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역투’로 두산 구한 홍상삼

입력 2013.05.24 (07:12) 수정 2013.05.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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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오른손 투수 홍상삼(23)이 온 힘을 다한 역투로 수렁에 빠진 팀을 구했다.

홍상삼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9회 1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한 번 삐끗하면 3연패에 빠져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득점권에 주자를 쌓아둔 상황에서 타석에는 전날까지 사흘 연속 멀티 히트를 때리며 두산 마운드를 맹폭한 강정호가 들어섰다.

강정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지만, 다음 타자 서동욱에게 볼넷을 내준 홍상삼은 2사 만루에 몰렸다.

볼카운트 2-2에서 오른팔 전체를 던지는 듯한 특유의 거친 폼으로 던진 홍상삼의 빠른 공은 스트라이크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민우의 배트가 허공을 가른 덕에 최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산 타선은 하염없는 침묵을 거듭했지만 홍상삼의 투구는 실망한 기색이 없었다.

10회도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아낸 그는 11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번부터 시작하는 중심 타선이 이어졌지만 박병호에게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서건창, 김민성, 강정호 등을 연달아 범타로 처리하고 살얼음판 같은 연장 승부를 이어갔다.

11회말 정수빈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비로소 홍상삼도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홍상삼이 올 시즌 첫 승리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홍상삼은 두산 불펜진의 가장 믿음직한 버팀목이었다.

53경기에서 5승2패 1세이브와 22홀드를 올리고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해 마무리 앞에서 경기를 정리하는 셋업맨 역할을 100% 해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올 시즌 홍상삼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지만, 개인 훈련 도중 발목을 다친 탓에 이 계획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수술까지 받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좀처럼 기대만큼 든든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진욱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하며 뒷문을 보강하고자 했으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왼손 용병 개릿 올슨의 이탈로 선발진까지 붕괴하자 두산 마운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불펜 투수로 선발을 돌려막다 보니 불펜 운용에 부하가 걸렸고, 중반 이후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팀 분위기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다시 기둥 역할을 해줄 한 명의 투수가 급한 상황에서 홍상삼이 모처럼 역투를 펼친 것이다.

나흘간의 휴식에 돌입하는 두산은 다음 주부터 반등을 노릴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김 감독은 주말 올슨을 2군 경기에 등판시켜 마지막 점검을 한 뒤 1군으로 불러올릴 계획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화하고 홍상삼이 뒷문지기로 든든히 돌아온다면 두산은 팀 타율 1위를 달리는 화력을 앞세워 특유의 끈끈한 팀 컬러를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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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신의 역투’로 두산 구한 홍상삼
    • 입력 2013-05-24 07:12:57
    • 수정2013-05-24 17:55:34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오른손 투수 홍상삼(23)이 온 힘을 다한 역투로 수렁에 빠진 팀을 구했다. 홍상삼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9회 1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한 번 삐끗하면 3연패에 빠져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득점권에 주자를 쌓아둔 상황에서 타석에는 전날까지 사흘 연속 멀티 히트를 때리며 두산 마운드를 맹폭한 강정호가 들어섰다. 강정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지만, 다음 타자 서동욱에게 볼넷을 내준 홍상삼은 2사 만루에 몰렸다. 볼카운트 2-2에서 오른팔 전체를 던지는 듯한 특유의 거친 폼으로 던진 홍상삼의 빠른 공은 스트라이크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민우의 배트가 허공을 가른 덕에 최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산 타선은 하염없는 침묵을 거듭했지만 홍상삼의 투구는 실망한 기색이 없었다. 10회도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아낸 그는 11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번부터 시작하는 중심 타선이 이어졌지만 박병호에게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서건창, 김민성, 강정호 등을 연달아 범타로 처리하고 살얼음판 같은 연장 승부를 이어갔다. 11회말 정수빈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비로소 홍상삼도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홍상삼이 올 시즌 첫 승리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홍상삼은 두산 불펜진의 가장 믿음직한 버팀목이었다. 53경기에서 5승2패 1세이브와 22홀드를 올리고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해 마무리 앞에서 경기를 정리하는 셋업맨 역할을 100% 해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올 시즌 홍상삼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지만, 개인 훈련 도중 발목을 다친 탓에 이 계획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수술까지 받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좀처럼 기대만큼 든든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진욱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하며 뒷문을 보강하고자 했으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왼손 용병 개릿 올슨의 이탈로 선발진까지 붕괴하자 두산 마운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불펜 투수로 선발을 돌려막다 보니 불펜 운용에 부하가 걸렸고, 중반 이후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팀 분위기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다시 기둥 역할을 해줄 한 명의 투수가 급한 상황에서 홍상삼이 모처럼 역투를 펼친 것이다. 나흘간의 휴식에 돌입하는 두산은 다음 주부터 반등을 노릴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김 감독은 주말 올슨을 2군 경기에 등판시켜 마지막 점검을 한 뒤 1군으로 불러올릴 계획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화하고 홍상삼이 뒷문지기로 든든히 돌아온다면 두산은 팀 타율 1위를 달리는 화력을 앞세워 특유의 끈끈한 팀 컬러를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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