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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유지태의 첫 장편 연출작 ‘마이 라띠마’
입력 2013.05.26 (10:21) 수정 2013.05.26 (10:24) 연합뉴스
산세베리아는 "혼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 심지어 사막에서도 자란다. "나쁜 공기를 없애서 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무관심 탓에 쉽게 죽기도 하는 식물이 바로 이 산세베리아다.

산세베리아와 자신이 닮았다고 생각하는 태국 여성 '마이 라띠마'(박지수 분)는 어두운 곳에 놓인 산세베리아를 향해 "사람들이 한 달에 1번이라도 물을 좋을 텐데"라고 읊조린다.

치매에 걸린 엄마와 동생을 위해 한국인과 국제 결혼한 그녀의 현실은 이주민에 대한 이유 없는 편견과 착취로 말미암은 상처뿐이다.

일자리도, 돈도 없고 주민등록마저 말소된 '수영'(배수빈)의 삶 역시 밑바닥 그 자체다.

체류 연장을 하러 갔다가 도리어 가족에게 폭행당하는 마이 라띠마를 우연히 구해 준 수영은 그녀에게 반해 무작정 그녀와 함께 포항을 떠나 서울로 향한다.

하지만 서울이라고 이들에게 핑크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수영이나 불법 체류자 신분인 마이 라띠마나 돈 벌기 힘든 것은 매한가지.

편의점에서 훔친 빵을 먹고 버려진 건물에서 잠을 청하며 사랑을 속삭이지만, 이들의 사랑은 어딘지 모르게 위태롭고 불안하다.

여전히 밑바닥 인생인 수영 앞에 나타난 호스티스 출신 '영진'(소유진)은 수영의 새 출발을 도와주지만 화려함의 이면은 여전히 수영에게 녹록지 않다.

꾸준히 단편 영화를 연출해 온 배우 유지태의 첫 장편 연출작인 영화 '마이 라띠마'는 시종일관 우울하고 무겁다.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라며 오열하는 수영과 "나 좀 가만히 놔둬"라고 소리지르는 마이 라띠마를 보고 있노라면 이들에게 한없이 무정하고 적대적인 사회가 대신 미안하고 원망스러울 정도다.

대학 시절 이 시나리오를 처음 개발했다는 유지태가 15년 넘게 애정을 갖고 꿈꿔온 작품이어서일까. 이주 여성, 백수, 노숙자, 호스트 등 다양한 군상을 통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빼곡하게 담은 영화에서 감독의 욕심이 느껴진다.

감독 스스로는 '성장 영화'라고 표현했지만 한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수영이 느끼는 삶의 무게가 아닌 '성장'에 공감하며 다가가기는 쉽지 않다.

이주 여성의 고통을 실감 나게 연기한 신인 박지수의 발견은 의미 있다.

영화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제15회 도빌 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제37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와 제2회 '한국영화의 오늘'(KOREAN CINEMA TODAY) 영화제에도 잇달아 초청됐다.

6월6일 개봉. 상영시간 126분. 청소년 관람불가.
  • [새영화] 유지태의 첫 장편 연출작 ‘마이 라띠마’
    • 입력 2013-05-26 10:21:22
    • 수정2013-05-26 10:24:03
    연합뉴스
산세베리아는 "혼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 심지어 사막에서도 자란다. "나쁜 공기를 없애서 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무관심 탓에 쉽게 죽기도 하는 식물이 바로 이 산세베리아다.

산세베리아와 자신이 닮았다고 생각하는 태국 여성 '마이 라띠마'(박지수 분)는 어두운 곳에 놓인 산세베리아를 향해 "사람들이 한 달에 1번이라도 물을 좋을 텐데"라고 읊조린다.

치매에 걸린 엄마와 동생을 위해 한국인과 국제 결혼한 그녀의 현실은 이주민에 대한 이유 없는 편견과 착취로 말미암은 상처뿐이다.

일자리도, 돈도 없고 주민등록마저 말소된 '수영'(배수빈)의 삶 역시 밑바닥 그 자체다.

체류 연장을 하러 갔다가 도리어 가족에게 폭행당하는 마이 라띠마를 우연히 구해 준 수영은 그녀에게 반해 무작정 그녀와 함께 포항을 떠나 서울로 향한다.

하지만 서울이라고 이들에게 핑크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수영이나 불법 체류자 신분인 마이 라띠마나 돈 벌기 힘든 것은 매한가지.

편의점에서 훔친 빵을 먹고 버려진 건물에서 잠을 청하며 사랑을 속삭이지만, 이들의 사랑은 어딘지 모르게 위태롭고 불안하다.

여전히 밑바닥 인생인 수영 앞에 나타난 호스티스 출신 '영진'(소유진)은 수영의 새 출발을 도와주지만 화려함의 이면은 여전히 수영에게 녹록지 않다.

꾸준히 단편 영화를 연출해 온 배우 유지태의 첫 장편 연출작인 영화 '마이 라띠마'는 시종일관 우울하고 무겁다.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라며 오열하는 수영과 "나 좀 가만히 놔둬"라고 소리지르는 마이 라띠마를 보고 있노라면 이들에게 한없이 무정하고 적대적인 사회가 대신 미안하고 원망스러울 정도다.

대학 시절 이 시나리오를 처음 개발했다는 유지태가 15년 넘게 애정을 갖고 꿈꿔온 작품이어서일까. 이주 여성, 백수, 노숙자, 호스트 등 다양한 군상을 통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빼곡하게 담은 영화에서 감독의 욕심이 느껴진다.

감독 스스로는 '성장 영화'라고 표현했지만 한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수영이 느끼는 삶의 무게가 아닌 '성장'에 공감하며 다가가기는 쉽지 않다.

이주 여성의 고통을 실감 나게 연기한 신인 박지수의 발견은 의미 있다.

영화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제15회 도빌 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제37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와 제2회 '한국영화의 오늘'(KOREAN CINEMA TODAY) 영화제에도 잇달아 초청됐다.

6월6일 개봉. 상영시간 126분.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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