소돼 예년 진행 시간의 절반 정도인 25분 만에 끝났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합창 결정이 지연되고 광주 시립합창단이 합창을 거부하면서 국가보훈처는 공연단 선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결국 서울 로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인천 오페라 합창단이 협연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5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행사장 주변에서는 철통 같은 보안이 이뤄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합창 논란으로 일부 어수선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우려했던 마찰이나 행사 차질은 없었다.

일부 정치인은 국립 5·18 민주묘지 입구에 주저앉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유족 등에게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경찰 경비 '삼엄'

O...경찰은 5년 만의 대통령 참석을 고려, 행사장 주변에 48개 중대를 배치했다.

1개 중대는 60~80명가량이다.

경찰은 대통령이 참석한 2007년 기념식에서 61개 중대를, 2008년에 98개 중대를 동원했다.

대통령이 불참하기 시작한 2009년에는 30개 중대, 2010년에는 51개 중대가 배치됐지만 201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7개 중대로 급격히 줄었다.

정장 차림의 청와대 경호팀이나 폭발물 탐지견도 오랜만에 행사장에 등장했다.

=올해도 경과보고는 광주보훈청장

O...기념식순 중 하나인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는 올해도 안중현 광주지방보훈청장이 맡았다.

통상 경과보고는 5·18 단체가 담당했지만 2009년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문제로 단체 간 갈등을 겪으면서 단체끼리 주체를 결정하지 못했다.

당시 장갑수 광주보훈청장이 경과보고를 했고 2010년에는 성우의 해설이 담긴 동영상으로 대체됐다.

이후 경과보고도 광주보훈청장이 맡았다.

올해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으로 5·18 단체장들이 기념식 참석을 거부해 보훈청장의 경과보고는 더 불가피했다.

='달빛 동맹' 김범일 대구시장 첫 참석

O...광주시와 '달빛 동맹'을 다지고 있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5·18 기념식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김 시장은 지난 3월 강운태 광주시장과 1일 교차근무를 하며 기념식 참석을 약속했다.

김 시장은 방명록에 "삼가 명복을 빌며 영호남 화합으로 국민 대통합이 이룩되기를"이라고 적었다.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도 영남권 광역의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광주와 대구시의회는 '2·28 민주운동 기념식'(대구)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광주)에 상호 방문하는 것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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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 이모저모
    • 입력 2013-05-18 14:21:54
    • 수정2013-05-18 14:22:53
    연합뉴스
대통령 5년 만에 참석했지만 주인공은 빠져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러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에 정작 주인으로 대접받아야할 유족 등이 기념식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어 행사의 의미가 퇴색했다.

30주년인 2010년에도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식순에서 배제하면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기념행사위원회는 구묘역인 망월동 묘역에서, 정부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을 치른 바 있다.

=통합진보당 등 망월동 묘역서 '임을 위한…' 제창대회

0...통합진보당, 민주노총, 진보연대, 학생단체 등 500여명은 정부 주관 기념식이 열린 이날 오전 10시 망월동 묘역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5·18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의미, 국가보훈처 규탄 발언 등을 한 뒤 관악 반주에 맞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부터 국립 5·18 민주묘지 입구인 민주묘지에서 밤샘 연좌농성을 벌이고 구 묘역인 망월동 묘역으로 이동했다.

=주인 없는 기념식

O...정작 행사의 주인이 돼야 할 5·18 유공자와 유족 상당수도 정부 주관 기념식에 불참했다.

유족 등 100여명은 기념식 시작 1시간 전부터 국립 5·18 민주묘지 입구인 민주묘지 앞 바닥에 주저앉아 태극기를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여야 대표 등 주요 참석자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행사장에 입장했다.

유족 등은 아침 일찍 묘역을 참배하고 행사가 시작되기 전 묘지를 빠져나가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념식 25분 만에 '끝'

O...올해 기념식은 공연 등이 대폭 축소돼 예년 진행 시간의 절반 정도인 25분 만에 끝났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합창 결정이 지연되고 광주 시립합창단이 합창을 거부하면서 국가보훈처는 공연단 선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결국 서울 로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인천 오페라 합창단이 협연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5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행사장 주변에서는 철통 같은 보안이 이뤄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합창 논란으로 일부 어수선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우려했던 마찰이나 행사 차질은 없었다.

일부 정치인은 국립 5·18 민주묘지 입구에 주저앉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유족 등에게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경찰 경비 '삼엄'

O...경찰은 5년 만의 대통령 참석을 고려, 행사장 주변에 48개 중대를 배치했다.

1개 중대는 60~80명가량이다.

경찰은 대통령이 참석한 2007년 기념식에서 61개 중대를, 2008년에 98개 중대를 동원했다.

대통령이 불참하기 시작한 2009년에는 30개 중대, 2010년에는 51개 중대가 배치됐지만 201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7개 중대로 급격히 줄었다.

정장 차림의 청와대 경호팀이나 폭발물 탐지견도 오랜만에 행사장에 등장했다.

=올해도 경과보고는 광주보훈청장

O...기념식순 중 하나인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는 올해도 안중현 광주지방보훈청장이 맡았다.

통상 경과보고는 5·18 단체가 담당했지만 2009년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문제로 단체 간 갈등을 겪으면서 단체끼리 주체를 결정하지 못했다.

당시 장갑수 광주보훈청장이 경과보고를 했고 2010년에는 성우의 해설이 담긴 동영상으로 대체됐다.

이후 경과보고도 광주보훈청장이 맡았다.

올해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으로 5·18 단체장들이 기념식 참석을 거부해 보훈청장의 경과보고는 더 불가피했다.

='달빛 동맹' 김범일 대구시장 첫 참석

O...광주시와 '달빛 동맹'을 다지고 있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5·18 기념식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김 시장은 지난 3월 강운태 광주시장과 1일 교차근무를 하며 기념식 참석을 약속했다.

김 시장은 방명록에 "삼가 명복을 빌며 영호남 화합으로 국민 대통합이 이룩되기를"이라고 적었다.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도 영남권 광역의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광주와 대구시의회는 '2·28 민주운동 기념식'(대구)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광주)에 상호 방문하는 것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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